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뭐, 옛날이라고 할 거 까지 없는 한 3~4년전에는 그렇게 많이 가리지 않았습니다. 즉 취향의 범위가 꽤나 넓었습니다.
여자한테 질질 끌려다니는 것도 너무 심하다싶이 하는 것만 아니면 봤고 찌질한 주인공도 어느정도의 선에서는 다 봤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인가. 그 범위가 점점 확장이 되기 시작하더니 여자한테 휘둘리는 기미가 조금 나오면 바로 접고 조금만 찌질해도 마찬가지로 바로 접게 됩니다.
소설을 꽤나 오래 읽은 만큼 뭐랄까, 제대로 저만의 독자적인 취향요소들이 구성이 된 거 같은데 안타깝게도 이게 흔하지 않은 취향들이라 좀 난감하네요.
마초적이고 파괴적이고 은근 남성 우월적인. 쥬논님 글을 너무 많이 빨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예전이 그리울때가 있어요. 지금은 위에 말한 취향이 아니라면 생각할것도 없이 바로 덮어버리거든요.
필력이든 뭐든 취향에 안맞는 글은 못보는 법이니까요. 예전에는 뭐 조금 안맞아도 잘만봐서 언제나 읽을 글이 넘쳐난다는 좋은 장점이 있었는데.
취향이 취향이다 보니 제가 읽는 건 정말 소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딱히 생각나는 건 역시 샤피로 밖에 없네요.
아,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가 않네요. 또 가뜩이나 요즘 대세가 별 시덥잖은 일본 애니들의 여주인공 성격들 배끼거나 그런게 많아서 그저 눈물이 나올 뿐입니다.
츤데레 그런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뭐 어쨌든 간혹 읽을 소설이 없어서 책방에서 몇시간 동안 뻘뻘 거리며 돌아다니면서 책을 찾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 왜 이렇게 까다로워 졌을까 하는 자괴감 같은 게 들고는 한답니다.
책을 읽는 분들 모두 저랑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되네요. 처음 읽을때는 그저 닥치는 대로 읽었지만 점차 내공이 쌓여가면서 하나의 무공만을 읽히며 실력을 쌓아가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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