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으로 뛰는 것이다.
-by iverson-
헉, 헉
거친 숨결이 체육관 곳곳에서 파고든다.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상대의 림을 향해 공을 날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미 선수들의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어이! 10번 그쪽이 아니라 저쪽으로 패스하라고!”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맘에 안 드는지 연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체육관에는 선수들의 부모와 열혈팬 500여명 정도만이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축구나 야구에 비해 농구의 열기는 상대적으로 열약했다. 프로농구라면 모를까, 특히 이런 대학리그 같은 열약한 환경 속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선수들도 이런 사정을 아는지라 쉬엄쉬엄 할 법도 하지만 그들에겐 농구만큼 소중한 것이 없었다.
“어이! 10번! 저 자식 말 더럽게 안 듣는구먼. 야! 쟤 빼고 26번 투입해.”
평소 엄격하기로 소문난 명운대학교의 김 감독은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플레이를 한 10번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하라는 신호를 냈다.
“알겠습니다.”
코치는 김 감독의 명령에 몇 마디 상의도 하지 못하고 재빠르게 심판에게 다가가 선수 교체 싸인을 내렸다.
“얌마. 넌 아까부터 왜 내 작전대로 안하고 니 멋대로 플레이 하냐? 엉?”
김 감독은 차마 선수를 때리지는 못하고 목소리를 돋우면서 격하게 소리를 질렀다.
“저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등번호 10번을 달은 선수는 고개를 숙이며 수건으로 땀에 젖은 몸을 훔치며 대답했다.
“허 참, 네 녀석이 실력 좀 있다고 내 작전대로 하기 싫다는 모양인데 어디니 맘대로 해봐. 담엔 국물도 없을 줄 알아!”
등번호 10번의 선수는 김 감독의 으름장에 결코 승복할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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