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때 풀로 일한 덕분에 마음 편히 가게문 걸어 잠그고 1박 2일로 바다 낚시(남해)를 갔습니다.
쌓인 스트레스 풀기는 바다가 최고지요. 그런데...
평소 와이프로부터 "머리만 부산했지 제대로 하는건 하나도 없다"라는 퉁을 자주 듣는 저인지라 이번 기회에 낚시 실력 하나 만큼은 제대로 한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세상엔 쉬운 일이 없더군요. 웬 복어만 그리 많이 잡히는지.... 먹도 못하는 것들이 배만 빵빵하게 내밀고 "내배 째라!" 하는 것 같아 환장할 뻔 했습니다. 결국 안주는 사다 먹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머리가 확 트이는 것 같아 좋긴 좋더군요.
처음 한담란을 이용해봐서 그런지 거창하게 쓸게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려니 쓸건 없고 뭔가 허전하네요.
허전함을 채우는 의미에서 글 한 편 추천하고자 합니다.
많은 글을 읽을 수 없는 형편이기에 문피아에서 딱 한 편 즐겨 읽고 있는 소설입니다.
<만고지애> 입니다.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추천이라고 해봤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정통 무협을 좋아하는 제 생각엔 수작에 비해 지금 독자로부터 받고 있는 사랑은 오히려 부족한 느낌입니다. 낚시를 갔다왔으니 낚시꾼으로 표현하자면 7~80짜리 감성돔을 낚는 기분이랄까.
감성돔은 성격이 까칠해서 미끼도 최고급(홍무시)을 써야되고 줄도 가장 가늘고 질긴(비싼 것) 것을 써야될 뿐만 아니라 입질 또한 얄팍해서 어지간한 고수가 아니면 잡을 수가 없지요. 그러나 한번 잡아보면 그 환희는 엄청납니다. '왕자'라는 별칭답게 미끈한 귀공자 답지요. 회 맛도 혀에 착 달라붙는 감칠 맛이 일품이기도 하구요.
<만고지애>를 찬찬히 음미하다보면 그런 맛을 느낍니다. 등장 인물도 구무협에서 흔히 보는 무감정의 로봇이 아니라 아른한 정감이 깔려있는 감칠맛 나는 작품입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지루한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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