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초보유부녀
작성
09.05.28 09:01
조회
3,665

당선자 주원규씨는 주류 문단 시스템과는 전혀 무관한 자리에서 독립적인 글쓰기를 해 온 이였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다시 신학대에 들어갔으나 양쪽 모두 졸업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총회 산하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계속해 올 3월 목사 안수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200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지만, 그 전이나 후나 문단과는 거의 아무런 끈도 맺지 않고 홀로 글을 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정치 스릴러 소설 <시스템>을 출간하기도 했다.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서인지 다른 취미는 없이 책 읽고 영화 보는 걸 즐깁니다. 따로 문학 공부를 한 적은 없고, 책을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직접 글을 써 보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군에서 제대하고 공대에 재학하고 있던 2001년께부터 습작을 했습니다

열외인종 잔혹사>는 노숙자와 비정규직 여성, 극우파 노인, 게임 마니아인 청소년 등이 각기 다른 일로 코엑스 몰로 모여들고 그곳에서 양머리탈을 쓴 수수께끼의 무장 집단과 마주쳐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소설이다. 문학평론가 황종연씨의 평론집 제목을 인용하자면 ‘비루한 것(들)의 카니발’이 첨단 도시문명을 상징하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코엑스몰에서는 임시직 전기 설비기사로 일하다가 정리해고된 체험이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지배 아래 가혹하게 억눌리고 잔혹하게 퇴출되는 ‘열외 인간’들의 처지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듯 써 보고 싶었습니다.”

<열외인종 잔혹사>는 본심에서 당락을 겨룬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도 문장이 거친 편이었다. 이 작품에 밀려난 나머지 세 작품이 문장의 완성도에서는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만큼 이 소설의 문장은 ‘문제적’이었다.

“제 문장이 거칠고 정제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글을 매우 빨리 쓰는 편이고 일단 완성된 작품에 대해서는 좀처럼 퇴고를 하지 않습니다. 반성할 부분이죠. 심사위원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고치고 다듬을 부분은 다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나름의 문체랄까 스타일을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원규씨가 자신의 문체를 설명하면서 예로 든 작가는 <제5도살장>의 미국 작가 커트 보니거트였다. 1960년대 블랙유머 소설을 대표하는 보니거트는 국내에도 적잖은 마니아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다. 본격소설과 장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타일, 해학적인 문장에 슬픔과 고통을 담는 역설적인 문체, 그리고 이른바 ‘문학적’ 문장과의 거리두기 등에서 주원규씨의 이번 당선작은 아닌 게 아니라 보니거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국내 작가로는 백민석, 김영하, 배수아 등을 좋아한다고.

“소설을 쓰면 마음 속에 품었던 안타까움, 분노, 슬픔 등을 속 시원하게 풀어 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카타르시스랄까 자위행위 같은 짜릿함이 있어요. 물론 문학이란 게 거기서 더 나아가 독자와의 소통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는데 솔직히 아직은 그 지점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씨는 목사 안수를 받았지만, 건물로서의 교회에는 거의 출입을 하지 않고 예배 집전도 하지 않는다. 몇몇 뜻 맞는 이들과 함께 헬라어와 히브리어, 희랍어 등으로 된 성경 ‘원전’을 강독하는 게 그의 ‘예배’다.

“<열외인종 잔혹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당했을 때 구상했던 작품입니다. 노통 자신이 비주류이자 크게 보면 ‘열외 인간’ 아니었겠습니까. 이 소설에서는 열외 인간들의 지도자로 떠받들려진 노숙자가 결국 희생되는 것으로 처리되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면서 그 결말이 생각나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

역시 시스템 읽으면서 상당히 내공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겨레 문학상까지 수상, [열외인간] 사러 우리 서점으로 출동해볼까요


Comment ' 29

  • 작성자
    Lv.21 雪雨風雲
    작성일
    09.05.28 09:24
    No. 1

    이게 왜 한담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Girdap
    작성일
    09.05.28 09:33
    No. 2

    오! 시스템 잘 읽고 있었는데.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초보유부녀
    작성일
    09.05.28 09:35
    No. 3

    음 일단 문피아 연재한담의 규정이,

    문피아에 연재되는 글에 한해서 게시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요,

    비록 시스템은 문피아에 연재되지만, 문학상 수상작품인 [열외인간]은 아니기에, 추천으로 할려니, 조금 그런거 같고 해서,

    카테고리를 한담으로 했습니다.

    제가 잘못 했나요, 수정할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여우사냥꾼
    작성일
    09.05.28 09:39
    No. 4

    역시 보통 작가님이 아니었어... 책 꼭 사봐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1 雪雨風雲
    작성일
    09.05.28 09:51
    No. 5

    초보유부녀님 기사만 나와서(마지막 부분을 그냥 넘겼더니...) 이게 왜란 생각이 들었는데 연재되고 있는 거였네요 --a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대륙백제
    작성일
    09.05.28 11:51
    No. 6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약초
    작성일
    09.05.28 12:46
    No. 7

    모르던 사실인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스템 잘 보고 있습니다.

    음모론?? 이런 거 좋아하는데 제 입맛에 굿!! 인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09.05.28 13:40
    No. 8

    이게 왜 한담에 있으면 안됩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09.05.28 13:40
    No. 9

    아참 그리고 작가님 축하드리고 좋은 정보 알려주신 글쓴님도 감사드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도도리표
    작성일
    09.05.28 13:44
    No. 10

    축하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狂猫眼
    작성일
    09.05.28 14:09
    No. 11

    ^^ 내용은 한담이 맞습니다만, 카테고리는 어차피 결국엔 시스템의 추천이니 추천으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담 카테고리는 연재중이신 작가분이 본인의 연재물에 관련된 한담을 하고자 할때만 사용하실 수 있는 카테고리로 알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狂猫眼
    작성일
    09.05.28 14:10
    No. 12

    아- 덕분에 저도 좋은 글 하나 더 선작에 등록되어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狂猫眼
    작성일
    09.05.28 14:11
    No. 13

    아...한담 카테고리의 사용법이 바뀌었군요;;; 죄송합니다. 그냥 한담 카테고리도 맞는것 같습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너그러이 아량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생(流生)
    작성일
    09.05.28 14:16
    No. 14

    덕분에 좋은글 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진무공
    작성일
    09.05.28 16:18
    No. 15

    헛 제 이름이랑 비슷해서 순간 놀래버렸...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OtsukaAi
    작성일
    09.05.28 17:26
    No. 16

    출간이야 작가님이 언급해주셔서 알고있었지만...


    이야~~!!

    멋지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주앤라
    작성일
    09.05.28 20:12
    No. 17

    감사드립니다. 시스템의 작가 주 원규 (bay)입니다. 재미만으로 보면 시스템이 훨씬 더 재미있답니다 ^^ 앞으로 문피아에서 좋 더 흥미로운 작품으로 만나뵈었으면 합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박상준1
    작성일
    09.05.28 20:30
    No. 18

    축하합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초보유부녀
    작성일
    09.05.28 23:03
    No. 19

    주원규 작가님이나, 문피아에서 공지를 해주리라 생각했는데, 없길래 조금은 무례하게 제가 올렸습니다

    반가이 맞아주시고, 이해해 주시니 오히려 죄송하내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9.05.28 23:53
    No. 20

    축하드립니다~~ ^^ 정말 축하드려요~~ 경사다~~!!! ㅎㅎ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싱숑사랑
    작성일
    09.05.29 00:16
    No. 21

    이미 정마(魔)님이 답글을 다셨으므로 이 글은 이미 한담에 뿌리내릴 명분 확보 -_-V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추성(追醒)
    작성일
    09.05.29 01:30
    No. 22

    이런 소식은 좋네요.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히미정
    작성일
    09.05.29 01:37
    No. 23
  • 작성자
    Lv.57 무개념학습
    작성일
    09.05.29 02:17
    No. 24

    케다고리는 꼭 존재해야 하는 걸까요... 그냥 없애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은걸
    작성일
    09.05.29 09:11
    No. 25

    축하합니다.
    더욱 정진해 주시길 바람니다.

    문장이 거칠다~~~이게 또 은근히 매력있죠!
    정제 되지 않은 자연미랄까~이런 글을 읽으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연담지기
    작성일
    09.05.29 09:11
    No. 26

    축하드립니다.

    일부 글에 있어서는 필요 없어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꼭 필요해 보이는 경우도 있는 것이 카테고리입니다.

    이 내용의 경우는

    추천/한담/홍보 다 어울리는군요
    세가지 내용이 다 있으니 말이죠.

    하여간 문피아 연재작가에 관한 이야기는
    어떤 형태로든 연재한담에 환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미련한未練
    작성일
    09.05.29 15:05
    No. 27

    문제적 문장이라..웬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 같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이서림
    작성일
    09.05.29 17:12
    No. 28

    역시...
    조회수 만이 전부는 아닌 듯...
    숨은 진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호야선생
    작성일
    09.06.01 03:16
    No. 29

    문장이 거칠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류문학에서 본 입장이지
    타 장르 소설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무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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