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1 익재공파
작성
10.06.03 21:45
조회
1,456

(물론. 개인 분들의 의견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부디 답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인사올리겠습니다.

'익재공파'라는 거창한 이름을 쓰고 있으나 글쓰는 실력은 미천한 소인배입니다.

문피아의 많은 선배분들께 이렇게 조언을 구하게 된 것은 다름아니라 요즘들어 펜을 들 자격이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입니다.

저는 어렸습니다. 이제와서 그때 글들을 보면 확실히 어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에는 정말 순수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때의 글을 조용히 읽어보면, 실력은 부족해도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드는 그런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지금 자신을 비교해보니 비참한 느낌이 듭니다.

그 이야기는 중반 부분에서 끊겨있습니다.

도저히. 정말 도저히 다음을 어떻게 써야될지. 어떻게 써야 처음 그 은은한 미소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나서 저는 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그래서 인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릴적의 추억과 생각이 담긴 소중한 글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싶습니다만 정신을 차려보면, 한 시간, 두 시간. 단 한글자도 쓰지 못하고 그저 흰 화면을 바라보기만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배님들. 그리고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우님들.

'아이의 순수함을 가지고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그때 썻던 글의 일부를 올립니다.

-애아(愛兒). 사랑하는 아이. 날개를 가진 아이.-

-------------------------------------------

안녕하세요.

설애아 라고 합니다. 풀이하면 눈이 사랑하는 아이, 멋지죠?

에……. 글 쓰는 것이 처음이라 여러분에게 잘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단 저희 가족은 엄마, 나 그리고 날개를 깨끗이 안 씻으면 이가 끓는다고 호통 치시는 할머니. 흠, 그런데 이가 뭔가요? 이가 끓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막, 몸이 가렵다던데.

"애아야, 밥 먹으렴"

"네!"

우리 집은 산꼭대기에 있답니다.

할머니가 그러시던데 전에 살던 사람은 아주~아주 돈이 많은 노신사였대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서 팔았다나? 어린아이는 모르는 게 좋은 거라며 더 이상은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뭐 어때요? 덕분에 엄마랑 할머니랑 나랑 오순도순 살 수 있으니 잘된 거지요.

그런데

"엄마, 이 무말랭이 되게 맛있다!"

"…….마늘장아찌란다"

흠흠. 아시겠지만 저는 이름을 잘 모르거든요. 할머니처럼 쭈글쭈글하고 꽃잎이 노란 할미꽃이나 쥐바라기꽃, 호롱 이런 건 잘 알지만. 비행기라던가 자동차라던가 기차라던가 어느게 어느건지 잘 모르겠어요.

음. 비행기는 오이같은 거에다가 창문을 달아놓고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나는 걸까요?

아. 헬리콥터는 알아요.

파리같이 생긴 것이 돌멩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날죠? 저번에 어떤 아저씨가 산에서 구르는 걸, 우리 엄마가 봐서 헬리콥터를 불러서 구해 주었대요.

물론 저는 그 때에 꽁꽁 숨어 있었지만.

히히, 헬리콥터에서 밧줄이 내려오는 데 멋모르고 이런 부끄러운 말을 해 버렸지요.

"앗! 헬리콥터가 오줌 싼다!"

하면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이리갸웃, 저리갸웃. 앗! 웃지마요!

뒹구르르

저는 하는 일이 없어요. 이렇게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가 학교공부하고 놀러나갔다가 엄마한테 안겨서 잠들고, 이게 끝이에요.

음.......

아아! 삐지지 마세요. 물론 여러분을 보는 것도 제 낙이랍니다.

흐음, 좋아요.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알려줄게요.

"어디 나가니?"

"산책!"

조오기 나무뿌리가 보이시나요?

얼마 전에 나무랑 바위랑 떨어져서 생긴 동굴이랍니다.

에이~ 땅을 보면 안 되죠. 고개를 좀 더 위로!

저기 조그만 절벽에 난 구멍이 보이시죠?

네. 거기에요. 가까이 갈게요.

푸드득

바람이 기분 좋아요. 하늘에서 이렇게 거꾸로 보면 바람이 손에 닿는 것 같죠. 가끔씩 새들이 날아오곤 하는데 새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심심하면 잡으러 따라다니기도 해요. 제일 심퉁맞은 새는 까치. 어쩌다가 자기 보금자리를 지나면 까까 거리면서 물어요.

"읏차!"

다 왔네요. 여기서 보면 등산하는 사람들하고 저~기 멀리 도시도 들키지 않고 볼 수 있답니다. 목마르시다면 여기 뒤쪽에 샘이 있으니 가져다 드셔요.

신기하죠? 새끼손가락만 한 구멍에서 물이 나오는데.

아 잠깐. 그 곳 근처에 새 둥지가 하나 있으니 조심하세요.

깃털이 파랗고 도도한 새의 둥지랍니다.

투둑.

이크, 넘어질 뻔 했네요. 좀 더 안쪽에 평평한 곳이 있으니 그리로 가죠.

.

살결에 차가운 바닥이 닿은 느낌, 차분해지는 마음, 살며시 몸을 감싸는 날개.

"조용히"

바람만이 스며들고 멀리서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렇게 있으면, 가슴 아프다가도 편안해지면서 바람이 가깝게 느껴지죠.

"흠~"

자 가죠. 바람이 주홍으로 고요해진 후에는 어미 새가 올 시간이에요.

"후아아~!"

높게 솟는 바람, 그 바람에 몸을 실은 저.

헤헤, 여러분은 제게 소중해요.

내 말동무, 내 친구.

"잘 자거라"

바람을 맞고 온 뒤에는 보들보들한 이불에 꽁꽁 숨어서 뽀뽀를 받으면 너무 잠이 잘 와요.

우응

꼭 불이 꺼지면 창밖을 보셔야되요?

탈칵.

오늘은 은하수가 지나가는 날.

달은 상현 반달.


Comment ' 6

  • 작성자
    디필론
    작성일
    10.06.03 21:58
    No. 1

    우선 아무렇게라도 써놓고 시간을 두고 고치는것은 어떨까요? 저도 켜놓고 멍때리는 시간이 많은데,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것보단 써놓고 독자가 된것처럼 천천히 읽어보면 조금 나아질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감히 왈가왈부 할 입장이 되진 않겠지만 하나의 의견이라고 생각 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선연비
    작성일
    10.06.03 22:08
    No. 2

    순수하게 글을 쓴다...;; 어른이 아이가 되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 글을 쓰는 법과는 다른건가요? 것보다는 과거의 글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글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리해서 완결지으려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0.06.03 22:32
    No. 3

    작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문제 같아요. 시간이 너무 지난 것이죠.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물건이나 장소를 통해 예전에 느꼈던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10.06.04 00:55
    No. 4

    글을 쓰는 건 자신이 원하여 쓰는 겁니다.
    그걸 조금이라도 낫게 좋아지도록 하려는 노력이 작가를 만듭니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그 작업을 즐기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자면 잘 안되는 글을 붙들고 억지로 리메이크, 리메이크 하면서 버티는 겁니다.
    가장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하다가 마음에 안들면 그냥 버리고, 아니면 묻어두고 새로 쓰시면 됩니다.
    그게 아마의 특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빵의무사
    작성일
    10.06.04 05:04
    No. 5

    저는 경험많은 연재자는 아니지만.... 경험많은 독자로서 조언을 해본다면..
    글쎄요. 솔직히 혼자 읽기 위해서 혹은 작가님의 만족을 위해서 글을 쓴다면 어쩔수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읽히기 위한 글을 쓴다면 꼭 순수함을 가져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독자들의 취향은 가지각색이고 작가님의 순수한 글보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글을 독자들이 사랑할수도 있을테니까요.
    순수함을 잃어버린것 같다는 작가님의 생각을 다른쪽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순수함을 잃어버렸다.. 대신 성장했다. 발전했다. 혹은 노련해졌다.
    순수함이 없다고 꼭 타락한것은 아닙니다.

    ---------------
    PS. 그리고 밑에 덧붙이신 글은 순수하다라기 보다는 순수한척을 했다라고 느껴집니다. 글의 캐릭터의 순수함이 글의 순수함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익재공파
    작성일
    10.06.04 22:06
    No. 6

    묻어둔다라......확실히, 잘 써지지 않는 글을 두고 억지로 이어가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가지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확실히, 순수함만이 글의 다는 아니거니와
    빵의 무사님 말씀처럼 글을 쓴 계기가 일종의 이러면 어떨까? 하는 반항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정말 제겐 씁쓸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이미 묻어둔지 오래된 글입니다만, 꺼낼 때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혹시 모르겠습니다. 정말 지금보다도 오랜 시간이지난 이후에 본다면 지금과는 달리 그저 웃어버리고 덮을까요?
    벌써부터 청소년기의 미련이 남아 '이거라도' 라며 꼬리를 잡고 늘어진 건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니 좀 추하군요.
    답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입맛이 씁쓸합니다. 하하.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이 계시다면, '어린 놈이!' 라고 뒤통수라도 쳐 주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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