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를 돌면서 색색깔의 글을 맛보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감상이 나옵니다. 와, 재밌다, 이건 진짜 흥미롭다, 가끔은 일단 선작해 두고 나중에 읽어보자, 혹은 아쉽게도 취향이랑 조금 안 맞네.
그리고,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
‘보니비’ 님의 ‘열 가지 피의 잎’을 보고 느꼈습니다. 정말 이렇게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글이 참 맛깔납니다. 걸리는 것 없이, 이 문장이 무슨 의도를 담고 있는지 잠시 눈을 멈추고 생각할 필요 없이 부드럽게 읽힙니다. 작가님이 펜을 들고 쓴 게 아니라, 마치 붓으로 그려내는 것처럼 인물의 동선과 그들을 둘러싼 사위가 눈앞에 잡힐 듯 선명합니다.
군사교육단체와 같은 고립된 곳. 어린 소년들이지만, 강한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모인 무리가 존재하여 서로를 견제하고 때로는 피를 보는 일도 서슴치않는 거친 곳입니다. 그 곳에 추종자를 모을 만큼 충분히 강하지만 어떤 무리도 만들지 않고 혼자 거니는 풀려난 맹수와 같은 소년, 카셰브가 있고, 그 소년의 죽은 쌍둥이 동생 요른의 빈자리에 서게 되는 여린 소년, 세르쥬가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왠지 위험해 보이는 예르니치아란 소녀도 있고, 살해의 누명을 쓰고 겁먹은 새끼짐승처럼 몸을 사리는 핀델도 있네요. 그리고 쌍둥이의 저주와 음산한 숲이 가져다주는 그늘이 글 전반에 두텁게 깔려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사실,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 13편 연재되어 있는데, 연재주기가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하지만 전 기다릴 셈입니다. 이미 연재분까지 달려버린 이상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제자신이 슬프네요.
한번 읽어보시고 취향에 맞으신다면 보람찰 것 같습니다. 처음 해보는데 안전하게 도착하실지 모르겠네요.^^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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