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직하인입니다.
새벽에 훌륭한 작품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문득 써봅니다.
저는 한문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가끔 보이는 단어 하나가 여간 어색한게 아니더군요.
비상-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날아오르다라고 번역하죠.
이 단어는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형상을 묘사한 단어입니다.
여기서 비는 날비(飛)를 쓰고 상은 빙빙돌아 날상(翔)을 씁니다. 자전에 주로 빙빙돌아 난다라고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날개를 활짝 피고 바람을 타는 것을 의미하죠.
앞의 날비도 동사고, 뒤의 날상도 동사가 되어서 뒤의 날상이 보어로 쓰여 후치수식이 되어서 의미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자주 보이는 것이 飛上이더군요. 글에서 뿐 아니라, 길가의 현수막이나 티비에서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上이 윗상, 오를상으로 쓰이니까 날아오르다라는 해석에 다 걸맞다고 생각해서 쓰는 것 같네요.
그러나 동사 두개가 붙어서 보어가 되려면 서로 의미의 연관이 필요합니다. 오를상으로 쓰게되면 계단을 오르다, 걸어서 오르다, 다른 것에 올라타다라는 뜻이 되어서 날다와 걷다라는 의미가 연결이 안되지요.
上이 동사 뒤에서 보어로 쓰이게 되면 달라붙다, 접착되다, 안착하다, 앞 동사의 동작이 완성되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 飛上이라고 쓰면 날아붙다, 날아 끝나다(?)라는 이상한 말이 되어버립니다.
문피아는 글이 있는 곳이라 맞춤법을 따지게 되는 곳이던데, 한문도 제대로 맞추어 썼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번 떠들어 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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