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월의 돌’이 더 좋던데.”
전민희 작가님의 ‘룬의 아이들’이 재밌다고 평이 올라올 때마다 마우스를 움직이며 이런 말을 중얼거리곤 합니다. 물론 저도 ‘룬의 아이들’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도 갈립니다. 저는 ‘데모닉’보다 ‘윈터러’를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윈터러’보다 ‘세월의 돌’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끔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너 변태구나?
네. 아마도 전 추억 속에 수영하는 걸 즐기는 변태일지도 모릅니다. ‘데모닉’처럼 머리를 쓰는 것보다 ‘윈터러’처럼 갖은 고생을 다하며 마침내 성장하는 주인공이 더 좋았고, 그 ‘윈터러’보다 ‘세월의 돌’처럼 다양한 모험을 하며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 함께 나아가는 게 더 좋았습니다.
이렇듯 저는 주인공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며, 고생할 때 안타까워하고 즐거울 때 나 또한 웃게 되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또한 그러한 소설 중에서 1세대다운 느낌을 가진 글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윈터러’와 ‘세월의 돌’이 성장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월의 돌’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빛바랜 사진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추억 속에 헤엄치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글들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모두 매력적이고 화려한데다 아이디어까지 신선한 사진들이 많습니다. 분명 손이 저절로 가고 보고 있으면 웃게 되거나 즐거워하게 됩니다만, 계속 보다보면 눈도 아프고 어지럽기도 합니다. 1세대에서 느꼈던 여유를 찾기 힘들어졌죠. 그렇지 않아도 여유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인데.
그러던 어느 날 글 하나를 읽어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걸리지 않아 최근 올라온 45편까지 모두 읽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 본 여유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은 것이죠. 어떤 때는 새벽에 찾아가서 읽은 적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인터넷 소설을 잘 읽지 않습니다. 물론 재밌는 글들이 많긴 한데 눈이 아파서 오래 읽질 못합니다. 헌데 이 글은 읽는 동안 그런 아픔도 잊었습니다. 그만큼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많은 분들과 이 느낌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호기심에 펴 본 책장을 열어 끊임없이 읽으며 목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자세를 바꿔가며 끝까지 읽고 나니 캄캄한 새벽이었던 그때 그 느낌.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지 않습니까?
다시 한 번, 이 가슴 속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싶지 않습니까?
겨울이 열리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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