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보의 글에 앞서.
혹여, 나를 아는 선배든, 후배든, 추한 모습 보인다며 어쭙잖은 욕은 하지 마시라. 부탁이건데 제발 그러지는 마시라.
해질녘, 아이들이 놀고 간 동네 빈 놀이터에서 우연히 발길에 걷어차인 빈 소주병을 하나 발견 했노라 여겨 주시라.
그렇게 못 본 척 이해해 주시라.
하찮은 달음박질, 넘어지고 깨어져도 주저앉지 않고 최선을 다 하여 절름절름 뛰고 있다, 여겨 주시라.
2) 홍보의 글에 앞서.
똥고집으로 말미암아 설정도 참 어수룩합니다.
제 잘난 맛에 도취가 되어 읽는 이에 대한 배려도 기대할 게 그다지 없습니다.
익숙한 중국의 무대도 아니고, 친근한 구파일방도 나오지 않으며, 배운 게 없으니 우리 역사도 잘 알지 못하고, 그런 까닭으로 딱히 우리 무협이라고 장하게 말도 못합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꿔다놓은 누더기 글이라고 보시면 딱 적합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멋에 흥겨우니 부끄러운 줄도 모릅니다. 홀로 좋아 깨춤추다가 그렇게 제풀에 상심한 속내를 변변찮은 이야기로 십여 편을 풀어놓았습니다.
이야기 풀어낸다고 해서 하루하루 이어나갈 밥이 나오나, 자식새끼 좋아라할 떡이 나오나. 그동안 얻고 가진 것보다 잃어버린 게 더 많았습니다.
그러니 늘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그러다가 결국은 몹쓸 웃음을 지으며 낯부끄러워진 다짐 앞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바보 같은 걸음이니 혼자서 나무랍니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누구나 그 꿈을 다 이루지는 못하고 산다. 그러니 적당히 주접떨고 물러서자.
이렇게 구걸하여 얻은 만족이 뭣이 대단할까.
온전한 소원 다 풀지는 못했어도 그만하면 흉내나마 내보았잖으냐.
그러면 됐다. 그만 해라.
그런데, 그게 안 됩니다.
자존심 없이 길거리에 마구 버려진 광고지가 될지언정 한 번쯤 읽어달라고 내밀기라도 해보자.
그래...이번이 마지막 벼랑이다.
또 떨어지지 말자.
번번이 그러면서 또 벼랑 앞에 서있습니다.
강호영웅이 될 기연도 인연도 없는 현실의 낭떠러지가 있습니다.
그 벼랑 앞에 선 바보가 있습니다.
그 앞에 서선 손 한 번 쑥스럽게 내밀겠습니다.
손 잡으며 함께 떨어질 낭떠러지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3) 홍보의 글.
바람에게서 혼을 전해 받은 ‘수지니’라고 불리는 한 사내의 이야기. .....무협입니다.
기존 독자 분들께 죄송함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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