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작품들도 출판작품들도 공통적으로 쓰이는 설정들이 있습니다. 단어만 말해도 아 그거~ 할정도로 익숙한 설정들이죠.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문제점을 느껴야 합니다. 분명히 고유명사가 아닌데, 서로 다른 작가가 다른 글에서 쓴 용어고 설정인데, 같은 설정으로 같은 역할을 하고 같은 이름으로 쓰입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안드십니까? 다른 사람이 다른 생각으로 다른 글을 썼는데 그 안에 담긴 것이 고유명사도 아닌데 완전히 같다?
작가라면 스스로의 작품에 대한 자기생각이 확고하게 잡혀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작품세계라고나 할까요. 그런게 잡혀있지 않으면 흔히 말하는 양판소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유행하니까 이거 가져다 쓰고, 저거 대박쳤으니까 거기서 가져다 쓰고. 요즘 나오는 책들의 8할 이상, 특히 판타지 종류가 심한 편인데, 많이 읽어 볼 필요도 없습니다. 1권만 읽어보면 이 글이 자신만의 글인지 그냥 팔아볼려고 짜집기를 해댄 글인지 보입니다.
글쓴 경험이 적고 출판경험이 적은 작가일수록 이런 경향이 짙은데, 그걸 생각해보면 양판소가 난무하는 현상황은 당연한겁니다. 자신만의 글이란건 그냥 술술 나오는게 아니죠. 여러번 쓰고 또 쓰다보면 그 경험들이 토대가 되고 글쓴 사람의 경험이 녹아들면서 이른바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립되는 건데, 대체로 습작경험도 별로 없으면서 소재나 아이디어의 기발함으로 호응을 얻은 초보작가가 마구 출판을 하는 상황이고, 설상가상으로 출판사에 휘둘려서 작품의 핵심이 되는 내용까지 고쳐서 책을 내놓고 욕먹고 글쓰기를 그만둬버리죠. 그나마 그만두지 않아도 팔리는 글 쓰겠다고 잘 팔리는 글의 설정이나 개념을 가져다가 씁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독자가 안 읽으니 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죠.
그러나 작가라면, 글로써 자신을 보여주는 작가라면,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안 읽는다면, 익숙한 설정에 자신만의 해석을 거쳐 자신만의 특색을 갖추는게 작가로서 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판타지에서는 김재한님, 무협에서는 한백림님을 높이 평가합니다. 남들 다 쓰는, 생각없이 도용해서 써대는 개념이나 설정들을 자신만의 해석을 거쳐서 좀 더 새롭게 보여주지 않습니까?
'나와 같은 자 죽고, 나와 닮은 자 산다'
현재 무협판타지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책을 펴도 저 책을 펴도 내용물이 같습니다. 그저시작점이 조금 다를 뿐 설정도 같고 개념도 같습니다. 좀 더 자신만의해석을 담아서 남과 다른 글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금강님은 절대지존으로 당시 무협에서 금기시 되던 황궁이라는 영역을 개척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피아에서 연재하는 모든 작가들이 금강님과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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