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란 거울과 같아서 한 번 깨지면 내 얼굴이 비춰도 일그러져 있다.'
예전 제 선배 형님께서 말씀해주신 말이죠. 먼저 제가 쓰는 소설 '심장'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군요. 연재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오랜 시간 연락을 드리지 않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한달도 되지 않는 사이에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답니다.
음... 변명이라고, 핑계라고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복받쳐 오르는군요. 그냥 한 번 주절주절 떠들어보겠습니다.
전 지금 표면상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없다는 말처럼 글에 몰두하면서 공무원 시험은 소홀하게 되더군요. 그 결과, 시험에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나름 자신은 있었으나 세상 만사가 그렇듯 노력하지 않은 일에 결과가 나올 리 없겠죠. 보기 좋게 떨어졌습니다.
며칠 전, '돈 안 되는 헛짓거리 집어치우고 공부나 해라.'라는 소리를 들었지요. 여러 사람,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간단히 축약한다면 바로 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겠네요. 약간 다툼이 있어서 그 와중에 제가 글을 쓰던 컴퓨터는 쓰지 못할 정도로 박살이 나버릴 정도로 상황이 그리 좋지는 못했답니다.
솔직히 글 읽는 걸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듯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기는 그리 쉽지 않겠죠. 꿈을 먹고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아시다시피 그 꿈은 내 정신을 배부르게 할 뿐, 내 배는, 내 가족의 배는 채워주지 못하니까요.
제가 일해서 버는 걸로 저 하나쯤은 만족할 수 있으나 주변 지인들은 그렇지 않으니 그게 괴롭습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지만, 일단 장남이라 주변 사람들을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전 글을 쓰고 싶습니다. 단 몇 분이라도 제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제 자기만족도 있겠지만요.
그러나 쉽지가 않네요. 주변 사람들의 압박과 제 스스로의 자괴감,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 지쳐가고 있습니다. 힘드네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의 저는 지금 연재하는 글, '심장' 만큼은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이후의 일을 생각해 볼 생각입니다. 대신 예전처럼 일일연재나 연참, 연참대전의 참가 등은 그리 쉽지 않을 듯 싶네요.
공지 대신 평소처럼 글을 올리면서 나중에 덧붙이는 게 모양새가 좋을 듯 싶으나 써놨던 글들이 완전히 공중을 날아버린 상태라 글은 올리기 힘들고 말만 하고 싶어서 이렇게 공지로 띄웁니다.
글을 쓰지 않고 술만 퍼부은 지 얼추 한 달 가까이 되어갑니다. 사실 글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쓰겠다 생각해도 머릿속에 공이 왔다갔다하고 미친 놈처럼 월드컵 결승골을 넣은 선수처럼 혼자 열광하는 것도 이제 그만하렵니다.
이제...... 글을 정말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주 글을 올리진 못할 듯 싶군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은 토끼가 내 양팔 간격에서 멀어지기 전에 빨리 낚아채는 것 뿐이다.'라고 누가 말한 게 생각나서요.
저도 '심장'이란 소설이 이렇게 길게 갈 줄 예상치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봐줘서 너무 감격했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사실 술 먹고 덧글과 쪽지를 보면서 운 적도 있지요^^;;
솔직히 제가 처음 짠 시놉시스에선 첫 번째 월든컵이 끝이었으니까요. 그 이후, 너무 크게 불어났습니다. 이야기를 너무 길게 끌지도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천천히, 기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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