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신춘문예등의 공모전을 준비하며 제대로 된 글쓰기를 처음 시작 하며 글 쓸 소재를 찾을 때 근래로는 조정래, 박경리, 김수영등의 작가부터 그 이전의 해방문학의 작가들에 대해 스스로 개탄한적 있다.
‘왜 나는 저들과 같은 시대를 타고나지 못했는가?’
개인적으로 문학은 시대에 의해 쓰여지게끔 한 문학과 그렇지 않은 문학으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전자가 해방문학, 민중시 등과 같은 것이라면 후자는 그렇지 않은 것. 불과 1세기전만 하더라도 문학과 글이란 것은 대개 가진자들 기득권 지식계층에 의해서 쓰여졌다. 그렇기에 문학과 글은 그 기득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쓰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위의 감정은 오랫동안 자리잡았다.
조정래가 80년대에 태어났다면 아리랑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대하 3부작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윤동주가 80년대에 태어났다면 그의 시들이 그렇게 빛날 수 있었을까?
그들의 문학적 완성도나 필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실력이라면 또 그만한 장인정신이라면 글을 써도 무엇을 하든 성공했을 것이다. 다만 나는 내가 닿을 수 없던 그 시대를 부러워하며 원망하며 글쓰기의 초반을 보냈다. 그러기로 시간을 보내던 어느 잠오지 않는밤 야경을 보러 나왔는데 모두가 잠든 까마득한 밤한가운데서 진주성의 야경을 바라보는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들과 같은 시대를 타고 나지 못했듯이 그들도 나와 같은 시대를 타고나지 못했구나’
‘내가 그들을 부러워 하듯이 그들도 나를 부러워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 후에 봉착한 난관이 필력이었다. 아무리 쓰고 뜯어고쳐보아도 마음에 드는 문장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소설이나 시를 읽다 마음에 드는 표현이 나오면 옮겨적고 태백산맥의 필사도 해 보았지만 필력이라는게 그리 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대학교에 들어가 첫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철학전공 수업이였는데
‘철학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라고 물으시는데 1학년들만 있는 그 첫수업에서 대답이 쉽사리 나올리 없었다. 학생들의 질문을 하나씩 들어본 교수님은
‘그 대답을 여러분이 알고 있으면 여러분이 지금 앞에서 교수를 하고 있겠지요?’
라 하며 말을 잇는데 그 말을 듣고 뒤의 말이 집중이 되지 않았다.
맞다 내 필력이 처음부터 조정래, 박경리와 같은 대선배와 같았다면 내가 이렇게 고민하며 등단준비를 하고 있을 것인가? 그만큼의 세월을 보내고 그 시간동안 많은 글을 쓰고 내왔기에 지금의 조정래, 박경리의 이름이 존재하는 것일진데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걸 깨달았다. 어느회사에서 신입사원한데 과장급의 일처리를 바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잘쓰려 하지말고 나만이 쓸수 있는 글을 쓰자’
고 마음 굳히게 되었다.
자 작금의 세태는 어떠한가?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시장에 등단준비를 하는 신인들은 그들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는가? 쓰려고 노력하는가? 앞선 글등에 밝힌 듯이 유행만을 쫓으려 하지는 않는가? 신인들에게 유려한 필체 깊은 필력을 갖춰줘 있지 않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다. 인턴에게 대리의 업무를 줘 놓고 못했다고 욕하지 않는다.
무협의 경우는 그 필력의 고하가 확연히 갈리는 편이다. 처음 무협을 쓰는 사람이 ‘군림천하’와 같은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당연히 없다 모든 신인들이 용노사와 같다면 용노사도 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면 신인만이 쓸수 있는 글은 무엇인가? 바로 그 자유로움에 있다. 흔히 대가라 불리는 이들의 작품들을 보면 그 분야에 관심이 좀 있다하는 사람들은 ‘이건 누구 작품이구나’ 하고 맞힌다. 그 경력의 무게가 작품에 배여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인은 그런 것이 없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그 필력이나 소재, 상상에 대해 자유롭다. 왜 요즘의 신인들은 이런 신인만의 장점을 두고 유행만을 쫓으려 하는가? 유행은 한 철이다. 기성의 작가들과 유행으로 경쟁하면 그들이 살아남기가 수월하겠는가? 자신의 장점에 자신감을 가지고 신인만이 쓸 수 있는 글을 많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게 곧 장르소설의 저변확대로 이어져 언젠간 국내장르소설 원작의 헐리웃 영화도 만들어 질날이 왔으면 하는게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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