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구원…… 사교도니 이교도니 하더라도, 결국 그들은 우리의 형제요 자매입니다. 시조룡 비람께선 형제자매를 선악으로 나눠 편가름하라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영원한 악은 없습니다."
분위기가 엄숙해졌다. 나는 계속 말했다.
"잘못된 길을 가는 행인에게 정방향을 일러주고, 물가로 다가가는 아기를 막는 건 의무입니다. 기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왕이여. 제 의무를 다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왕은 내 재출진을 승낙했다. 나와 왕의 대화를 듣고 있던 군중은 눈물까지 흘리며 환호했다.
왕자이면서 성기사인 고결한 그, 세단타의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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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겨우 36명 아니오? 교화, 대칸과의 면담, 다 좋지만 그게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오."
"36명이 아닙니다."
"병사들에게 따라오라 지시해둔 거요?"
"아닙니다."
"그럼 누가 더 있다는 거요?"
"신."
그렇다.
"신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안 그렇습니까?"
아니라고 답하는 놈은 성기사가 아니다. 물론 시온 공은 성기사이고 싶어 했다.
품위 있고 당당한 35명의 성기사들과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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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타는 무릎을 꿇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군중은 괜찮다고, 그건 왕자님의 책임이 아니라고, 사악한 암흑의 마법을 가까이 하지 않은 성기사인 당신은 어쩔 수 없었던 거라며 위로했다.
아아, 세단타 왕자여.
사교도들에게 동료들을 잃고, 믿음을 배반당하고, 온갖 어려움과 굴욕을 당한 뒤 돌아온 세단타 왕자를 군중은 동정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배신당하고, 동료들을 잃은 성기사의 귀환. 군중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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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런 소설입니다.
시녀와 왕자의 애틋한 로맨스.
명예롭고 당당한 성기사들의 출정.
그리고 배신.
간악한 사교도들을 징벌하기 위해 신께서 내려보낸 묵시록의 뱀. 그 위대한 신의 존재증명에 산천초목이 벌벌 떨었음이라.
그 끝엔...
성기사를 타락시키려는 회색 악마의 등장.
유니콘 탄 왕자, 세단타 인칸타템이 보여주는
몽환적이고 애틋한 동화격 판타지.
언데드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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