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문우
작성
10.03.29 13:47
조회
2,675

홍보입니다. 오늘 올린 회 그대로 옮겼네요. 글을 쓰면서 맘에 드는 씬입니다.

27. 디알로 용병단의 저력

"..."

다리아가 쓰러진 것을 본 나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그때였다. 왠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전쟁에서 한눈을 파시면 안 됩니다."

주저앉아 있는 다리아 너머로 보이는 것은 검에 심장이 뚫린 어쌔신 마스터였다. 그의 심장에 박힌 검이 서서히 뽑히자 어쌔신 마스터는 힘없이 쓰러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어쌔신 마스터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베르니스!"

"어서 일어나시죠."

베르니스는 굳어버린 다리아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 순간 이었다! 또 하나의 검은 그림자가 그들에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에스나!"

나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에스나를 불렀다. 그들을 보고 있던 에스나였기에 내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움직이고 있었다.

"스톤 월!"

에스나가 만든 돌의 장벽이 어쌔신 마스터의 길목을 막았고, 그제야 어쌔신 마스터의 행동을 눈치 챈 베르니스는 어쌔신 마스터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었다. 베르니스가 어쌔신 마스터와 싸우는 사이 에스나는 다리아를 보호했다. 나도 베르니스와 합류하여 협공했다.

'릴림! 전쟁에서 한눈을 팔면 안 되지? 이거 빨리 통역해줘!'

'...'

'아악! 베르니스가 멋있는 것 혼자 다하고 나도 멘트 날리고 싶단 말이야!'

'...'

베르니스에게 우쭐되고 싶었지만 옆에 에스나가 있어서인지 침묵하는 릴림 덕분에(?) 어쌔신 마스터와의 싸움에만 집중 할 수 있었고, 베르니스와 나의 협공에 쉽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렇게 쓰러뜨린 어쌔신 마스터가 마지막인 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부상자를 돌보느라 분주한 용병단원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어쌔신 마스터들의 습격도 거뜬히 막아내는 디알로 용병단의 저력에 다시 한 번 놀랬다.

"에스나 돌아가!"

"치~ 필요할 때만 불러 미워~"

나는 마나도 거의 고갈 되었고 통역사가 필요 했기에(?) 에스나를 돌려보냈다. 그녀가 돌아가자 마자 나는 릴림에게 물었다.

'릴림! 아까 그거 빨리 통역해줘~"

'아까 그거? 어떤 것?'

'훗, 전쟁에서 한눈을 팔면 안 되지?  이거 빨리 통역해줘!'

'알았어! 그만 보채! 전쟁에서 한눈팔면 안 된다고 했던 게 누구더라?'

뭔가 요구한 내용보다 길어 보였지만 릴림을 믿고 그대로 베르니스에게 말했다.

"전쟁에서 한눈팔면 안 된다고 했던 게 누구였더라?"

"무슨 뒷북치는 소리냐? 빨리 부상자 수습 안하고 뭐해?"

베르니스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쏘아 붙이며 말했다. 그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상자를 치료하러 가버렸다.

“...”

‘강적이네?’

‘아악 타이밍을 놓쳐서 그래!’

어쌔신과의 전투가 종종 있는 곳인지 용병들은 다양한 해독약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베르니스의 신성마법으로 용병들을 치료하다 보니 빠르게 독을 치유 할 수 있었다. 다만 걱정 되는 것은 디알로 용병단의 마스터 덴버가 아직 복귀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죽은 용병단원과 어쌔신 마스터들을 묻기 위해 땅의 정령을 소환 하려고 했다.

“에스...”

‘잠깐!...에스나 말고.. 노이스 불러...’

‘참. 릴림 그러고 보니 왜 에스나만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거야?’

‘그거야 부끄러우니까...’

‘키스 한 것 때문에 그러는 건 알겠는데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에스나와 계약을 맺은 초기에 릴림은 이러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어느 순간 에스나만 나오면 벙어리가 되어 버리니, 에스나만 소환하면 나 또한 벙어리가 되어버리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그건 잘 때마다 계속 생각나니까...’

!! 그렇다 바로 이것이었다. 릴림의 약점을 알아 낸 것이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노이스!”

나는 노이스를 불러 지면에 구덩이를 만들게 하여 시신을 묻어주었다. 열심히 일하는(?) 노이스를 바라보며 생각 한 것은 단 한가지였다. 바로 릴림의 약점으로 어떻게 릴림을 컨트롤 하느냐는 것!

“흐흐흐”

“미르마루님 왜 그러세요?”

“아! 아닙니다.”

동료를 잃은 용병들이 슬퍼하는 이때, 나는 히죽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이상한(?) 모습에 알비아가 조용히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그때였다. 용병단장 덴버와 사라졌던 쉐도우가 나타났다. 그는 죽은 어쌔신 마스터의 시신을 수습하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급이 다른 상대였기에 아무도 그에게 섣불리 다가서지 못한 채 긴장하며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했다.

“전멸이라니! 과연 괜히 최고의 용병단이 아닌가보군.”

그는 우리들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그림자처럼 사라져 버렸다.

“단장님은!”

“아..아빠.. 설마..”

“단장님이 질리 없어!”

“설마!?”

쉐도우가 다녀가면서 용병단원들과 상인들은 술렁거렸다. 특히 덴버의 딸 다리아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덴버와 쉐도우가 싸우기 위해 사라졌다가 쉐도우만 몸에 상처하나 없이 나타났다. 그 사실은 덴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적이 맴도는 침울한 분위기에 누군가가 조용히 말을 걸었다.

“다들 왜 이리 풀이 죽어 있는 건가?”

“덴버 단장님이...”

“단장님!”

어느새 다가온 덴버가 웃으며 서있는 것이었다. 우리의 모든 시선은 갑자기 나타난 덴버에게 집중되었다.

“아..아빠?”

“하하하 쉐도우 따위에게 당할 내가 아니지~ 뭐야? 나는 너희를 믿었는데, 너희는 나를 믿지 못한 것이냐?”

“쉐도우가...”

“물론 이기지는 못했지, 원악 민첩한 놈이라. 그래도 우리가 어쌔신 마스터를 전멸시켰으니 우리 디알로 용병단의 승리다!”

“와~!!”

덴버의 외침에 모든 용병단원들은 소리를 질렀다. 그것도 잠시, 덴버가 손을 들어 저지하자 단번에 조용해졌다.

“사상자는?”

한 용병단원이 덴버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 말을 전했는지 몰라도 덴버의 표정은 일그러트렸다. 그는 말없이 죽은 용병단원을 묻은 곳으로 걸어가 묵념을 취했다. 그의 모습에 모든 용병단원은 그의 뒤에서 같이 묵념을 취했다. 그 중 죽은 동료와 친한 벗이 있었는지 울고 불며 난리 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며, 아무 말 없이 멍한 표정으로 무덤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이런 일은 익숙한 용병이라 그런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한 후 우리는 다시 샤이닝 캐슬로 출발하게 되었다.

“...”

처음 마을에서 나설 때완 다르게 모두 조용히 길을 걷고 있었다. 중간에 나타나는 어중간한(?) 몬스터는 어쌔신 마스터와의 전투에 비해 손쉽게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단 한명의 부상자조차 없는 다일로 용병단의 저력에 나느 다시 한 번 놀랐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덴버의 지시에 의해 숙영지를 잡았다. 신속히 텐트를 치는 용병과 식사를 준비하는 용병, 그리고 상단의 물품을 정리하는 용병으로 나누어졌다. 나는 덴버의 부탁을 받아 정령을 소환해 주변을 경계했다.

“프릴! 노이스!”

나의 부름에 나타난 정령은 하나였다. 갈색 웨이브 머리를 가진 14세 전후로 보이는 소녀. 바로 나와 계약한 땅의 중급정령 노이스였다. 다리아의 체인 라이트닝을 막아주느라 프릴은 자신의 힘을 다써버렸던 것이었다. 자신의 힘보다 높은 힘에 타격이 큰가보다. 나는 그녀가 걱정되어 노이스에게 프릴의 안부를 물었다.

“프릴은?”

“아직 정령계에서 회복중이야! 일단 정령계에만 있어도 모든힘이 회복되지. 괜찮을 거야.”

“그렇구나. 그럼 주변의 놈(땅의 하급정령)들에게 경계 좀 부탁해줘. 무슨 일 있으면 나에게 알리고~”

“응~”

나의 말에 노이스는 숙영지 근처를 담당하는 놈들을 불렀다. 노이스의 말에 놈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숙영지 주변을 경계했다.

꼬르르르

밤낮이 없는 디로스 대륙에서 믿을 것이라곤 시계뿐이었다. 그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밥 때가 되었음을 확인한 나는 노이스에게 경계를 맡기고 음식을 만들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곳도 조선처럼 밥은 여성이 하는지 대부분의 요리사는 여성이었다. 물론 몇 몇의 남자도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여자용병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알비아 공주도 이곳에서 공주인 것을 내색하지 않았기에 돕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과연 그녀가 음식을 만들어나 보았을까?’

‘흥~ 알게 뭐야? 왕궁 요리사들이 다 만들어 줄 것인데 해봤겠어? 안 봐도 뻔하다~’

‘그런가?’

용병단장 덴버의 딸 다리아도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알비아 공주가 초보임을 알고 그녀에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배가 너무 고파 그녀들에게 다가 갔다.

“아직 인가요?”

“아~ 미르마루님. 다되어 가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내가 인기척을 내자 알비아 공주가 대답해 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다리아는 나를 밀어내며 말했다.

“보채지 말고 저기 베르니스처럼 얌전히 앉아 있어.”

다리아는 나무에 기대어 있는 베르니스를 가리키며 나를 밀어 밀었다. 나를 베르니스와 비교하다니. 나는 순간 화가나 그녀에게 소리쳤다.

“네! 누님.”

나는 절도 있게 턴을 한 후 베르니스에게 걸어갔다. 다리아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요리에 전념했다.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안 된다. 뭐가 안 되냐고? 나이가 안 된다. 처음에 겉모습만으로 나보다 한참 어리다고 여겼었는데 나보다 2살이나 많은 21세였다. 그 사실을 안 후 그녀를 누님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처음엔 믿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의 분위기에 의해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나무 옆에 기대어 자신의 갑옷과 검을 닦고 있던 베르니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나를 보며 말을 내 뱉었다.

“뭐지?”

나에게 무슨 볼 일이냐는 듯 물으며 바라보는 베르니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볼일이라곤 눈곱만치라도 없었다.

“그냥... 뭐하냐?”

“보면 모르냐? 장비 손질하고 있지.”

“그래”

나는 마땅히 갈 곳이 없었기에 장비 손질을 하는 베르니스 옆에 걸터앉았다. 내가 자신의 옆에 앉자 뭐냐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베르니스도 이내 자신의 장비 손질에만 몰두했다. 10여분의 침묵이 흘렀을까? 베르니스가 나지막이 물어왔다.

“너 어디서 온 사람이냐?”

“무..무슨 소리야?”

“아까 전투 때 이곳에서 전혀 듣지 못한 언어를 사용 했어 너”

“그..그건....그..그게...”

“됐어. 말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묻지는 않겠어.”

베르니스가 이렇게 쿨 한 남자였던가? 또 다시 베르니스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니 보게 되는 줄 알았다.

“훗! 그것이 너의 약점이겠군. 앞으로 나한테 잘하는 것이 좋을 거야!”

베르니스는 손질하던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더니 식사 준비 중인 알비아 공주에게 가버렸다. 솔직히 약점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괜히 그에게 약점 잡힌 기분이었다. 사실 이 곳 사람들에게 다른 세상에서 왔다고 떠들고 다니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조선 있고, 이곳에서 넘어온 사람이 자신은 지구의 사람이 아니라 쥬니퍼 행성 사람이라고 떠들어 댔다면 나도 분명 그를 미친놈 취급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괜히 다른 곳에서 왔다고 말해 복잡해지기 싫어서 감추고 있을 뿐이었다.

“미르마루님도 어서오세요! 식사준비 다됐어요.”

그때 손을 흔들며 알비아 공주가 소리쳤다. 그 순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는 베르니스를 보고, 혹시나 그가 알비아에게 딴소리 할까봐 허겁지겁 뛰었다.

“어머. 미르마루님 엄청 배고프셨나보네요?”

밥이라는 말에 허겁지겁 달려왔다고 생각했는지 알비아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아. 네. 하하”

나는 어색한 미소를 날리며 베르니스의 눈치를 살폈다. 베르니스는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듯 간의 식탁으로 가더니 알비아 공주에게 말했다.

“빨리 밥 줘~ 배고파.”

“어머 그래? 잠깐만~”

알비아 공주와 다리아는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식탁으로 옮겼다. 야외 숙영용 음식치곤 푸짐한 음식이 식탁위에 올라 왔지만 나는 우물쭈물하며 베르니스를 경계하며 바라볼 뿐이었다. 모든 음식이 놓이자 알비아 공주와 다리아도 의자에 앉았다. 알비아 공주는 내 옆자리에 다리아는 베르니스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토비안은 은근슬쩍 알비아 공주와 내 사이에 앉았다.

“미르마루님 이것 좀 드셔보세요~”

“아 예...”

베르니스의 눈치만 살피던 나에게 알비아 공주가 말을 걸었다. 여전히 베르니스를 바라보면서 알비아 공주가 만든 스프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

순간 스프를 내 앞의 베르니스에게 품을 뻔했다. 그에 반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유롭게 자신의 스프를 먹는 베르니스의 스프를 보다가 다시 내 앞에 놓인 스프를 확인했다.

‘색깔이 다르다...’

베르니스의 앞에 놓인 스프는 연노랑색의 스프였고, 내 앞에 놓은 스프는 녹색빛깔을 띄었다. 아무래도 녹색스프는 알비아 공주가 만든 듯 했고, 연노랑색의 스프는 다리아가 만든 듯 했다.

“어때요? 맛있어요? 처음 만든 건데...”

“...”

물론 맛이 없지는 않았다. 맹물을 맛없다고, 무(無)맛이라고 표현한다면, 이 스프는 분명 맛이란 것이 존재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 그래 바로 그 맛이다.

“왜 그러세요? 맛이 없나요?”

그녀의 물음 나는 차마 대답을 못하고 토비안을 바라보았다. 토비안은 무엇이든 잘 먹는 것일까? 벌써 자신의 그릇을 다 비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토비안은 토비안이고 나는 나이다. 나는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기에 솔직하게 말했다.

“알비아 양! 이런 스프는 처음입니다. 정말 맛, 있습니다.”

암 그렇고 말고, 분명 맛이란 것이 존재했으니까...그런 나의 대답에 활짝 웃는 알비아. 그녀도 자신감을 얻었는지 자신의 스프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아...”

너무 맛, 있어서 감동 받은 것인가? 갑자기 알비아가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베르니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가 울린 것도 아닌데 나를 째려보는 베르니스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아직까진 나의 비밀을 눈치 채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참았다. 베르니스의 한참 눈총을 받고 있을 때 알비아가 입을 열었다.

“맛없네요..흑...고... 흑 고마워요 미르마루님 흑.”

알비아는 음식을 만들면서 지금까지 맛을 본적이 없었던 것인가? 이제야 자신의 음식을 비판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왠지 측은해 보여 나는 빠르게 내 앞의 스프를 마구 먹어 치웠다.

“아닙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벌써 한 그릇 뚝딱했습니다. 보세요. 토비안도 잘 먹잖아요? 꼬맹아 맛있지 더 줄까?”

불행 중 다행인지 토비안의 입맛에는 맞았나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토비안을 끌어안아 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바로 토비안의 그릇과 나의 그릇에 알비아가 만든 스프를 담아왔다. 그때였다. 식탁에 새로 가득 담아온 스프를 내려놓는 순간 나는 베르니스의 그릇이 빈 것을 확인했다. 베르니스가 나와 눈을 마주치자 의도를 눈치 챘는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알비아 양이 만든 스프를 담으러 갈려고? 뭘 자리에서 일어나시나? 내가 일어난 김에 가져다줌세!”

베르니스는 알비아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 역시 그의 시선을 따라 알비아를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표정은 기대에 찬 눈빛이었다. 그 모습을 본 베르니스 역시 별 말을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크크크하하하하핫 혼자 죽을 순 없지’

‘도대체 무슨 맛 이길래?’

‘너 빙의해서 한번 먹어볼래?’

‘...’

릴림이 잠깐 호기심을 가졌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진듯했다. 나는 아직도 많이 남은 스프를 베르니스의 그릇에 넘칠 것 같이 담았다. 조금만 떠가면 정 없어 보이니까...

‘흐흐흐’

히죽거리며 돌아오는 나의 모습이 베르니스는 자신을 죽이러 오는 사신처럼 느껴지는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예전에 알비아의 음식을 먹은 적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식탁에 도착하자 다시 담담한척 하는 베르니스, 나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났지만 참았다.

“아까 배고프다고 했지? 특별히 많이 떠왔어~ 모 자르면 또 말해~”

“그..그러지...”

내 앞에 다시 가득 담겨있는 스프의 존재는 잊은 채 베르니스가 알비아의 스프를 먹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 하였다. 그는 성기사답게 인내력이 좋은지 아무런 내색하지 않으며, 최대한 맛있게(?) 스프를 먹었다. 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몸은 인내력으로도 컨트롤 할 수 없는가보다. 나는 베르니스를 바라보며 쾌감을 느꼈다. 베르니스의 연기력(?)이 너무 좋아서일까? 그의 옆에 있던 다리아가 물었다.

“베르니스~ 맛있어?”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나는 먼저 다리아의 그릇이 비어있는지 확인했다. 확인 결과, 다행히(?) 그녀의 그릇은 비어 있었다. 내가 다리아에게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언니!”

“응?”

“제가 떠 드릴게요!”

우리가 너무 자신감을 많이 키워 준 것인가? 다리아의 빈 그릇을 알비아가 가져가 버렸다. 사실 다리아는 연약한(?-사실 동안에 몸도 작아 연약해 보이기는 한다) 여자라 간만 볼 정도로 조금만 떠오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알비아의 그릇에는 꽤 많은 양의 스프가 담겨있었다.

잠시 후

엄청난 속도로 알비아의 스프를 먹는 다리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고통(?)은 짧게 끝내기로 결심했는지 최대한 빨리 삼키려는 듯 했다. 그 모습에 자신의 스프가 맛있어서 그러는 줄 착각한 알비아는 눈을 반짝였다. 빠른 속도로 스프를 삼켰(?)기에 다리아의 그릇은 금방 비어졌다.

“언니 또 드려요?”

‘뜨헉’

알비아 공주의 말에 베르니스와 나는 움찔했다. 우리 둘의 그릇이 다 비어 가는 것이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당사자인 다리아는 말할 것도 없었다.

“배가 불...”

“아빠 빼놓고 맛있는 것 먹고 있는 거니?”

그때였다. 꼭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그때 다리아의 아빠인 덴버가 다가왔다. 용병단장이라 지금까지 사건을 수습하느라 밥도 먹지 않았던 것이다. 그 순간 다리아의 눈빛이 반짝였다.

자연란 판타지 미르마루 전기


Comment ' 3

  • 작성자
    Lv.92 무무무뭉
    작성일
    10.03.29 18:48
    No. 1

    저기 본문을 그대로 올리신 양이 너무 많네요 ㅇㅅㅇ;;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문우
    작성일
    10.03.29 19:15
    No. 2

    -ㅅ-; 볼만큼만 보고 맘에 들면 가서보시길 바라며 올렸어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 소봉
    작성일
    10.03.29 20:31
    No. 3

    너무 많으면 오히려 그냥 스크롤을 내리게 되요.
    원문을 그대로 올리고 싶으시면 재미있겠다 싶은 한단락정도만 붙이시는게 더 나을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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