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5 탁월한바보
작성
07.04.26 12:30
조회
851

                                       [달맞이 꽃.]

달, 외로운 하늘 위 혼자 떠 있다.

콘크리트 땅 위엔 노랑이 귀여운 꽃님 하나.

이 외로운 시간, 누굴 찾아 작은 얼굴 들어 까딱까딱하고 흔드는가.

키다리 잿빛 건물 사이로 빼꼼 홀로 얼굴을 들어내는가.

그러니까 뉴욕의 밤은 길다.

바닷가 파도가 구슬피 운다. 바닷가 찬 바람에 파도 하나 깨부수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항구의 여름, 그러나 지금은 밤이기 때문이다.

먼 훗 날까지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지금은 고요한 밤이기 때문이다.

온통 새까만 세상.

외로운 달님 하나, 흐늘한 커튼에 모습을 감췄다.

부끄럼 많은 여인과도 같이 살짝 드러났다, 감추는 달님은 어디로 갔을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 노란 꽃님은 흐느끼듯 바람에 고개를 까딱하고 다시 흔든다.

이 꽉 막힌 세상, 겨우 흘러들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도 고개만 까딱인다.

- 이 노랑이는 달맞이를 위해 숨을 달님을 찾고 있는 까닭이지요.

총사 아저씨도 옷자락 휘날리며 기다리는 건가요?

어두운 사이, 고개만 까딱이던 노랑 꽃님은 흰 눈자 뿐인 눈빛에게 말을 걸었다.

- …….

- 말을 못하나봐요. 이 노랑인 말도 하는데. 하하.

아주 먼 예전서부터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해요.

내가 다른 노랑이였을 시절에도 그러고 있었잖아요.

- …….

온통 까만 모습에 유난한 흰 눈빛의 남자는 총사 아저씨라 불리는 모양이었다. 이 총사는 말 없이 자신의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 다시 먼 훗 날을 기다리지 않아도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예요.

반드시 말이지요. 내가 사모하는 저 달님처럼요. 적어도 거들떠 봐줄 겁니다.

말 뿐인 노랑 꽃님이 말을 마침과 같이 달님이 커튼 밖으로 빠져나왔다. 더러운 온 세상, 티 없는 달님에 이 까만 총사 아저씨의 하얀 눈매에도 더러움 없는 웃음이 졌다.

뉴욕의 밤은 길다.

지금은 먼 훗 날, 그러나 그 것도 잠시 일 뿐.

어느 샌가 달도, 노란 꽃님도, 총사 아저씨도 없다.

남은 것은 파도 부서지는 항구 도시, 바람 한 줄기 없는 잿빛 뿐인 건물숲 뿐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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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에서 은백양씨께서 써주신 글입니다.

고요하고 밝은 분위기가 꼭 현대에 있는 약간 씁쓸한 동화 이야기 같네요.

벽 구석에 앉아 바닥에 핀 달맞이 꽃과 함께 달을 바라보는 쉐도우.

마치 검은 배경이 느껴지는데도 달빛이 그들을 밝히는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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