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쓰면서 문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작가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무엇을 위해 좋은 작품을 남기겠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가?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계신 작가님들이라면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재미없는 이 삶을 조금이라도 윤택을 내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꿈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그저 흥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도전 정신일지도 모르겠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반성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러한 것을 위해 씁니다.
현실에서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 내 내면에 남아있는 것들을, 내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다고 여겼던 것들, 내가 눈치채지 못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버렸던 것들,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자신, 그것을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고 여기는 과거를 떠올리며 그것에 대한 반성과 조금이나마 그 과거를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나마 이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이 있고, 이렇게나마 내 앞에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으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것은 아니겠구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금한 자기만족을 하면서 꿈을 꿉니다.
아무것도 못 해낸 자신이고 비록 이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극히 몇 명은 이 소설을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선호작을 눌러주고 성실히 읽어주고 있단 것을 알 때마다 내 노력은, 이 시간은, 내 과거는 무의미하지 않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술 마시고 갑자기 너무나도 창작용을 불태우는 꿈을 꾼 나머지 숙취를 이겨내며 글을 쓰다가 어쩌다 보니 이러한 생각을 빠져 이렇게 야밤을 보내고 있네요. 그래도 이렇게나마 과거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솔직히 말해서 나쁘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과거의 반성을 담아 글을 쓴다고 해서 현재나 미래를 안 보는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제게도 꿈이 있답니다. 제가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기만족이라는 힘을 얻을 수 있듯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써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보잘 것 없는 작가의 술주정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하하하! 그럼 이 글을 읽어준 모든 이들에게 힘찬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를.
그러고 보니 나 과제가 있었지. 방금 전까지 자기만족을 느끼며 고통을 느끼지 않던 배가 갑자기 배가 아파오네.
나에게는 현재는 창작 고통과 학업 고통이 있구나. 소설에도 꿈이 있고, 이 학업에도 꿈이 있으니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역시 자유롭게 뜻을 펼치는 것과 억압을 받게 되는 학업이란 세계는 역시 다르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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