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름을 잃었습니다. 이름을 지탱할 기억 또한 잃었습니다.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한 일입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구성할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니까요.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백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백지라는 것은 말하자면 아무것도 없음입니다. 그것은 내가 사람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모든 힘-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재물, 관계, 지위 등등의 물질적인 것이든 물질적이지 않은 것이든.-을 가장 밑바닥부터 획득하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만이 사실입니다. 즉 나는 본래 내가 그러하든 그러하지 않았든 나 자신의 힘만으로 서야 할 인간이 되었으며 가장 힘없는 바닥에서부터 올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없는 인간이라는 것은 매우 불행하고 절망적인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합리함에 대해 긍정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긍정이라고 할까요, 부정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할까요. 이 세상에 불합리함이라는 것은 차고 넘칠만큼이나 많아서, 나는 항상 상상하곤 합니다. 그 모든 불합리함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나는 비록 기억과 이름을 잃었기에 불합리함을 넘어설 수 있을 힘이 없다고 한다면, 그렇지 않은 이들이 가지게 되는 그 모든 절망과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사회의 체제? 감정? 욕망? 욕구? 생각? 의지?
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듯 답답함만이 얹히고 있는 것은 제가 힘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 답이라는 것이 곧 힘이 존재하는 곳에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일까요. 힘을 가지면 알게 되는 것일까요. 나는 항상 상상하곤 합니다.
그 모든 불합리함의 너머에 있는 힘. 그것이 존재할지 존재하지 않을지조차 알 수 없는 그런 힘에 대한 궁구.
라는 얘기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을 카이첼님의 '잃어버린 이름'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다음 화에서 과연 에위나는 드레스를 입을 것인가! 아니아니, 드레스를 입더라도 무도회에 나올 것인가! 아니아니, 무도회에 나오더라도 위버와 함께 춤을 출 수 있을 것인가! 아니, 그것보다도 과연 에위나와 위버와의 관계에 무언가 발전이 있을(이게 제일 중요) 것인가아아아아아아아[퍽]
.......그,,그레이스도 좋고,,,에위,,,나도 좋으니 제발 달달한 전개르ㄹ....[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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