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1 evolutio..
작성
11.07.07 22:40
조회
1,271

추천글의 제목은 '장르소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에 맞서는 가장 연약한 주인공의 이야기' 입니다.

하로

"상처를 입는 데엔 익숙해. 도끼로 발등을 찍어본 적까지 있으니까. 정도를 넘은 고통만 아니라면, 이를 악물고서 견딜 수 있어."

'적들을 어쩔 수 있다는 생각 따윈 애초부터 하지 않아. 다만, 아즈가 도달할 때까지 조금의 시간 정도는 벌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여기에 존재한다면, 더 늦기 전에 그 동아줄을 붙잡아야 돼. 그게 썩은 줄이라 할지라도, 잡았다는 행위 자체에 의의가 있다는 거야.'

아무 것도 할 수 없기에 무엇이라도 해야만 하는 15살 소년.

아즈

"누군가가 조언해주지 않더라도, 나의 '일정'에 오차가 발생하는 일은 없어. 그리고 한낱 이레귤러에 불과한 네가, 내일에 개입할 자격은 존재하지 않는거야."

"요구엔 응하도록 하겠어. 하지만, 너 역시 빠른 시간 내에 찾아내도록 해.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쓸데없는 인내심을 가질 수는 없으니까."

"바라지 않아.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아, 하로. 죽일 수밖에 없으니 죽이고, 죽을 수밖에 없으니 죽는 거야.

차가워 시리도록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만큼 차가운 유리 인형.

본 소설은 시끌벅적 요란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약합니다. 2장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 23화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아직 주인공은 성인 남자 한명을 상대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장르 소설들처럼 뭐 이래이래저래저래한 이유로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태어났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가장 강한 적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소위 말하는

'운명'

이라는 대상입니다. 100% 딱 들어맞는 단어선택은 아니나, 제 좁은 어휘력 안에서는 가장 근접한 단어입니다.

주인공은 자신과는 다른 유능한 다른 등장인물들과는 다르게 이 너무나 강대한 '운명'라는 적에게  맞설 만한 어떤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발버둥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소망하기에 최후의 순간에 절망하는,

후에 후회할지 모르지만 선택하는 아니, 후회 알줄을 알면서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들과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닮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동행자는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운명'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사명을 위해 다른 이들의 모든 옳고 그름을 무시한 채로 '자신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즈, 그녀는 마치 운명이 인격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런 그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무력함에 막을 수 없음에서 오는 좌절과 어떤 이유(스포일러가 되기에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남녀 간의 사랑은 아님을 말해드립니다.)사이에서 괴리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운명을 부정하고 싶으나, 동행할 수밖에 없는 능동적인 욕구를 가진 수동적인 존재인 인간의 괴리감이랄까요?

어쩌면  단순한 사상 간의 대립을 표현하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은 정해져 있고(아즈의 입장에서 옳음은 자신의 의무를 지키는 것이고 그름은 의무에 반하는 것이겠죠.) 당연히 옳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은 이루어져야 하고 피할 수 없다는 모더니즘(이성주의)를 향한 포스트모더니즘(반이성주의)의 울부짖음(항상 지금 눈앞의 현실과 마주하는 fact에 자신의 감정에 따라 충실하게 reaction을 취하는 하로)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글은 2장까지 진행이 안 된데다가, 제가 문학 쪽에는 깊이가 없고 장르소설 쓰는 법도 잘 몰라서 위의 해석이 정확한 해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읽는 동안 뇌를 사용하시며 읽는다면 분명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혹시 저와 다른 해석을 하셨다면 저에게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맺겠습니다.

운명에 대항하는 인간들의 결말은 두 가지 입니다.

철저하게 짖밟히거나, 혹은 기적이 일어나거나....

그 결말은 같이 확인해 보고 싶은 분들은 [그해 겨울, 환상의 유리새]를 따라 함께 하로를 쫓아가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모든 대작들이 그러하듯, 1장은 도입부니 차분하게 읽고 넘어가신다면 2장부터 환유의 진정한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켰습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13 정해인
    작성일
    11.07.07 22:44
    No. 1

    ㅎㅎㅎ
    하나 빼 먹으셨습니다.

    열려라, 포탈. 얍!
    <a href=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771 target=_blank>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771</a>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evolutio..
    작성일
    11.07.07 22:48
    No. 2

    진짜... 추천글 하나썼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입니다.
    문피아 유저분들... 정말 원리원칙을 철저하게 지키시는 분들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세상에 많다면 세상이 참 살기 편해질 것 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샆.
    작성일
    11.07.07 23:10
    No. 3

    ...쩝. 제 생각없는 말로 인해 심기가 심히 거슬려지신 것 같아 정말로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추천글은 참 맛깔나는군요. 프롤로그에서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한 번쯤 읽어보고 싶어지는 추천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콩자
    작성일
    11.07.07 23:16
    No. 4

    연발 추천이라 '이거 말 많겠군' 했는데 결국 자삭하셨었나보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취록옥
    작성일
    11.07.07 23:42
    No. 5

    운명과의 싸움, 하지만 또한 동행이기도 하다....흥미롭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rainstre..
    작성일
    11.07.08 08:23
    No. 6

    팥고물님.

    예의 운운하시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보시는게 필요하신 것 같습니다.
    전달하시려는 말씀은 알겠지만, 과정이 좀 잘못됐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하셨는지요.
    이렇게 되면 팥고물님도 예의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팥고물
    작성일
    11.07.08 08:30
    No. 7

    예 관두죠 생각해보니 어차피 통할것같아보이지도 않고 나만 손해볼 멍청한짓같긴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encorol..
    작성일
    11.07.08 12:47
    No. 8

    근성가이네요. 근데 털리고 비꼬는 표현은 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evolutio..
    작성일
    11.07.08 14:19
    No. 9

    Cencoroll님/ 비꼬는 표현 아닙니다.
    털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을 이해시킬만한 개념이나 에티켓, 태도가 제게 부족한 것이 씁쓸할 뿐...

    저는 대놓고 요구하거나 욕하거나 비웃는 성격이라 비꼴줄 모릅니다.
    차라리 아예 말을 안하거나 제가 잘못했다면 시인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Tica
    작성일
    11.07.08 17:01
    No. 10

    에볼루션님이 추천글을 써주시다니, 참 놀랍고도 기쁜 마음입니다!
    그런데 뭔가 우여곡절을 겪으신 듯하군요. 잘 해결되었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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