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맺힌게 많아 푸념 같이 서두없이 긴 내용이라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이틀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언제나 처럼 일 마치고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켰더랬죠.
그러자 윈95시절, 익숙하다 못해 일상이었던 푸른 화면이 절 반겨주는 겁니다. 뜬 푸른화면에는 하드웨어 어쩌구 데미지 어쩌구, 에러 어쩌구 특수문자.
저는 침착하게 컴퓨터를 끄고, 마치 새벽에 경불을 외며 목탁을 두드리는 주지스님의 경건한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하나하나 분해 재조립해 다시 전원을 켰습니다.
또다시 뜨는 푸른 화면.
한번 두번, 그러나 삼세번을 참고 재조립해봐도 푸른 화면은 어김없이 절 반겨주더군요. 어디가 고장났나? '과연 어디일까요 여러분 ㄷㄷ;; '
컴퓨터를 켰을때 의미모를 모니터 신호 없음을 안겨주었던 그래픽 카드? 컴퓨터를 켰을때 삑삑 거리는 신호음만 울려주던 램? 전원을 넣어도 켜지는척 마는척 도도하게 세침떠는 메인보드, 전원 CPU?
전부다 아니였습니다.
'그럴수도 있지.'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침착했습니다. 윈도우 파일이 날아갔나? 어차피 잘됬다. 이참에 자료 몇개만 옮기고 포맷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다른 컴을 빌려 하드를 열어 봤지만 왜인지 열리지는 않고, 포맷도 되지 않더군요. 그때서야 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겁니다.
오래된 컴퓨터. CPU가 날아가도 됩니다. 그래픽 카드. 이제 공짜로 친구 준다해도 안받고요. 램은... 좀 쓸만하겠네. 어쨌든 그런데 하드가 날아갔어요.
문피아 연재 이외에 올리지 않았던게 다! 전부 다 날아갔어요. 언젠간 쓰이겠지 하고 이것 저것 끄적거려 놓은 것만 해도 몇 KB인데!
그 기분은 참 멋진데.
정말 멋진데.
당해보지 않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네...
정말 하드가 통째로 날아가는 일이란. 당해보니 그 기분을 알겠더군요. 설마 윈도우에 이상이 생기는 일은 있어도 하드가 고장나겠나 싶었는데, 세상사 언제 어떻게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하루아침 사이에 손쓸 수도 없이 복구도 안되게 말끔히 500G짜리 하드가 날아갔습니다.
위 제목대로 입니다.
백업. 정말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문피아의 글쓴이 여러분. 모두 저처럼 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한번 자신의 글을 백업해 두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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