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 세 명의 시체가 발견됐다.
원숭이 두개골 요리처럼 뇌수가 없는 정치인, 피의 웅덩이 속에 거죽만 남아 둥둥 떠 있는 연예인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눈이 지켜보는 백주 대낮의 백사장에 목만 효수된 채 걸린 소설가.
그들의 엽기적인 죽음 뒤에 찾아온 것은 추악한 사생활의 편린들.
동일범의 소행인가, 우연의 일치인가.
"강남 안 좋나. 잘 사는 저거 동네 놔두고 하필이면 여 와서 죽노."
박춘봉 형사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운없음을 탓했다. 듣고 있던 김세영이 그의 말을 받았다.
"행님예, 이거 잘 하믄 우리도 승진같은 거 안하겠씸꺼."
박춘봉이 씨익 웃었다.
"그라믄 우리도 강남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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