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는 신을 죽였습니다.
그것은 지나치게 쉬운 일이었습니다. 신은 조금도 저를 의심하시지 않으니까. 너무나도 쉬웠기 때문에 더욱 아팠습니다.
저는 신의 것입니다. 신을 위해 살고, 신을 위해 죽습니다. 무수히 반복해 온 그 맹세에 거짓은 없습니다. 신을 죽인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그 뒤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신의 숨결이 끊어진 것과 동시에 어둠이 저를 먹어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시각을 빼앗기고, 청각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외부와의 연결은 대부분 단절됩니다. 후각이 제 기능을 잃어 신의 피 냄새를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은 차라리 반가웠습니다. 미각과 촉각까지 사라지면, 자신의 육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조차 없어지게 되겠지요.
저는 신에 의해 어둠에서 구출된 것입니다. 신을 죽인다면 다시 그 어둠에 사로잡히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손을 뻗어 저를 빛 속으로 끌어내 주실 신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하지만 신을 죽인 제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결말이겠지요.
-------------------------------------------
컨셉은 다중세계 이능격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