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1.09.09 19:59
조회
871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져든 진영은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20대 젊은 시절로 돌아가 녹음이 풍요롭고 공기 좋은 산속을 헤매고 있었다.

어쩌다 헤매고 있는지는 꿈이라 몰랐다. 그저 헤매고 있을 뿐.

그러다 맑디맑은 작은 연못을 발견했다. 왠지 마셔도 될 것 같아 마침 목이 말랐던 진영은 물을 마시기 위해 연못으로 급히 다가갔다.

헌데 그 순간, 연못 안에서 누군가 불쑥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놀랄 상황이었지만 꿈속이라 그런지 진영은 단지 갑자기 튀어나온대대한 놀라움 말고는 다소 담담히 상대를 받아들였다.

연못 안에서 튀어나온 인물은 놀랍게도 산신령이었다.(?)

아니, 산신령 치고는 조금 특이한 복색이다.

새하얀 도복이 아닌 새카만 검은색 로브에 후드를 푹 눌러써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고 새하얀 머리카락과 긴 수염대신 후드 사이로 삐져나온 것은 찰랑거리는 새카만 머리카락이었다.

게다가 산신령이 늘 들고 다니는 꼬부랑 지팡이대신 눈앞의 산신령(?)은 보기에도 다소 으슥해 보이는 해골마크가 달린 커다란 낫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쪽 손엔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도끼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그가 진영을 향해 물었다.

“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

산신령치고는 음색도 청량하고 매우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헌데 그나저나 금도끼라니?

“……아, 아뇨.”

금도끼는커녕 도끼하나 들고 있지 않던 자신이다. 뜬금없이 금도끼라니? ‘금도끼은도끼’ 어린이 명작극장이라도 찍는 건가?

그때 또다시 산신령(?)이 물었다.

“그럼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

진짜로 어느새 황금으로 만든 도끼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은도끼가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긴 했지만 당연히 아니었기에 진영은 고개를 저었다.

‘뭐야, 진짜 금도끼은도끼 찍는 거야? 그럼 이번엔 쇠도끼가 네 도끼냐? 하고 물어보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 산신령(?)이 말했다. 헌데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허허… 참으로 마음심보가 고운 처자로고. 내 처자의 마음이 기특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줄 테니 말해 보거라.”

“……?”

쇠도끼가 네 도끼냐고 물은 후에 자신이 아니라고 대답하면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 몽땅 다 주는 것이 ‘금도끼 은도끼’의 결말이 아니던가.

근데 이야기는 갑자기 삼천포로 빠져들고 있으니…….

역시나 꿈은 꿈이다. 라는 생각이 진영의 뇌리에 쏙 들어왔다.

진영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산신령을 향해 말했다.

“목이 무척 마른데 물 좀…….”

물 좀 마시게 해달라고 하려는데 산신령이 갑자기 딴죽을 걸어왔다.

“나 바쁜 사람이다. 쓸데없는 소원 말고 진정 처자가 원하는 소원 한 가지만 말해 보거라.”

‘뭐야, 꿈 주제에 별…….’

꿈속이지만 정말 웃기는 짬뽕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영은 그런 산신령을 향해 고개를 쭉 내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세상을 정복하고 싶어요.”

“푸웁――!”

“……?”

소원을 말하래서 세상을 정복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입에서 뭔가를 뿜어내는 산신령이라니.

진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지, 지, 진정 그것이 소원이냐?”

얼씨구, 목소리까지 요상하게 떨린다. 마치 겨우 웃음을 참고 있는 그런 목소리…….

꿈 치고 참 이상한 꿈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소원을 들어준다니, 기분은 괜찮았는데 정작 소원을 들어준다던 산신령의 상태가 요상하니 괜찮았던 기분이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가, 어차피 꿈인데.

“설마 그런 재미없는 것이 제 소원이겠어요?”

그래, 어차피 꿈인데 뭔들 장단을 못 맞출까. 남들은 꿈속에서 슈퍼맨도 되고 엑스 맨도 되는 판국에 말이다.

“헛험, 지, 진심으로 원하는 소원을 말해 보거라.”

“요술쟁이요!”

“쿨럭!”

“왜요? 그런 건 안 되나요?”

“마, 마법사라면 가능하다.”

진영이 잔뜩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흥, 마법사가 될 바에야 차라리 마법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이 되는 게 낫죠.”

진영이 판타지 소설 광이기에 가능한 생각이다.

“……그럼 드래곤이 되고 싶으냐?”

평소 드래곤이 나오는 소설을 즐겨보던 진영은 드래곤 이야기가 나오니 아주 입에서 말이 술술 잘도 나왔다.

“이왕이면 레드나 실버 드래곤이 좋겠네요. 불이나 물을 다루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니까. 거기다 어린 헤즐링이 아닌 다 자란 성룡으로. 아! 갓 성룡 말고 파워가 엄청난… 그 뭐라더라? 책에서 표현하길… 에이션트 급이던가? 아무튼, 파워 하나는 짱인 그런 드래곤이 좋겠어요.”

진영의 거침없는 말에 산신령은 잠시 입을 쩍 벌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푹 눌러쓴 후드 때문에 눈은 보이지 않았으나 쩍 벌린 입은 진영의 시선에 그대로 노출됐다. 때문에 진영은 입술을 쭉 내밀며 퉁명하게 말했다.

“왜요? 이제 와서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고 말씀 하시려고요?”

말하면서도 그녀는 웃음이 나왔으나 그래도 명색이 산신령인데 실례하지 않기 위해 애써 참았다. 그때, 산신령이 입을 열었다.

“커험, 아, 아니다. 특이한 소원이긴 하다만, 소원을 들어주겠도다.”

“어멋, 진짜요?”

비록 꿈이지만 소원을 들어준다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영은 팔짝팔짝 뛰며 뛸 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소원을 들어주겠다던 산신령이 갑자기 안녕을 고하며 다시금 호수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진영은 기쁨에 함성을 지르다 호수 속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산신령을 기다렸다. 헌데 수분이 지나도 산신령은 더 이상 물 위로 떠오르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

‘뭐야, 나 지금 낚인 건가?’

한마디로 별 시답잖은 개꿈에 일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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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드래곤 퀸 리메이크 작입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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