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개인 분들의 의견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부디 답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인사올리겠습니다.
'익재공파'라는 거창한 이름을 쓰고 있으나 글쓰는 실력은 미천한 소인배입니다.
문피아의 많은 선배분들께 이렇게 조언을 구하게 된 것은 다름아니라 요즘들어 펜을 들 자격이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입니다.
저는 어렸습니다. 이제와서 그때 글들을 보면 확실히 어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에는 정말 순수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때의 글을 조용히 읽어보면, 실력은 부족해도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드는 그런 힘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지금 자신을 비교해보니 비참한 느낌이 듭니다.
그 이야기는 중반 부분에서 끊겨있습니다.
도저히. 정말 도저히 다음을 어떻게 써야될지. 어떻게 써야 처음 그 은은한 미소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나서 저는 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그래서 인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릴적의 추억과 생각이 담긴 소중한 글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싶습니다만 정신을 차려보면, 한 시간, 두 시간. 단 한글자도 쓰지 못하고 그저 흰 화면을 바라보기만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배님들. 그리고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우님들.
'아이의 순수함을 가지고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그때 썻던 글의 일부를 올립니다.
-애아(愛兒). 사랑하는 아이. 날개를 가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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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설애아 라고 합니다. 풀이하면 눈이 사랑하는 아이, 멋지죠?
에……. 글 쓰는 것이 처음이라 여러분에게 잘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단 저희 가족은 엄마, 나 그리고 날개를 깨끗이 안 씻으면 이가 끓는다고 호통 치시는 할머니. 흠, 그런데 이가 뭔가요? 이가 끓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막, 몸이 가렵다던데.
"애아야, 밥 먹으렴"
"네!"
우리 집은 산꼭대기에 있답니다.
할머니가 그러시던데 전에 살던 사람은 아주~아주 돈이 많은 노신사였대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서 팔았다나? 어린아이는 모르는 게 좋은 거라며 더 이상은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뭐 어때요? 덕분에 엄마랑 할머니랑 나랑 오순도순 살 수 있으니 잘된 거지요.
그런데
"엄마, 이 무말랭이 되게 맛있다!"
"…….마늘장아찌란다"
흠흠. 아시겠지만 저는 이름을 잘 모르거든요. 할머니처럼 쭈글쭈글하고 꽃잎이 노란 할미꽃이나 쥐바라기꽃, 호롱 이런 건 잘 알지만. 비행기라던가 자동차라던가 기차라던가 어느게 어느건지 잘 모르겠어요.
음. 비행기는 오이같은 거에다가 창문을 달아놓고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나는 걸까요?
아. 헬리콥터는 알아요.
파리같이 생긴 것이 돌멩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날죠? 저번에 어떤 아저씨가 산에서 구르는 걸, 우리 엄마가 봐서 헬리콥터를 불러서 구해 주었대요.
물론 저는 그 때에 꽁꽁 숨어 있었지만.
히히, 헬리콥터에서 밧줄이 내려오는 데 멋모르고 이런 부끄러운 말을 해 버렸지요.
"앗! 헬리콥터가 오줌 싼다!"
하면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이리갸웃, 저리갸웃. 앗! 웃지마요!
뒹구르르
저는 하는 일이 없어요. 이렇게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가 학교공부하고 놀러나갔다가 엄마한테 안겨서 잠들고, 이게 끝이에요.
음.......
아아! 삐지지 마세요. 물론 여러분을 보는 것도 제 낙이랍니다.
흐음, 좋아요.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알려줄게요.
"어디 나가니?"
"산책!"
조오기 나무뿌리가 보이시나요?
얼마 전에 나무랑 바위랑 떨어져서 생긴 동굴이랍니다.
에이~ 땅을 보면 안 되죠. 고개를 좀 더 위로!
저기 조그만 절벽에 난 구멍이 보이시죠?
네. 거기에요. 가까이 갈게요.
푸드득
바람이 기분 좋아요. 하늘에서 이렇게 거꾸로 보면 바람이 손에 닿는 것 같죠. 가끔씩 새들이 날아오곤 하는데 새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심심하면 잡으러 따라다니기도 해요. 제일 심퉁맞은 새는 까치. 어쩌다가 자기 보금자리를 지나면 까까 거리면서 물어요.
"읏차!"
다 왔네요. 여기서 보면 등산하는 사람들하고 저~기 멀리 도시도 들키지 않고 볼 수 있답니다. 목마르시다면 여기 뒤쪽에 샘이 있으니 가져다 드셔요.
신기하죠? 새끼손가락만 한 구멍에서 물이 나오는데.
아 잠깐. 그 곳 근처에 새 둥지가 하나 있으니 조심하세요.
깃털이 파랗고 도도한 새의 둥지랍니다.
투둑.
이크, 넘어질 뻔 했네요. 좀 더 안쪽에 평평한 곳이 있으니 그리로 가죠.
.
살결에 차가운 바닥이 닿은 느낌, 차분해지는 마음, 살며시 몸을 감싸는 날개.
"조용히"
바람만이 스며들고 멀리서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렇게 있으면, 가슴 아프다가도 편안해지면서 바람이 가깝게 느껴지죠.
"흠~"
자 가죠. 바람이 주홍으로 고요해진 후에는 어미 새가 올 시간이에요.
"후아아~!"
높게 솟는 바람, 그 바람에 몸을 실은 저.
헤헤, 여러분은 제게 소중해요.
내 말동무, 내 친구.
"잘 자거라"
바람을 맞고 온 뒤에는 보들보들한 이불에 꽁꽁 숨어서 뽀뽀를 받으면 너무 잠이 잘 와요.
우응
꼭 불이 꺼지면 창밖을 보셔야되요?
탈칵.
오늘은 은하수가 지나가는 날.
달은 상현 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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