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한것은 중3때부터였습니다. 보통 여기저기 메모지에 써놓고 쌓아두었는데 대학때는 컴퓨터에 직접 저장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래서 수백개의 메모파일이 아직도 제 컴퓨터에 쌓여있지요.
오늘 문득 아주 예전거를 읽어보고 있었는데 제가 썼음에도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그렇게 보길 몇십분.
나름대로 "후, 역시 난 잘났었군" 하고 흡족해하고 있었는데....
10년전 대학1년 때 썼던 한 전투신을 발견한 겁니다. 아하하하. 장편이 아니라 그냥 떠오른 장면을 한 장면 써논것 같은데 너무 유치해서 스스로도 엄청 웃었습니다. 마지막 칼나오는 장면은 아마 X(클럼프작품)의 그 여자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펜으로 싸우는 장면은 저도 경악. 저도 무개념 소드마스터를 쓴 적이 있다는 데에(그것도 10년전에) 자긍심을 느껴야 하는걸까요? 20살이나 먹고 이런 글을 썼다는 데에 창피함까지 느껴지더군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글 제목 자체가 "수준이 떨어지는 글"이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유치한 걸 써보자 하고 쓴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10년전 글이라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는.... 어쩌면 과거에 쓴 걸 컴퓨터로 백업하다(메모로 써놓은걸 워드로 친 적이 잠깐 있었거든요) 옮긴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고등학교 시절에 쓴 것이라고 본인은 믿고 싶습니다만... 저장년도가 97년이라..... OTL.
혹시 글이 궁금하실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 창피함을 무릅쓰고 올려봅니다. 전 읽고 정말 미친듯이 웃었답니다. 하지만 저말고 웃으실 분들은 없으실듯. 저야 제가 썼다는 데에 웃었던 거니까요.
1997-12-18 썼음 ^^;
주인공(?) 결투를 신청한다
‘하하. 너같은 약골과 싸워봤자 내 명성에 흠만 갈 뿐이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자 사람들이 웃는다. 일행을 제외한 모두가
‘내가 듣기론 꼬마와의 결투에서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다시 사람들이 웃는다.
‘아, 혹시 마검이라도 있나? 설마 그 펜이 마검이라는 것은 아니겠지?’
사람들이 더 크게 웃는다.
‘마검이라고 했나?’
‘그렇다. 마검. 마검이 뭔지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이래서 서민은 안 된다니까.’
‘마검이 있어야 너와 겨룰 수 있다는 애기는 못 들었는데.’
‘크하하 너 같은 애송이는 마검을 들고 와도 싸워줄수 없어. 나만 비난받는다고...’
‘... 거절하는 건가, 아니면 도망치는 건가?’
‘뭐야. 이 애송이가. 목숨이 아까운줄 모르는군’
검을 뽑아드는 검사. 주위 사람들은 그를 말린다. 흥분을 가라앉힌 그는 다시 칼을 집어넣는다. 그러자 묵묵히 있던 주인공(?)이 한 마디 내밷는다.
‘사내가 한 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벤다고 들었는데. 무 벨 실력조차 없나보지. 이곳의 기사들은?’
겪분하는 사람들. 모두 검사에게 주인공(?)을 끝장내라고 부추긴다.
‘애송이. 사람을 잘못 봤다. 내 그린 소드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그린 소드? 아아. 그 장식용 검을 가리키는 말이냐?’
‘이 자식이...’
‘검에 기대서 우줄대는 꼴이라니 우습군.’
‘닥치지 못해. 어서 검을 빌려라. 애송이.’
‘검 따위는 필요없다.’
‘뭐..’
‘난 남의 검 따위는 쓰지 않는다.’
‘그 펜으로 싸우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사실 너 따위는 이 펜으로도 이길 수 있지만....’
‘뭐야. 이 개자식이..’
순간 빠르게 움직이는 주인공(?). 검사도 곧바로 대응했으나 어느덧 검사의 뺌에는 상혼이...
‘펜촉이 단단하지 못하군.’
펜촉에는 붉은 선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울부짖는 상대방. 그리고 그는 검을 휘두르며 주인공(?)에게 달려든다. 주인공(?)은 펜을 상대에게 던지고 펜은 상대의 발에 꽃인다.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지는 검사. 주위의 검사 모두 검을 뽑아들고.
‘호오. 기사분들이 떠돌이에게 떼거지로 덤비다. 재미있군.’
‘이 자식. 너는 죽었다.’
피해를 당하던 백작 딸이 외친다.
‘무, 무슨 짓이에요. 검도 안 든 사람에게?’
‘검? 검이라고 이 봐. 저 녀석에게 펜을 돌려줘. 그게 그 녀석 검이니까.’
그리고 검사 일행은 모두 펜에 쓰러진다.
‘정말 수준 낮군.’
그리고 백작가에 잠시 머무르는 주인공(?). 그러나 검사들은 다시 떼거지로 몰려오고.
‘그 말에 후회가 없으면 좋겠군’
주인공(?)이 오른손을 옆으로 뻗으며 낮은 음조로 한마디 내밷었다.
‘죽는거다’
분위기가 급변했다. 일동은 모두 느끼고 있었다. 주인공(?)에게서 뻗어나오는 기운. 그것은 살기였다. 주인공(?)의 오른손이 경직돼는 듯 보인 순간 손바닥에서 검날이 솟아나왔다. 마치 피부를 찢고 나오는 듯했으나 선혈은 튀지 않았다. 잠시후 완전한 검이 주인공(?)의 손에서 솟아나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순간 주인공(?)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그리고 비명소리.
^^ 감상은 어떠신지요. 아하하.
그런데 왠 백작딸... 이거 장편을 생각하고 쓴 글이었나?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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