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호수나무
작성
11.09.06 15:38
조회
1,862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주는 소설은 개인적으로 재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틀에 박히고 용어가 지금껏 천 번, 만 번이나 봐 왔던 것들은 식상하다고 생각하고요. 어차피 소설을 풀어나가는 것은 작가의 몫이지만 위에 적은 요소들이 나올 때 마다 보통 거슬리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투고를 대략 십여 번 가까이 하면서 깨우친 것이 있습니다. 출판사의 의견을 들어보자면

'첫 장면부터 강렬해야 한다'

'작가만 아는 것은 재미없다.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시작해야 한다.'

'주인공은 무조건 강해야 한다. 약하면 독자들이 보지 않는다.'

'판타지와 무협은 대리만족 소설이다.'

'복선을 깔아도 그것에 대해 충실한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정도인데요, 대략 1시간 전에 왔던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의문을 풀어주지 않는 것은 독자에게 감점 요소가 됩니다'

라고 했는데... 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글을 볼 때 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그게 불가능한 것인 줄은 알지만 어느 정도의 고정관념에서는 벗어나서 읽곤 하거든요. 그러면서 밝혀져야 할 이야기에 대해서 조금씩 언급해 나갑니다. 그런데 밑천을 아예 드러내 버리면 도대체 그건 뭘까요? 소설을 가장한 설명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설명문에 반전이 있을까요? 아니면 던져 놓은 떡밥이 큰 사건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냥 아예 처음부터 '주인공은 영웅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그럼에도 결말은 뻔하지만 전개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들이 몇몇 있지만요)

제 생각은 이러합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Comment ' 2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6 15:41
    No. 1

    초반에 끌어당기지 않으면 반품당할 수 밖에 없는 대여점 시스템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여율을 높이기 위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초반에 너무 그렇게 벌려놓으면 용두사미가 될 확률이 큽니다. 아니면 조기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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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7 규을
    작성일
    11.09.06 15:57
    No. 2

    이러쿵 저러쿵 길게 말할 것 업이 아주 간단합니다

    독자들의 성격이 급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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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5 치느
    작성일
    11.09.06 16:00
    No. 3

    재미없으면 반품하는 대여점 시스템 때문에 그러죠 .
    그것 잘해야됩니다 .
    초반에 막 벌려 놓았다가 뒷수습안하고 완결내면 그 다음부터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 아 이작가는 책은 재밌는데 조기완결을 많이한다는 인식이 틀어 박힙니다. 흔히 말하는 작가들의 무공 절단마공을 잘해야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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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4 비취방울
    작성일
    11.09.06 16:04
    No. 4

    의문을 풀어주지 않으면 독자들은 그걸 계속 신경 쓰면서 책을 보게 되지요.작가들한테는 복선이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 되지만, 실재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것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합니다.
    가볍게 책을 읽는 현재 장르 소설 대다수의 독자분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달가워하지 않죠. 의문이 하나 나오면 그것이 책 반권 이내에 더 이상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해소를 해줘야 책을 계속 보게 된다고 합니다.
    저도 출판사에서 들은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 공감할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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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 소그
    작성일
    11.09.06 16:26
    No. 5

    첫장면부터 강렬해야한다.
    - 소설을 포함해서 모든 상품은 첫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포장의 재질과 색, 디자인에 그렇게나 신경을 쓰는거고 책제목을 지을때도 고민하지요. 독후감 쓰려고 억지로 보거나 공부하려고 보지 않는이상 뒤에 아무리 좋고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도 초반에 독자를 잡아두지 못하면 안보니까요.
    독자인 제입장에선 첫장면에서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초반부에 조금 느낌이 안오면 포기하거든요.

    작가만 아는것이 아닌 모든것을 처음부터 드러내야한다.
    - 이건 조금 다른데 초중반부터 전부 드러낼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될까 생각하고 고민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다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끝나갈때는 살살 벗겨내주는것이 독자의 궁금증해소와 답답함을 안느끼게 하는거 같아요.

    주인공은 무조건 강해야한다. 판타지 무협은 대리만족소설이다.
    - 이건 조금 공감이 가긴 합니다. 막말로 현대세계 학생으로 살다가 판타지 세계로 갑자기 떨어진 이야기가 있다고 해봅시다. 외모에 따른 이방인취급에 언어도 안통하고 신분도 불확실하고 당장 잘곳도 먹을것도 없다면 현실상 좋게봐줘야 노예로 겨우 하루먹어살면서 생을 마감하거나 귀족에게 쓸려죽겠지요.
    무협이라면 대문파도 아니고 그저그런 조그만 무관에서 죽도록 수련해도여전히 3류인 자신의 무공은 늘지 않고 자기를 사랑해주는 이쁜 소저 따윈 없는데 나이어린 대문파의 무공쎈 녀석들에게 빌빌거리며 굽신대다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 어떻습니까?
    독자들 답답해서 짜증나서 책 던질겁니다.

    복선을 깔고 충분한 설명을 해준다.
    - 이건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요. 복선을 너무 자세히 설명해주면 오히려 재미없고 싱겁다는 분이 있는반면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해가는지 이해가 안되는사람도 있으니까요.
    제생각엔 쭉 읽다가 나중에 어떤일이 빵~터졌을때 '아 그러고보니 앞에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혹시?' 하면서 앞을 다시 뒤져서 다시읽어보고 '아하!' 하고 이해할정도의 약간의 설명은 필요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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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7 黑月舞
    작성일
    11.09.06 16:48
    No. 6

    대여점소설에서는 당연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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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아스크림
    작성일
    11.09.06 17:25
    No. 7

    현실과의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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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9 취룡
    작성일
    11.09.06 17:26
    No. 8

    어느 정도 몰입한 상황이라면 모를까, 초장부터 뭔가 생각할 건덕지가 계속 튀어나오면 독자들은 짜증을 냅니다. '이게 어떻게 될까?' 정도면 모를까 그 이상은 난감하달까요? 좀 과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독자들은 생각하면서 읽는 것을 싫어합니다.

    덧1) 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아도 그냥 재밌으면 장땡입니다. 출판사에서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해주지만 그건 결국 글이 재미가 없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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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Kirei
    작성일
    11.09.06 18:00
    No. 9

    잘쓰면 어떤 식으로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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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모난조각
    작성일
    11.09.06 18:29
    No. 10

    나이대에 따라 틀린것 같습니다만...
    대여점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나이대는 학생이 아닐까 싶네요.
    (잘은 모릅니다. 저는 학생때 빼고는 가본적이 없어서요.)
    그 나이대의 특징에 맞는 글이 출판사에서 바라는 특징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출판된다고 하는 글 중에 재미가 떨어지고 보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작품들도 상당하더군요. 특히 현실성이란 측면에서 말이죠. (물론 이건 개인 취향이겠지만 장르문학의 출판사 사정이 이런 취향을 챙겨줄 정도로 여유로운 상태는 아닌가 봅니다.)

    추신- 주인공이 강하면 저는 재미가 반감되더군요. 주인공이 강해지면 적도 강해져야되고 그러면 주인공급이 아닌 인물들은 먼지같은 존재가 되더군요.
    특히, 주인공 주변인물에게 주인공이 무공비급이나 영약등을 주면서 순식간에 강해지는 장면을 보면 그냥 기가찹니다. 상대편은 무림세계나 판타지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수십년을 준비했다고 나오는데 주인공은 그걸 2~3년 안에 뚝딱...
    물론 아닌 소설도 많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주인공이 너무 강하면 다른 인물들의 생각이나 의도, 행동 (인물의 성격을 만드는 요소들) 등은 존재 가치가 떨어져 소설구성이 알차지긴 힘들것 같습니다. 제가 주인공 힘자랑 하는거 보려고 소설 보는건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덧붙여서 장르문학이 좀더 문학다운 취급을 받으려면 현실성 측면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장르문학이 소재나 배경적인 측면에서 환상스러움을 매력으로 한다지만 그 안의 사건들의 전개까지 환상스럽게(?) 가버린다면 장르문학은 계속 킬링타임용으로만 존재할 뿐일 겁니다.

    물론 저건 제가 출판사 관계자가 아니고 세상사에 찌든 그래서 말도 안되는 전개를 보면 픽하고 웃음이 나오는 나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복선에 관한건 얼마나 맛갈나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건들을 벌리기만하고 수습을 안하고 있다가 나중에 한번에 해결되도록 하는 전개는 그만큼 희열도 있겠지만 그 희열을 느낄수 있게끔 맛갈나게 쓰지 않는다면 '아 이 작가는 대체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가' 하면서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특히나 장르문학은 많은 경우 그 권수가 많습니다. 이 경우 한, 두권 전에 나왔던 복선을 가지고 지금에 와서 연결시키기만 쉽지 않거든요. 개인적으로 그 파트에 있던 복선은 그 파트에서 마무리되는게 무난한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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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모난조각
    작성일
    11.09.06 18:32
    No. 11

    아, 위에 빠졌는데 첫 장면은 강렬해야 합니다.
    그게 피 튀기는 장면을 사용한다. 같은 강렬한 것이 아니라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합니다. 어떤 글을 쓰더라도 처음과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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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一指禪
    작성일
    11.09.06 18:42
    No. 12

    군림천하를 저 기준에 맞추어보면 어떻게 될까요?
    군림천하는 저런 기준에 안 맞추어도 인지도 높고 누구나 인정하는 무협소설입니다. 무협지가 아닙니다.
    악공전기나 기원이나 기타 잘 쓰여진 책들이 대박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자꾸 눈높이가 낮아지다보니 중고등학생들이나 보는 책, 화장실에서나 읽는 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들 중에도 무협이나 판타지 좋아한단 말입니다.
    출판사의 책임이 일차적이겠지만 작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입장에서 원하는 것은 양질의 책을 저렴하게 보는 것입니다.
    좋은 책은 구입해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장품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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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9 광염소나타
    작성일
    11.09.06 20:22
    No. 13

    위에 적은 것 처럼 되 있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여점의 주 고객층이란 거죠.

    그리고 그렇지 않은 다수는 아마 문피아 같은 곳이나, 전자책 쪽을 찾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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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셀리니아
    작성일
    11.09.06 20:36
    No. 14

    우선 독자로서의 제 견해는 솔직히, 출판사의 의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하고싶네요. 대여점 시스템때문에 그렇다라는 안타까운 현실에 있는건 알지만, 그렇다고해서, 저런식으로 써버리면 뭐랄까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고해야할까 솔직히 말해서 읽기 싫어집니다.그래서 제가 출판작에 관심도 안가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주인공은 강해야된다도 좀 공감할수없는게, 처음부터 내가 짱임이라는 모드를 보면 그렇게 호감이 가지않는달까요.
    처음에 부족해도, 그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게 소설이지 않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복선에 대해서는 이게 작품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복선에대해서 처음엔 이해를 못하더라도, 전부 알고나서 그런 복선들을 생각해보면 전율이 장난이아닙니다. 그런 귀중한걸 그저, 복선에 짜증내는 사람들까지 끌어모으겠다고, 그렇게 만천하에 알릴필요는 없다고봅니다.
    이부분에서는 자기방식을 고수했으면 합니다.
    가는 사람아쉬워하지마세요. 당장 사람떠난다고 조급해할필요는 없다고봅니다. 그 소설이 정말 나중에 빛이난다면 다시 찾아올테니까요.

    그걸로, 독자들이 짜증을낸다고요? 솔직히, 이건 작가가 맞춰줘야할 부분이아니라 독자들이 감수해야할 몫이라고 봅니다.
    내용이 깊이가 있고 생각을 하게되면서, 그 소설의 진미를 느낀다고 저는생각하고 그로써 작품의 가치가 올라간다고생각합니다.
    출판사가 저런식으로 요구를 하기때문에 작품의 질이 떨어져서 판타지소설이 제대로된 문학취급을 못받는거다라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출판사입장에서는 다르겠죠.
    출판사는 우선 돈이 먼저고, 그러니 나중에 보석이되건 뭐가 되건 그런것보다 당장 팔리는걸 원하겠죠.
    그리고, 출판사 입장에 그런 장기투자를 하는 도박을 하기싫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점이 제가 안타까워하는점이기도하고요.
    그런식이여서, 출판해서 당장 돈버시겠다라는 목적이시라면 모르시겠지만 좋은 작품을 쓰고싶다라면 출판을 추천하기가 그렇네요.
    제 입장으론 정 하고싶으시면 깔끔히 완결되고 하시는걸 추천하고싶어요.출판이랑 동시에했다가 조기완결난다던가 뭐랄까, 망하는 케이스를 많이 봐서요.

    그리고, 저는 초반부터 강렬하게 가는것에대해선 부정적입니다.
    초반에 흥미를 끌어야하는건맞죠.
    하지만, 그 흥미가 저는 강렬하게 가지않아도 잔잔한 전개라도 재미있다라고 느낄수있는 그런걸 더 좋아합니다.
    강렬함 좋죠. 그런데, 좀 너무 남발하게 되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은 짜릿하고 재밌지만, 지나고보면 금방잊혀지거든요.
    그저, 잠깐 찌릿하는 킬링타임용 소설보다는 저는 두고두고 잘읽었다라는 소설을 원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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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6 23:49
    No. 15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환상미디어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의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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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8 시시포스
    작성일
    11.09.07 00:34
    No. 16

    "미치겠다."라고 하셔서, 댓글을 안 달 수 없네요. 

    며칠 전에 홍보 글인지 추천 글인지를 보고 찾아간 저를, 네다섯 회쯤에서 매정하게 쫓아낸 글이네요. 편안하게 글에 몰입하고 싶었지만, 덜컥덜컥 엉덩이를 들쑤시는 돌멩이가 시시콜콜 너무 많은 비포장 글이었습니다. 그러다 매몰차게 저를 내동댕이친 건 바로 '밋밋하고 작위스런 장면의 연속'된 가속력이었습니다. 즉, 장면이 계속 재미없다. 장면이 얼렁뚱땅 작위적이다. 뭐, /이런 겁니다. 

    고민하시는 - '첫 장면의 임팩트가 약하다', '복선을 위한 설명이 부족하다.', 뭐 이런 수준의 문제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장면」그 자체에 대한 작가님의 기본적인 인식과 기본적인 표현 기법이 좀 아쉽도록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소설, 특히 대중소설의 핵심은 '재미'입니다. 독자를 훅 낚을 첫 미끼 장면은 당연히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또한 독자의 마음을 계속 훔켜쥘 장면이 연이어 나오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런데 인상 깊은 장면이란 건 과연 뭘까요? 폭력이나 섹스의 자극적인 장면이 인상 깊은 장면일까요? 그런 자극적인 장면이 과연 얼마나 다양하게 가능하고, 과연 또 얼마나 계속해서 그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인상 깊은, 임팩트있는 장면을 쓰는」게 아니라, 「장면을 인상 깊게, 임팩트있게 쓰는」 기술이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다 「인상 깊은 장면을 임팩트있게 쓰면」, 독자의 성원을 끝까지 열혈히 받게 되는 것 아닐까요!

    연재한 글의 장면 흐름을 언뜻 떠올려보면, 장면 장면들이 뭐 신선하고 색다른 건 없었습니다. 문제는 장면 소재가 식상하다는 게 아닙니다. 각 장면의 내부가 압축되지 않은 흐릿한 구조라는 겁니다. 시점 시제 설명 묘사 등이 모두 섞인 복합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가장 두드러진 어색함은 「인물의 행동과 작가의 설명」이 한 장면에 섞여서 자주 나온다는 겁니다.

    장면 자체가 비록 자극적이진 않더라도 인물의 느낌이나 행동이 순간(한 장면)에 생생하게 머물도록' 초점 둬 압축돼 표현되었다면, 독자는 자연스레 그 인물에 공감하며 글 속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인물과 상황이 대충대충 그려지다가 친절하신 작가님의 착실한 설명이 불쑥불쑥 한데 섞여 나오면, 독자로서는 장면 순간의 거친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저 아득한 차원 너머 책상에 앉아 계신 작가 님의 다소곳한 코멘터리를 듣게 되는 겁니다. 

    정말 몰입에 초를 칩니다. 마치 영화에서 칼 싸움 장면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감독의 조곤조곤한 해설이 나오는 꼴이랄까요. "저 칼은 항주 철가방에서 만든 백련정강으로••••••. 백련정강은••••••. 항주는 ••••••. 철가방은••••••."

    작가의 정보와 설명은 장면의 앞뒤에서 별도로 해주시고, 인물의 느낌과 행동은 독립적으로 장면 내에 생생하게 표현하셨으면 합니다. 장면이란, 주연이든 조연이든 동식물이든 자연이든, 그 등장인물이 살아 숨쉬는 한 순간의 시공간이 아닐까요?

    쓰신 글에서, 등장인물의 미지근한 숨결과 작가 님의 건조한 설명이 한 장면에서 어떻게 짬뽕돼 나오는지 한번 꼭 따져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장면 순간을 생생하게 하는 데 빠진 묘사는 뭔지• 과도하게 설명된 잡스런 정보는 뭔지• 불친절하도록 빠진 내용은 뭔지• 개연성에서 어긋난 장면이 뭔지• 이 장면은 묘사 설명 대화 중 어떤 것으로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한지• 장면과 장면의 연결에 개연성은 명료한지, 나름의 답들이 조금은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뜻 글을 다시 떠올려보면:
    - 왜 첫 장면의 배경이 황야일까? (작가의 설명 부족) (다음 장면을 위한 작위적 설정)
    - 구해준 캐러밴은 왜 목적지와 전설을 긴 대화로 알려줄까? (작가의 작위적 설명) (독자가 꼭/이때 알아야 할 정보인가?)
    - 캐러밴의 물품 점검? (불필요한 장면)
    - 인신매매로 애새끼 하나가 얼마나 한다고 혼자 살려두나? (개연성의 상황 설명 부족)
    - 그게 무슨 대단한 사연이라고 검투사가 노예를 후계자로 삼나? (작위적 개연성의 연결)

    배경 인물의 정보나 설명은 여러 장면의 앞뒤에서 조금씩 천천히 풀어주시고, 각각의 장면은 그 인물과 사건에다가만 초점을 둬 압축해 묘사해주시고, 장면과 장면의 연결에는 개연성의 설명을 좀 더 세심하게 심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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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fisca
    작성일
    11.09.07 01:23
    No. 17

    금전과 권력이 없으면 능력이 뛰어나야겠죠.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돈과 권력 가진 사람에게 잘 비벼야겠죠.

    원하는 걸 하기 위해선... 슬픈 현실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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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7 01:35
    No. 18

    출판사 에서 조언해준 글을 읽어보니 독자입장에서 70 퍼센트 정도 공감이 가는군요.

    작가혼자만 아는 복선과 복선을 모두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너무 숨기면 짜증납니다. 그거 외에는 대체로 공감이 가는군요.

    이글을 보고 느낀점 : 출판사라는 것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역시 현실에서 굴러먹은 연륜이 있다 이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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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6 조삼모사
    작성일
    11.09.07 02:39
    No. 19

    제발 완결을 먼저 하고 출판을 합시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뒤에서 어떻게 풀어나갈 지 미리 볼 수 있으면 앞에서의 이래라 저래라를 좀 덜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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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락생
    작성일
    11.09.07 09:13
    No. 20

    독자가 성격이 급한겁니다. 반전소설 재밌기는 하지만 애초에 판무 읽으시는 분들은 앞부분 읽어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거침없이 이 부분 이상하다 저부분 앞뒤가 안 맞다하시면서 때려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해줘야해요 저도 급한 성격의 독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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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11.09.07 09:35
    No. 21

    그냥 하는 매크로 답변 같은데요..첫 장면부터 강렬해야 한다-> 요건 동서고금 모든 작법서에서 나오는 말이고...대리만족, 복선, 드러내는 설정 등등은 그냥 어떤 일반적인 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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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 알티어스
    작성일
    11.09.07 12:48
    No. 22

    호수나무님께는 죄송합니다만, "시시포스"님의 글이 너무나 압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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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5 來人寶友
    작성일
    11.09.07 13:35
    No. 23

    기본적으로 소설이라는 글이....

    인터넷 연재이든.. 출판시 순차 출판이든...

    작가님이 처음부터 끝까지의 시놉등을 잡아서 쓰는 글이....
    아니게 되서 생기는 일이 아닐까합니다.

    소설이 완결까지 한번에 나오는 글의 경우에는...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볼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반응에 영향을 받고....
    장면과 장면사이에 독자가 생각할 시간이 과도하게 많아 지는게 아닌가 합니다.

    뭐 각각의 장단점이 잇겠지만. 개인적으로는...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시스템적인 문제 아닐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7 14:08
    No. 24

    좀 우스운 질문이군요. 앞 어느 분이 잘 설명하셨듯이 솔직하게 작가님의 역량 문제가가장 크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핏빛늑대
    작성일
    11.09.07 15:06
    No. 25

    못써서 저런게 문제가 되는겁니다. 자신없으면 출판하면 안되죠. 완결하고 출판하던가.. 소설, 영화, 드라마, 만화등등 일일이 다 보여주면 무슨재미로 봅니까? 궁금한점이 얼마나 큰 재미중 하나인데 말이죠.

    궁금한점이 답답함으로 이어지는건 쓸데없이 권수가 길어지고 못써서 그런겁니다. 기존 무협작가님들(좌백, 용대운님등..) 보통 3권 길게는 6권정도에 보여줄거 다 보여주고 재미줄거 재미 다 주고 끝냈습니다.

    요즘 5권 넘어가는 장르소설들 순식간에 다 읽는데 생각나는 내용이 별로 없습니다. 표현력 부족에 신경안써도 되는 쓸데없는 설명에 분량만 늘어난것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9 08:58
    No. 26

    어렵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시시포스
    작성일
    11.09.11 13:21
    No. 27

    혹시 호수나무 님이 다시 이곳을 보실까 해서 이 댓글을 덧붙입니다.
    윗 글에는 호수나무 님과 그 글을 비꼬려는 의도는 정말 1%도 없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으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취미 수준이 아닌 출판을 염두에 두시고, 출판사 접촉과 현 풍조에 대해서 진솔하게 고민하시는 듯해서, 호수나무 님의 글에 비평 성격의 제 아쉬움을 토로한 겁니다. 나름의 도움이 될 듯해서 글을 달았는데, 본의가 아닌 상처를 준 듯합니다.
    오늘 살펴보니, 글 연재를 접고 탈퇴하셨더군요. 출판에 자신감 넘치는 그런 글로 다시 멋지게 정리하시려고 잠시 떠난신 거죠? 맘이 영 편치 않네요.
    어쨌든 뭐든, 다시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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