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은 강호 무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수많은 인간군상(人間群像)들이 각자의 필요에 의해 무공을 수련하는 별천지 같은 세상, 그러나 그 강호 무림도 인간 세상이고 보면 인간 세상이 곧 강호 무림이요, 강호 무림이 곧 인간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둘이 아닌 하나의 세상 말이다.
호신, 복수, 금전, 명예, 출세, 천하제일의 강자, 또는 어떤 특별한 목적도 없이, 운명이나 숙명처럼 무공을 배운다. 그 각각의 이유에는 개인이나 집단이나 다른 것이 전혀 없다.
혼란스럽고, 모호하여 뭐라고 딱히 정의하기 어려운 세상, 그 세상이 강호 무림이라는 세상이고, 그 강호 무림이 곧 인간 세상이다.
한데, 나도 이제 그런 세상에 발을 들이고, 누구도 나와 내가 아끼는 사람의 앞길을 막지 못하게 하려고 무공을 배우려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고 자위한다. 바로 자유를 얻기 위해 무공을 배우려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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