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무협의 절대공식처럼 지켜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래 문주님 글과 중첩되는 내용은 뺐습니다.
우선 도입부.
어라? 분명 난 죽었는데 30년 전이라고?
마도의 절대자인 본좌가 아기라니?!
드디어 악덕사부에게서 해방이다! 우하하하!
동굴에서 주은 것들은 잘 써주리다.
가족과 애인의 복수를 위해서!
9서클 마검사가 되어 고향에 돌아왔노라!
비행기 폭팔에 휩쓸렸는데 여긴 어디?
조용히 살 건데, 내 가문과 여자만 건들지 마.
진행.
흑백논리식 일대일 구도. 가끔 삼국지.
불필요한 수하를 키우며 페이지 낭비.
적이 강해지면 바로 기연. 또냐? 이번엔 동굴? 기관진식?
극단적인 순정남, 도도남. 가끔 카시노바.
아픈 여자 성희롱하면 평판 '확고한 동맹'에 레벨 업까지.
계략을 쓰지만 결국 힘, 아니면 일괄적으로 힘.
무협이니까 주인공은 무조건 '협객'으로 클래스체인지!
여자의 미모는 곧 성격. 일편단심 민들래.
등등...(너무 많아서 생략.)
마무리.
수십 년간 준비한 암중세력이 일이 년만에 몰락함. 그냥 봉.
악당은 아무리 뛰어나도 무조건 주인공보다 한 수 아래.
기존의 설정과 진행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단 판승.
결국 '모' 아니면 '도'인, 두목과의 최후일전. 최후심득 획득!
천하제일인 + 천하제일공처가. 그래도 좋단다. 열일곱+1
문제점.
그릇이 넓다고 거물들이 칭찬한 주인공의 꿈이 참 소박함.
비중이 높거나 신경을 많이 쓴 조연, 히로인의 불사성.
막연한 중원정복, 무의미한 악행을 일삼는 '묻지마 악당'.
일단 생각나는 것들만 대략 올려봣습니다.
하지만.
위에 것들이 대중적인 스토리 설정입니다. 이후 필력으로 수작과 졸작이 나뉩니다.
어째서 이렇게 단정하는가?
문피아에 이런 것들이 싫어서 반쯤 충동적으로 무협을 쓰면서 독자분들의 뎃글들을 쭈욱 봐왔습니다.
완전 뒤집어 엎은 무림 세계관에 대한 의문과 거부감.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의 한계. 대리만족 소설로 부적절함.
개연성을 위한 느릿느릿한 진행에 대한 답답함.
너무 많은 인물들과 복잡한 세력구도로 인한 머리부하.
대충 이 정도군요.
양판소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독자들은 '내가 소설의 히어로'로 빙의하여 몰입하길 원하면서도 정작 그러한 소설을 보면 식상하다고 금방 떠납니다.
그래서 새로운 라인과 스토리 컨셉을 들고 나오면 위에 언급한 이유를 들면서 읽지를 못합니다.
대중성.
현 출판사들도 이 점을 알 겁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란 게 제가 소설을 쓰며, 작가의 관점이 되어 느낀 점입니다.
제가 위에 나열한 것들을 피해서 무협을 쓰고도 인기를 모을 수 잇는 소설과 작가들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한 명의 독자로서, 독자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똑같은 스로티'가 싫어서 무협을 쓰기 시작했고 그건 여전히 변함은 없으나 한계는 명확헀습니다.
물론 필력이 딸린다는 것도 한 몫 했겠지만요.
취향에 안 맞으면 안 읽으면 된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출판사들이 지금의 무협 스토리를 고수할 수밖에서 없다는 것 또한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 관계자는 절대 아닙니다. 소시민입니다. 0.0;;;)
백성이 있기에 왕이 있고, 독자가 있기에 작가도 있는 겁니다.
소수보다 다수의 백성을 위하는 왕이 성군이라 칭송받고.
소수보다 다수의 독자에 맞춘 작가가 대박을 내는 겁니다.
문피아의 문도로서 문주님의 말씀을 읽고 함 올려봤습니다.
여기까지 파르나르 였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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