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홀리 엘크(Holy Elk) 홍보합니다.

작성자
Lv.4 취야행
작성
08.12.17 23:57
조회
390

연재 시작한지 좀 됐는데, 프롤로그를 이제야 쓰게되네요.

보시고 취향에 괜찮으시면 놀러오세요.  

===================================

프롤로그

1

산중에 밤은 검고, 차고, 날카롭다.

겨눈 칼끝을 맨몸으로 마주하고 서 있는 것만큼, 서늘하고 위태로운 밤. 꾸물꾸물한 하늘….

어쩐지 눈이 내릴 것 같아.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여인의 비명소리도 지쳐가고, 오두막 밖의 사내들은 초조함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것이 사내들이란 족속.

새 생명이 태어나려는 찰나.

성스러운 엘크여!

무한의 주인이여!

당신의 여인과 그의 아이를 살피소서.

단발마의 비명소리.

그 위에 눈이 쏟아진다.

먹을 것을 구하러 간 자들은 왜 아니 오는 것이냐?

취향이다 싶으시면 [홀리엘크] 놀러오세요!

2

“조장님, 저기 좀 보세요. 청노루가 살이 통통하게 올랐어요. 저 녀석이면 산모를 배불리 먹이고도, 모두가 먹고도 남겠어요. 배고파요. 우린 벌써 사흘을 굶었잖아요.”

“우리는 운이 좋고, 노루는 운이 없군. 저 녀석을 잡기로 하지. 하지만 총을 써서는 안 돼. 소리를 내서도 안 돼. 흔적을 남겨서도 안 돼. 우리는 쫓기는 몸이니.”  

조원들은 일사불란하게 노루의 퇴로를 차단하고, 둥그렇게 원을 그려 좁혀 들어갔다.

하얗게 눈이 내렸다. 노루에게 퇴로는 없다. 너의 뒤는 죽음이다.

순한 눈의 노루. 체념의 눈빛으로 서 있구나.

“여기 맛있는 것이 있단다. 이리 오렴 노루야. 어서 내게로 오렴.”

칼을 쥔 손을 등 뒤로 감추고, 마른 풀을 뜯어 손에 쥐고 노루에게 보이며 다가간다.

노루는 선선히 다가온다.

마른 풀을 쥔 내 손을 핥는다.

노루가 핥는 곳에 깊게 베인 상처가 있었다. 따뜻하다. 비리고도 달큰한 침 냄새.

“조장님 지금이요. 어서요. 어서.”

순간, 서늘한 비수가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서늘한 비수가 노루의 목 줄기를 단박에 꿰뚫었다.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바보같이, 그것을 어찌 알겠는가? 죽어보지 않고서야!

숨통이 끊어진 노루는 경련하며 진홍색 더운 피를 하얀 눈 위에 꾸역꾸역 쏟아 놓고 있었다.  

“조장님 배고파요. 우린 사흘을 굶고 걷기만 했어요.”

노루의 사체를 향해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는 나의 동지들이여!

“배를 갈라 따끈한 내장이라도 잘라 먹자고요. 예서부터 오두막까지도 한참인데, 허기진 체 노루를 짊어지고 갈수는 없지 않겠어요?”

나의 허락 하에 노루의 배는 순식간에 갈려졌고, 내장은 눈밭에 끄집어내졌다.  

노루의 배를 가른 상태로 만찬은 시작되었다.

누군가 서늘한 칼로 콩팥을 끊어냈다. 콩팥을 조각내 각자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질겅질겅 씹히는 콩팥은 비리면서도 단맛이 돌았다.    

누군가 갈라진 노루의 배에 입술을 가져대고 피를 마셨다. 꽁꽁 얼어있던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힘이 생겼다.

취향에 맞으시면 [홀리엘크] 눌러주세요!

3

피를 모두 뺀 노루의 시체를 어깨에 메고, 누군가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맨 뒤에서 걸어갔다. 축 늘어진 노루의 모가지가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거렸다.  

하나 둘 하나 둘.

갑자기 배가 따뜻해진 때문일까? 졸렸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멍청한 얼굴로 그저 눈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목이 말랐다.

‘조장님 여기 좀 보세요. 조장님. 조장님. 모두 바보 같은 것들. 크크크.’

- 누구냐?

‘누구냐고? 나는 너지. 너는 나고. 나는 너지. 너는 나고. 나는 너지. 너는 나고. ….’

큭큭. 음습한 웃음소리, 내안에 또 다른 자아가 꿈틀댄다.

- 무슨 짓이야. 당장 내 몸에서 나가.

‘그럴 순 없어. 난 너무 목이 말라. 배가 고파.’

내 안에 또 다른 자아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니 또 다른 욕망, 강렬한 식욕이 침샘을 자극했다. 채워지지 않을 지독한 허기가 밀려왔다.

탐식의 욕망이 꿈틀거리며,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죽여, 물어뜯어. 찢어발겨. 죽여 물어뜯어. 죽여, 죽이고 또 죽여. 그리고 죽어.’

내 몸은 고장 난 태엽인형처럼 삐걱거리며, 의지와 상관없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또 다른 의지에 의해 조종되기 시작했다.

“조장님. 조장님 왜 그래요? 안색이 이상해요. 어디 불편해요?”

- 다가오지 마. 내게서 달아나. 제발!

“조장님. 조장님? 조장님! …. 으악!”

사방으로 피가 튀었고, 노루가 웃는다.  

취향에 맞으시면 [홀리엘크] 눌러주세요.

=========================================

프롤로그를 좀 뒤늦게 붙입니다.

연재시작한지는 좀 됐지만... ~.~


Comment ' 3

  • 작성자
    Lv.21 꿈에다름
    작성일
    08.12.18 00:11
    No. 1

    저 녀석이면 산모를 배불리 먹이고도, 모두가 먹고도 남겠어요. 배고파요. 우린 벌써 사흘을 굶었잖아요.

    음, 읽다가 이 부분이 슬쩍 걸리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취야행
    작성일
    08.12.18 00:37
    No. 2

    그 부분이 어색한것도 같고, 문장을 천천히 다듬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깃펜
    작성일
    08.12.18 14:06
    No. 3

    3에서 나로 나오는 조장이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게
    노루가 조종해서 그런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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