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와 지금 막 한잔 하고 집에 귀가했습니다.
교육계열에서는 제법 영향력이 있는 회사에서 출판제작업무로만 잔뼈가 굵은 놈이기에 그 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장르소설에 관한 제작-순수한 출판에 관해서만 입니다-에 대한 의문점이 많았기도 하고 나름 다른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제 가방에 있던 최근 나온 XXXX 12권을 꺼내어 보여주었습니다.
저: 이거 일단 표지디자인 빼고서 겉표지하고 속지 종이질이 어떤거 같냐?
제 친구 유심히 살펴보더니 금방 답을 줍니다.
친구: 이거 XXX 종이야.
저: 그래? 그러면 너희 회사에서 나온 책들하고 종이 단가가 많이 차이가 나냐?
친구: 이게 조금 더 싸지만 그렇게 차이는 안나.
음..... 그러면 장르소설의 종이질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불만을 가지고 계셨는데 단가도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굳이 이런 종이를 고수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그럼 이런 종이로 책을 만드는 이유가 뭘 거 같냐?
친구: 이게 인쇄로 나오게 되면 실제 페이지에 비해 책이 두껍게 나와.
아하! 그런 거였구나. 그렇다면 굳이 단가 차이가 없더라도 이 종이를 고수하는 이유가 이해가 됐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만약에 이 책을 1쇄했을 경우의 단가와 뭐 이것저것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친구: 이게 수익이 창출되는 권수가 아마 XXX권부터일 거야. 네 말같이 그 정도 수요가 고정되어 있다면 출판사가 이익을 보는 마진노선은 XXX권 이상은 팔려야 돼.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다음 제가 구상하는 출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능은 한지. 그렇다면 적정한 책의 가격은 얼마쯤이어야 하는지.
그렇게 친구와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MBC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집에 들어와 다시 읽던 책을 펴 보니..... 너무나 여백이 많게 느껴지더군요. 문피아 기준으로 친다면 엔터가 너무 많다는 말이겠죠. 다른 말로는 줄 늘리기, 또는 장 수 늘리기라고 할까요. 그게 더 늘면 권 수 늘리기가 되겠죠.
아마도 장르 소설계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출판사와 작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혹시나 또 누구의 잘못이네, 책임이네 하는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문피아가 아닌 일반 책으로만 글을 접하다가 많이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서야 문피아에 가입하여 이러저러한 것들을 알기 시작했으니까요.
나름 생각해 본 새로운 출판에 대한 구상은 있는데 실현이 가능할지 얼마나 유효할지는 저 자신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구상해 볼 생각입니다.
적어도 출판이 되어 나오는 책들이 요즘 같아서야 장르 소설이라 불리는 것마저도 나중에는 소멸되어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서입니다.
긴 넋두리였지만 오늘따라 최근에 나온 책들을 보니 공백이, 여백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빈 공간만큼 약간은 서글퍼지는 저녁입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우 상 윤 拜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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