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에서 우연찮게 만난 사람. 아니, 여자.
- 스, 슬러시 값으로……. 전화번호 하나만…….
단 한 번의 부딪침이 인연을 만들고, 일탈을 만든다.
- 임신 5주째입니다.
감당하지 못할 선고였다. 열 일곱, 열 여덟 또래의 소년이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나 같았다. 도망치고 싶었고, 현실을 부정하고자 하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 아들이래. 건강한 아들이야.
아이를 두 눈으로 보고서야, 그제야 터질듯한 감격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처럼 아릅답지 못하기에…….
아무도 축복하지 않은 어른들 틈에서 여자는 먼저 원망과 그리움, 슬픔을 안고 제 자식과 제가 사랑했던 남자를 버린다.
그 후,
열 여덟 소년과 남겨진 아기.
아버지와 아들.
선우와 진이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 내가 네 아빠야. 내가 네 아빠 정선우야…….
차마 당당하게 외치지 못한 말.
매몰차기만 한 사람들의 시선 틈, 세상 속에 덩그라니 남겨진 두 사람. 그들이 펼쳐가는 잔잔하고도 가슴 찡한 이야기. 눈물 찡하도록 혹독한 삶 앞에, 옅은 웃음을 지으며 볼 수 있는 정겨운 이야기.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그러면서 조금씩 세상을 알고 나아가 성장하는.
"소년"같은 아버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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