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첼님이야 문피아에서 워낙 유명한 '희망을 위한 찬가'의 작가분이시고, 글을 보면 인문학적으로 깊은 소양을 가지셨음을 그 방면에 문외한이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내용을 쓰시기도 합니다. 뭐 어려운 내용도 많지만, 카이첼님의 글은 어려운 내용을 넘기고 보아도 글을 읽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무시무시한 장점이 있기도 하니 인문학 쪽에 조예가 없어도 한번 읽어보시면 빠져드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희망찬 이후 좀 더 쉬운 내용으로 본격 양판소설을 지향하며 '서브라임'을 쓰셨고, 그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또 다른 소설 '잃어버린 이름'을 현재 연재 중이시죠.
저는 서두에 말한 그 방면에 문외한이라 철학적인 내용에 대하여는 감히 적을 내용이 없는 관계로 그 외의 다른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
요즘 무협이나 판타지를 보면서 깨달음에 대해 나오면 참 거북하다 느끼곤 합니다.
처음 그런 표현을 접했을 때는 참신하게 느꼈었는데 어느새 구 무협에서 절벽 추락 후 기연 습득 과정처럼 주인공이 강해지는 데 있어서 필수 과정이 되버리고 난 지금은 오히려 거북해졌습니다.
작가님들이 참 그 부분을 두루뭉실하면서도 대충 묘사하는 것 같은데 참 자주 써먹히는 표현이기도 하구나 느끼곤 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닐까 싶더군요. 생각하는 것을 글로 모두 표현한다는 건 정말 많이 알고 똑똑하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를 만족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니까요.
제가 처음 카이첼님의 글을 보면서 느꼈던 건 이 양반 정말 천재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카이첼님의 글을 보면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이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 하나하나가 버려지는 것 없이 모두 써 먹힌다는 것과, 그 동안 다른 무협이나 판타지를 보면서 아쉬워했던 뭔가 어설픈 표현들이 너무 실감 나게 묘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깨달음이나 의식의 확장 같은 걸 표현하는 것이나 천재를 묘사하는 글 중에서 이렇게 납득을 하면서 본 적이 있는 소설이 없었는데 카이첼님의 글을 보면서 그동안 느꼈던 아쉬움들이 모두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ㅋ
이번 '잃어버린 이름'에서는 거대 로봇도 나오고, 요즘 유행하는 츤데레 여주인공도 나오고, 주인공을 노리는 또 다른 절대 미모와 절대 능력을 지닌 사랑의 경쟁자 여왕님도 등장합니다.
소드마스터 정도는 길가의 돌멩이 만큼이나 능력 발휘하기 힘든 먼치킨 설정이기도 합니다. 본격 양판 지향 소설 2탄이니까요.
하지만 '잃어버린 이름'을 읽다 보면 이런 설정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추천 글을 제대로 쓸 재주가 없어 제대로 된 추천은 못 하지만 아직 안 읽어보신 분들께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합니다.
ps. 뭐... 추천을 보시고 연참을 해주실지도 모른다는 음흉한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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