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작수가 물경 예순 분이 넘나들고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엔 예순한두 분, 영 저조한 날에도 쉰여덟 분이나 버텨주고 계시더군요. 실제 열람 횟수는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해도 솔직히 여간 재미난 게 아닙디다.
그래서 쀨 좀 받았겠다 히히덕 거리며 길거리를 쏘다니다가 그럴듯한 면티를 싸게 파는 자판을 보았습니다. 카드로 긁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담없는 가격도 마음에 들었고 반팔 면티이면서도 적당한 두께감도 있어서 요즘처럼 미친년 널뛰기하는 듯한 날씨에 적당할 것 같아 한 개 구입했었지요.
옷 하나를 가방 속에 넣고는 좋다고 집에 왔습니다. 오자마자 목욕재계하고 물기 촉촉한 나름 요염한 자태로 나와서 새로 산 면티를 입었지요. 여러분도 아시지요? 새 옷의 타이트한 그 피트감을? 물론, 배흘림 양식의 몸매 때문에 엔간한 옷들도 타이트해지지만 그래도 새 옷이 주는 피트감은 살에 밀려 조이는 것과는 확실히 다릅디다.
아무튼, 즐거운 마음으로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담배를 꼬나물었습니다. 아! 커피도 일 잔 갖다 놓았었네요. 늘 그렇듯 커피, 담배, 마우스, 키보드, 담배, 커피, 키보드, 마우스, 부지런히 손을 놀려가며 틈틈이 써두었던 글의 오타를 수정했었지요.
그리고 확인! 꾹!
흐뭇한 마음으로 이제 막 올린 글을 쭉 훑어 봤습니다. 그때 난 내 주둥이에 담배가 물려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습니다. 네... 그 게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이지요. 입에 뭐든 물었다 싶으면 쪽쪽 빨아대는 습관은 금세 담배를 필터 근처까지 태우고 말았고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던 난 내쳐 쭈욱 하고 니코틴을 흡입했었지요.
당근 뜨겁습디다.
아주 처절하게 뜨겁데요.
으악 하는 비명은 너무나 당연하게 터져 나왔고 호들갑을 떨며 에퉤퉤 하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그렇지요... 오늘 새로 산 내 고까 새 면티에 백원짜리만한 담배빵이 노르스름하게 뚫려 있더군요.
문득, 떠오른 생각이, "쓰벌, 내가 글질을 접든가 해야지!" 였습니다. 나중에야 담배를 끊어야지 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봐도 담배는 끊기 너무 힘들 것 같더군요.
좌우단간에 여러분도 지금 혹시, 입에 담배가 물려있거들랑 재나 꽁초 잘 털어내거나 끄시고 커피나 햄버거 같은 것도 주의하십시오. 땅 판다고 거금 만 오천 원이 생기는 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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