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사람을 봤어. 노래를 되게 잘 부르는 사람이었어. 오빠 다음다음에 공연을 한 사람이었는데, 무대 뒤에서 처음 봤어. 그런데 그 사람 우는 것 같았어. 내가 작곡한 노래를 많이 알고 있더라. 심지어는 이별과 사랑 사이에서도 알고 있었어. 그 노래는 한 명만 알고 있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알고 있더라.]
“...”
[그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데 심장이 아팠어. 무언가 기억날 것 같은 거야. 그런데 있잖아. 기억하면 안 될 것 같았어. 기억하게 되면... 그러면 울 것 같았거든. 그래서 억지로 기억하지 않을 생각이야. 궁금해하지 않을 생각이야. 나 그래도 되지 오빠?]
“...”
[그런데 있잖아. 심장이 너무 아파. 아까부터 심장에 있는 공기가 몽땅 빠져버린 것 같아. 누구를 만나도 이렇게 뛰지 않았는데. 그런데 그 사람 목소리를 듣자마자 심장이 미칠 듯이 뛰고 있어. 뛰기만 하면 좋은데 막 아프기도 해. 오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어떻게 해야 하지? 오빠는 알려줄 거지?]
(Misty Memory 중에서)
사람을 거부하는 아이, 사랑을 믿지 못하는 아이, 자신의 사람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불쌍한 아이에게 내려진 잔인한 형벌.
“언니 그거 알아?”
“뭐?”
“전에 언니가 해준 말인데 기억하려나 모르겠다.”
“무슨 말?”
“나랑 친해지고 얼마 안 돼서 언니 학교 그만두고 나갔거든. 그때 이런저런 일 있고 언니 국이 오빠 동생 된 다음에 우리 둘이 만난 적이 있어. 언니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나오라고 했거든.”
“아 그날.”
그날 기억한다. 윤아 불러내서 혼자 술 마셨다고 사장님한테 혼났었다. 어린애한테 술은 가르치면 안된다면서.
“그날 언니 술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 해줬거든. 다른 사람들한테 잘 안 해주는 얘기들. 나중에 언니한테 물어보니까 기억이 안 난다고 했어. 근데 그 말중에 이런 게 있었어.”
나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왠지 중요한 얘기가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짐작은 현실이 되었다.
“준영이 오빠가 이상하대.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그런데 그 여자한테만 그렇게 관대하대. 다른 사람이 보면 아닌데 언니가 보면 꼭 그렇대. 언니를 대하는 것 같대. 사실 자존심도 상하고, 언니가 그 여자랑 동급으로 취급받는 게 열받는다고 그랬어.”
“내가 그랬다고?”
“응. 언니랑 그 여자랑 동급이라서 짜증난다고 했어. 준영이 오빠 안 그럴 것 같은데 성호 오빠보다 그 여자한테 더 관대하다고, 이유 물어보고 싶은데 차마 그러지 못했다고 그랬었어.”
“그랬구나.”
(마음을 만지다 중에서)
그랬던 그녀가 아픔을 딛고 새 삶을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
그에게 반했지만, (오빠)라는 이유로 망설이는데.
과연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은 어떤 의미로 부여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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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음을 만지다는 Misty Memory연재가 끝나는 내일이나 모레쯤에 연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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