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는 [메리 수].
등장할때마다 항상 최강지존절대무적완전무결한 모습을 보여주며, 망가지는 장면조차도 멋지게 망가지고 헛소리를 해도 주변 인물들이 오오~ 하고 감탄하며 그냥 길을 걸어가다가도 여자를 줍고 오리하르콘도 줍고 절대비급도 줍고 절세신검도 줍는 메리 수...
그 정체는 바로!!!......작가입니다, 옙.
메리 수(Mary Sue)라는 용어는 [스타 트랙]의 팬픽에서 유래된 용어로, [작가가 자신의 대리만족을 위해, 소설 속에 등장시킨 작가 자신을 투영시킨 캐릭터]를 뜻합니다.
곧, 이 캐릭터는 작가 자신을 의미하는데다가 작가의 대리만족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거의 항상 [먼치킨 혹은 하렘의 주인]으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메리 수]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은 많습니다. 팬픽에서는 거의 항상 등장하고, 유명한 메이져 소설에서도 이러한 캐릭터가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메리 수] 캐릭터는 [대리만족]이라는 의미에서 보자면 엄청나게 효율적입니다. 일단 설정부터 [평범한 고등학생 혹은 평범한 대학생 혹은 평범한 일반인]이 압도적으로 많고(작가 자신을 투영하므로), 평범하다는 설정이지만 [알고보면 초먼치킨 혹은 초미남]이던가, [우연한 일을 계기로 초먼치킨 혹은 초미남이 된다]라는 설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태생부터 대리만족을 위해 태어났으니, 당연히 이 [메리 수] 캐릭터는 뭔가 고난을 겪는 일이 없습니다. 아니, 고난을 겪어도 망가지는 일은 없습니다. 아니, 망가지는 일은 있어도 찌질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니, 찌질해지는 경우는 있어도 버림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메리 수]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필연적으로 [모든 캐릭터가 이 메리 수를 찬양하거나, 혹은 이 메리 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라는 일이 발생합니다. 소설 내의 모든 것이 작가 혹은 독자의 대리만족을 위해 돌아가므로, 설령 이 [메리 수]가 사악한 짓을 한다고 해도 [아, 저건 얼핏 사악해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남자다운 행동이야!]라든지 [아, 저건 얼핏 사악해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속이 깊은 행동이야!]라고 주변 사람들이 찬양해줍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이러한 [메리 수] 캐릭터는 얼마든지 존재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소설을 읽는 이유 중에 분명히 대리만족이 있고, 대리만족을 위해서 효율적인 캐릭터이니 분명히 필요할 때가 있죠.
하지만, 이러한 캐릭터가 저 자신의 글 속에 등장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메리 수]가 등장하는 소설은 너무나도 많고, 그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설 전개의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그런 캐릭터는 이기고 또 이겨야하니까)이지요.
때문에 전 [아무리 먼치킨으로 보이는 캐릭터라도, 반드시 약점이 존재한다]라든가 [아무리 완전무결해보이는 인간이라도, 반드시 실수를 한다]라는 법칙을 아예 정해놓고 캐릭터를 만듭니다. 강한 캐릭터는 존재하되 완전무결한 캐릭터는 만들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리 멋진 캐릭터라도 무조건적인 찬양을 받도록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저의 의도가 얼마나 읽으시는 분들에게 전달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 오늘도 저의 글 속에 무서운 [메리 수]가 등장하지는 않나, 하고 저의 글을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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