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피아가 '다중아이디 자추' 문제로 떠들석한데요.
이런 와중에 몇몇 회원들께서는 추천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물론 이분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반대입니다.
추천이란 모름지기 독자가 어떤 글을 읽은 뒤에 다른 사람에게 알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 소중한 시간을 들여 쓰는 것입니다. 좋은 글이 있으니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 그 즐거움을 나누려는 순순한 의도에서 나오는 행동이지요. 즉, 독자의 고유한 권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측면이 최근 들어 커지기는 했습니다. 심지어는 작가연재란에서도 다중아이디 자추가 발각이 되는 바람에 저를 포함한 많은 회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추천제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의 폐해 또한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현재 문피아에는 작가연재와 정규연재를 합쳐 무려1700편이 넘는 소설들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이미 추천이 필요없을 정도로 조회수가 높은 글은 그야말로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소설들은 아직도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고 독자 추천은 그러기 위해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또한 문피아에 새로 가입하시는 신인 회원들께는 좋은 소설을 찾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하지요. 당장 제 경우만 해도 연재 초기에는 많은 독자분들의 추천이 글을 쓰는데 커다란 격려가 되어주었습니다. 공들여 쓴 글을 독자분들이 알아주었을 때의 기쁨은 추천을 받아보신 작가님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추천제를 폐지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일단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다름 아닌 신인 작가들입니다. 조회수가 네자리 정도 나오는 소설이야 더 이상 추천이 필요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두자리나 겨우 세자리를 넘은 신작들은 추천을 통해 이런 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요. 만약 추천제가 사라진다면 좋은 신작들이 골든베스트나 오늘의 베스트에 오르는, 이미 인기를 많이 얻은 작품들에 의해 어둠 속으로 영원히 묻혀버릴지도 모릅니다. 어떤 회원께서도 역설하셨듯이 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추천을 통한 마케팅 효과 역시 무시할 수는 일이지요.
하여 추천제 자체를 폐지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보다는 다중아이디 자추를 스스로 삼가하도록 작가분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편을 선호하는 바입니다.
-L. Kai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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