완결난 글이고, 이대로 묻히기는 아까워서, 스스로 자추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는 두 가지 구조를 가진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축은 기존의 학원물들이 가진 특색을 이리저리 엮어만든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다섯 명의 캐릭터를 주축삼아 갈등이나 대결, 연애담등을 엮어가는 것으로 기분좋게 즐길만한 글을 목표로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연애담이 주축이 됩니다.
두번째로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는 근대라는 세계관에 대한 패러디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이 글을 적으며 독자들 가운데 글이 어렵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 왔는데, 그것은 거의 전적으로 이 부분에 기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거나 복잡한 이야기인 것은 아닙니다.
근대의 기저인 신(진리), 자아, 언어의 자명성을 부정하고 그것의 기원을 니체적인 의미의 '힘에 대한 의지'로 돌려본 뒤, 그 위에서 과연 근대 부르주아적인 의미의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제대로 성립할 수 있는지 '계급'과 인식론적 한계라는 측면에서 '?'를 던져보았을 뿐입니다. 글에 나오는 모든 논쟁적 언술은 멀든 가깝든 이 측면에 따라 서술된 것으로, 이를 벗어난 논리대결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크게 보아 이 두가지 축을 통해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어느 쪽을 중점으로 잡고 읽어도 상관없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도 재밌는 이야기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딱히 독자를 가르치거나, 설교하기 위해 마련된 것들은 아닙니다. 물론 양 측면 모두에 관심을 두고 읽어보는 것도 꽤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작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이제까지 전개된 모든 논의들은 인간 인식의 한계라는 점 앞에서 모두 무의미해지기 쉬운데, 그렇다면 자유나 선, 숭고에 대한 대한 추구란 무의미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담고, 독자분들을 '속여' 그 의문을 강화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즐기는 데는 세나와 알토스라는 캐릭터 사이의 대결이란 부분이면 충분하고, 이미 많은 분들이 그렇게 즐기셨습니다. 조금 깊이있게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소개한 부분을 따라 읽어보시면 별 어려움 없이 글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자매품은 아닌데, 희망을 위한 찬가도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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