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의 집중도, 달리 말하면 그 소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때 얼마나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느냐, 입니다.
간단히 말해 이전 세대의 작품들은 주인공이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얻어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지만 최근 인기 있는 것들은 한 소재에 집중을 해, 그 소재 내에서만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덕분에 홍보를 할 때 조차, 간단하게 한 줄로도 홍보 할 수 있지요.
이를테면, 현대를 살아가던 한 남자가 삼국지 시대로 돌아가다!
라든가,(삼국지 물이군요)
깨어나보니 몸은 여자, 어쩌고 저쩌고(ts 물이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혈풍을 막기 위해 다시 살아난 남자!(회귀물이군요)
깨어나 보니 예쁘장한 소녀가 자신을 사역마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여기는 어디지? 이 소녀는 누구일까?!(제x의 사x마 군요)
등등, 이전엔 아무리 재미있고 놀라운 소재를 사용해도 한 문장으로 줄이는 게 쉽지 않은 반면(예를 들어 삼국지를 줄여서 말한다고 해보세요. 유비, 조조, 손권이 삼국을 가지고 싸운다...라든가. 삼국지 그 특유의 광활함, 섬세함 등은 전혀 느껴지지 않지요) 최근 인기 있는 책들이나 연재는 가만 보면, 대부분 소재의 집중이 뛰어납니다.
한 줄로도 설명할 수 있고, 재치있고 기발한 설정 내에서만 움직이기에 세계관을 크게 잡을 필요도 없으며, 그만큼 이해도 쉽고 독자들도 서로 알리기 쉽지요.
이 소설 정말 좋아, 그런데.... 하고 장황하게 설명하게 된다면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이런 이런 소재로 이런 이런 내용이 있다, 재미있다 하면 일단 관심이 가지요.
하지만 문제라면 이런 높은 집중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소재 자체가 기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건 전환이 빠릿빠릿해야 하고, 인물 관계도 시원스럽게 넘어가면서 독자들의 눈높이에도 맞춰야 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양판소, 양판소'하고 욕하는 ....작가들도 그들을 욕하는 몇몇 작가, 혹은 독자들보다 그런 능력에 있어선 꽤나 뛰어난 면을 보인다고 할까요?
단순히 문장을 잘써서, 묘사를 잘해서, 혹은 소재를 잘 잡아서 인기 있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입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알 내용이겠지만 어쨌든 마음이 아프군요.
소재의 집중도를 높이자! 라고 마음 먹어도,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걸요.
하지만 이 한담란을 보고 있을, 몇몇 고뇌하는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제안을 남긴다, 생각하며 글을 올립니다.
ps. 조선족 구역이라 그런가, 아이피 벤이라 너무 힘들어요. 저처럼 조선족 구역에 사시는 유학생, 혹은 사업자 분들 문피아 벤 안 당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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