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제가 생각하는 필력이란.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
12.08.14 21:17
조회
1,721

흔히 작품을 평가할 때 필력이 뛰어나다 혹은 필력이 XX이다라고들 이야기 합니다. 이 필력이란 단어가 무척이나 추상적이어서 저는 글을 쓰는 사람임에도 필력의 개념이 명확하게 이거다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글을 쓰며 늘 고민합니다. 그저 개연성이 튼튼하도록 철저한 사전 설정을 잡는 것이 필력이 뛰어난 것일까 아니면 문장이 수려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문장 한 문장 되새기도록 만드는 것이 필력이 좋은 걸까 하고 말입니다.

한담에서 추천 글을 읽으며 필력이 뛰어나다는 (글쓴이가 그리 느끼는) 작품을 쫓아가 읽어 봅니다. 과연 그 글 쓴 분은 어디에서 필력이 좋음을 느끼는 것일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무척이나 주관적이었습니다. 그저 재미있을 뿐인 글도 있었고, 문장이 수려한 글도 있었고, 잘 짜여진 구성으로 몰입감이 장난 아닌 글도 있었습니다.

결국 백인백색이라고 독자마다 각자 느끼는 탁월한 필력에 대한 평가 기준이 제각각이었다는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글을 쓴지 5년째인, 이제 막 초보티를 벗어난 글쟁이입니다. 아직 저만의 색깔도 찾지 못 했고, 특유의 분위기도 만들지 못 합니다. 이는 제 습작 과정의 특이함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SF로 시작해 판타지, 대체역사, 퓨전, 팬픽, 19금, 현대물까지 쓸 때마다 장르를 바꿔 가며 새롭게 도전을 거듭했습니다. 아직도 로맨스물과 공포/추리물 등의 장르가 미답인 상태로 남아 있지만, 언젠가는 이 분야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저만의 색깔을 만들 기회가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늘 필력에 대한 고민은 멈추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은 글을 쓰면 쓸수록 더욱 심해져만 갑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추구했던 바는 제가 쓰고자 하는 바를 가장 정확히 나타내 주는 어휘를 사용해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백 사람이 읽건 천 사람이 읽건 제가 쓴 글을 제가 의도한 바대로 받아들여 느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명확한 문장을 쓰는 것에 치중한 것이죠.

그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글에는 유난히도 코멘트가 적기 때문이지요. 누적 조회 수 6백2십만을 돌파한 링크란 작품도 코멘트가 고작 3천여 개에 불과합니다.

이는 아마도 제 필력이 부족한 탓일 겁니다. 문장이 깔끔하다고 어휘가 정확하다고 독자의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필력이란 참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필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Comment ' 9

  • 작성자
    Lv.58 요통남
    작성일
    12.08.14 21:29
    No. 1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는 대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력과
    내가 생각한 여러가지 것들을 상대가 공감하게 할 수 있는 포현력과
    그리고 같은 문장이라도 좀 더 분위기가 살게 쓸 수 있는 기교.

    이 세가지의 결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요통남
    작성일
    12.08.14 21:30
    No. 2

    아 그리고 추가로 물흐르듯 술술 읽을 수 있게 글의 호흡을 조절하는 능력도 필요할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2.08.14 21:42
    No. 3

    한새로님께서 느끼는게 맞겠죠.
    물론 그것은 필력이 아니라 필력을 구성하는 것들 중 하나인 좋은 문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만요.
    게츠비를 쓴 스콧제럴드의 작법에서 이런이야기가 나오네요.
    오늘날 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좋은 문체는 독자에게 명백하고 논리적이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존머트
    작성일
    12.08.14 21:43
    No. 4

    비슷한 이야기를 진행하는데도 유난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분들의 글을 읽을 때 필력이란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루시펠13
    작성일
    12.08.14 22:14
    No. 5

    필력은 종합적인 의미죠.

    글의 문체가 화려하면 필력이 좋다라고 표현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필력을 잘못알고 계신거에요. 이 경우는 필력이 좋다가 아니라 문체가 좋다고 해야하죠. 문장의 구성이 좋으면 문장력이 있다고 표현해야하고요.

    필력은 필자가 독자에게 자신의 세계를 전달하는 모든 수단을 통털어 말하는 것이라서 문장이 좋지만 설정이나 인과관계가 허술해서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면 문장력이 좋아도 필력은 없는거고, 설정도 엉망이고 인과관계도 허술하지만 순간순간 몰입 시켜서 계속 읽게 만들면 글 자체로는 형편없다고 판정할수밖에 없어도 그건 필력이 있는거에요.

    그리니 필력은 대체로 흥행도와 관계가 될수밖에 없는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티그리드
    작성일
    12.08.15 00:27
    No. 6

    재밌게 쓰는것. 주인공을 살리는것 이 아닐까요. ㅇㅂㅇ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하는아이
    작성일
    12.08.15 07:23
    No. 7

    색깔이라는건 작가의 인생이에요.
    글에 자아를 투영해보심이 어떠신지요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08.15 11:30
    No. 8

    하는아이님, 그게 너무 투영해서 문제랍니다. 전 기억에 남는 강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도 만들어 보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요. 처음에 그렇게 만들어도 글이 한참 진행되다 보면 어느새 비슷한 캐릭터가 되고 말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月詠
    작성일
    12.08.16 10:11
    No. 9

    묘로링님이 겟츠비 작가의 작법에서 나왔다고 적어주신 문구에서 "효과적"이 함정이란 생각은 저 뿐인가요?!

    효과적이라는게 역시 힘든거겠죠 ㅠㅠ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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