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4 귀하신몸
작성
10.03.07 21:11
조회
3,639

오랜 만에 좋은 무협 작품을 발견해 추천 글을 올려 봅니다.

그자리작가님의 혼사행이라는 작품입니다. 글의 첫 인상은 뭐랄까요? 기름기가 쏙 빠진 고기처럼 대단히 담백한 느낌입니다. 쓸데없는 말장난이나 필요치 않은 묘사들, 그리고 주입식 설명을 과감히 빼버렸다고 할까요? 서장이 15편이나 되는데 이야기의 진행방식이 대단히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정확한 표현일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짜인 각본을 보는 것처럼 막힘없이 이어지는 서사적인 전개 방식입니다.

첫 부분은 주로 주인공에 대한 설명과 성장과정이 대단히 집약적으로 흘러갑니다. 주인공인 황조령이 무림맹에 가는 일부터 본격적인 이야기인 혼사행까지, 마치 고도로 정제된 강철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근래의 무협에 길들여져 적응하기 힘든 빠른 전개에 조금은 몰입감을 잃기도 했습니다. 너무 직관적으로 흐르는 듯 하는 주인공 중심적이고 빠른 전개가 당황스러웠다고 할까요? 처음엔 전체적으로 훑듯이 읽어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곧 스크롤을 내리는 속도가 현저히 줄면서 빠져드는 매력에 헤어나기가 힘들더군요. 근래에 읽었던 많은 소설에서 특별히 중요치 않은 일들을 구구절절 늘여놓아 초반부에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혼사행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서장 15편이 웬만한 책 1권을 읽은 것 마냥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혹시나 너무 집약적이고 빠른 전개가 몰입감을 방해한다는 약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요점을 간추린 영상처럼 생생히 기억하기도 쉬웠습니다. 현재 연재된 분량은 대략 40여 편이고 작품 속의 시간의 흐름은 17년 정도인데, 연재분을 모두 읽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지? 하고 고민한 적이 없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대화나 생각이 그 위치와 나이에 걸맞다는 것입니다. 소설에는 짜임새나 개연성 또한 중요하지만 나이에 걸 맞는 말과 행동이 없다면 도통 손이 가질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생각 없는 대사와 행동을 남발하는 것만큼 매력 없는 작품도 없으니까요. 과도한 설정으로 주인공을 잡아먹는 일이 없고, 어울리지 않는 언행과 행동으로 작품의 질을 떨어트리는 일도 없습니다. 이야기의 진행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으나 주인공과 기타 인물의 성격이 터무니없이 변질되지 않는 점도 몰입감에 힘을 실어 주는 장점으 로 꼽을 수 있습니다.

더 말하고 싶은 장점도 있으나 과도한 칭찬이 추천 글을 읽으실 독자 분들의 반감을 살까 걱정됩니다. 그리고 감히 단점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고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격투에서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등장인물들 간의 격투와 무술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전개는 아니지만 좀 더 치열하고 생생한 묘사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진양교주 모용관과의 결투,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사왕곤과의 결투까지. 그냥 이 부분은 배부른 푸념이었습니다.  

조회수와 댓글이 충분히 많은 것을 보면 이미 작가분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으나, 작가님의 오랜 노고 속에 탄생했을 글을 읽었으니 추천글 정도는 예의라 생각하여 적어 보았습니다. 다만 표현이 서툴고 문학적 지식이 부족해 올바른 전달이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부디 좋은 작품이라는 마음 정도만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구구절절 늘어놓은 추천글에 부담을 느끼신다면 그냥 우연찮게 발견하신 기분으로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그자리님의 혼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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