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세상에는 아무것도 존재하는 것이 없었다.
그 곳에는 빛도 어둠도 없고 미세한 물질도 없어 오직 텅 빈 공간만이 존재하였다. 수많은 시간이 흘렀으나 그 곳을 채우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는 것일 뿐이었다.
어느 날, 그 존재하지 않음 속에서 존재를 갈망하는 하나의 의지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의지는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하여 끝없이 염원하고 염원하였다. 그 염원이 쌓이고 쌓여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근원이 되었다.
근원이 된 존재는 그 스스로를 갈망하고 갈망하여 마침내 음과 양으로 분리되었다. 음과 양이 서로를 반목하고 화합하며 존재를 갈망하는 의지와 어울리니 그 안에서 삼 극이 태동하여 하나의 길과 하나의 진리와 하나의 생명이 되어 물질이 생겨나고 머무르며 변화를 일으키고 소멸하기를 거듭하였다.
하나의 의지가 이를 관망하다가 이들로 일월성신을 삼고 성주이멸의 진리를 세워 오행을 발원 시키니 그 기운이 천지사방에 가득 차게 되었다.
이에 하나의 의지는 그 모든 것들을 거두어 여러 세상을 만들고 그 모든 세상을 다스리는 주신이 되어 자신의 의지를 이어갈 존재들을 창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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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신께서 이 대륙을 지으시고 숲을 돌보는 종족으로 엘프를 세우고, 땅을 돌보는 종족으로 드워프를 세웠으며 물을 돌보는 종족으로 수인족을, 하늘을 돌보는 종족으로 조인족을, 뭍짐승들을 돌보는 종족으로 랑인족을 세워 돌보게 하고 드래곤으로 하여금 지켜보게 하였다.
신께서 보시기에 그들의 삶은 평온하였고 대륙은 풍성하였으나 신께서 바라시는 의지를 이어가지는 못하였다. 이에 신께서 다시 그 모든 종족들의 장점만을 추려서 인간들을 세우시고 그들에게 자유의지를 심어주신 후 이 땅에 풀어놓으니 비로소 신께서 바라시는 신의 의지가 발현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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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 잠시 다른 세상에 눈을 돌린 틈을 타서 신으로부터 소외당하여 타락한 존재들이 인간들의 의식을 봉인하고 탐하는 마음을 새겨 넣으니 그로부터 인간들이 신에게 반목하고 신의 힘을 탐하기 시작하여 스스로 신의 권위를 흉내 내기 시작하니 그 탐욕이 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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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가련하고 가련한 존재들아. 너희는 어찌하여 봉인된 의식이 너희에게 주어진 신의 참 의지인 것으로 믿고 신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며 심어주신 자유의지를 이어가지 못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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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신께서 너희에게 심어주신 자유의지를 회복하여 다시금 이어갈 수 있도록 내 너희에게 약속의 증표를 남기니 이를 깨닫는 자는 신의 축복을 받아 영생토록 그 삶이 영화로울 것이나, 이를 깨닫지 못하는 자들은 소멸을 면치 못할 것이요 영생토록 그 삶이 윤회를 거듭하며 곤고함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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