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을 만든다고 치자."
"...예?"
뜬금없는 남자의 말에 소녀는 멍하니 대꾸했다.
“네 소원들을 나열하는 거다. 그런데 무자비한 신이 있어 최소한의 소원만을 들어줄 테니 목록에서 한 줄씩을 지워나가라고 한다면.”
과묵했던 남자치고는 말이 길어진다. 그래서 더욱더 그의 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소녀는 숨을 죽이고 남자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남자의 눈동자가 소녀를 바라본다. 시리도록 푸른 눈동자가 대답을 강요하고 있었다.
“넌 무엇을 마지막까지 남겨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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