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고전문학소설도 좀 읽읍시다

작성자
SlamDrum
작성
08.10.24 03:36
조회
724

장르문학 쓰시는 작가님들께 주제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판타지든 일반소설이든 아무 글을 (제대로) 쓰려면 피나는 글쓰기 연습과 많은 독서량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장르문학 작가님들, 특히 젊은 분들께 여쭤 보고 싶습니다. 혹시 장르문학만 읽고 계신 건 아닌지요? 독서 분야가 장르문학에만 한정되어 있어서는 깊이 있는 글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깊이있고 뭔가 의미를 담고 있는 글을 쓰려면 작가의 인생이 그만한 깊이와 의미를 담고 있어야 글이 잘 써지겠지요. 예를 들어, 자유함에 대한 외침을 소설 속에 담고자 한다면 작가 스스로가 삶 속에서 치열하게 자유를 위해 투쟁해 본 경험이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소설 속에 인생을 녹여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전쟁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것이 힘들고, 범죄를 저질러 보지 않은 사람이 범죄자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하는 것이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우리나라에서 자라나는 수많은 청년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틀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성장배경은 판이하게 틀리겠지만, 대한민국이 그들에게 씌워준 멍에는 비슷하지요. 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입학. 그리고 좋은 직장에 취직. 이것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비약 같지만 요즘 많은 판타지, 무협 소설들이 환생물, 영지발전물, TS물, 차원이동물 등으로 분류가 가능해졌고, 초반 전개가 어떻든 결국에는 주인공이 킹왕짱이라는 것으로 결론짓는 패턴이 유행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비슷한 틀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읽는 것까지 거기서 거기인 것들을 읽는데 그 아웃풋이 어떻겠습니까?

바로 그래서 다짜고짜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깊이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 간접적으로라도 인생을 경험하는 길은 고전문학을 많이 읽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이 왜 고전이냐하면 수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널리 읽혀져 왔고 지금도 그 가치가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는 인생 선배들의 깊은 고찰이 담겨져 있습니다. 치열한 자기고민이 있습니다. 인생의 철학이 있습니다.

고전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화문은 없고 몇 페이지씩이나 지루한 서술을 이어가기도 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답답하도록 느립니다. 피튀기는 잔혹한 장면 또는 선정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다 읽었다는 그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읽어 보신다면 분명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보장합니다. ^^

아, 외국 고전문학소설이 너무 지루하고 읽기 버거우시다면 한국 문학에도 정말 좋은 소설들이 많습니다.

조정래의 3대 장편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박경리의 토지

채만식의 태평천하

김유정의 단편들 등등... 재밌습니다. ^^  

좀 오버해서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군요.

두 줄 요약:

장르문학 쓴다고 쉽게 읽히는 판타지, 무협 소설만 읽지 맑자. 어렵더라도 생각을 요구하는 고전문학소설을 많이 읽자!

ps: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저런 글을 쓴 게 아니라... (저도 고전 문학소설 많이 못 읽었어요.ㅠㅠ 요즘 노력하는 중.) 여기 저기서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서 읽고 느낀 점을 써 봤습니다. 마치 큰 가르침을 내리는 듯한 교조적인 말투가 거슬리신다면, 죄송합니다. 그저 용서를 구할 뿐입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8.10.24 03:43
    No. 1

    이상 작가님은 저의 영원한 우상이십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마젠타 L
    작성일
    08.10.24 04:21
    No. 2

    외국소설.. 개선문, 적과흑, 전쟁과 평화, 모비딕, 노인과 바다, 죄와벌, 좁은문, 달과 육펜스,데미안, 캐쳐 인더 라이, 대지..헉헉..
    하지만 그 모든걸 다제쳐두고 전 현진건님의 운수 좋은 날을 가장 좋아합니다. ㅎㅎ 중학교때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WAR神
    작성일
    08.10.24 06:11
    No. 3

    베르나르베르베르 "나무" 강추합니다.
    재미 & 감동 & 깨달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flybird
    작성일
    08.10.24 07:14
    No. 4

    조정래 선생님의 소설들은 제가 대학시절 처음 보았는데....충격이었습니다. 안보신분들 있으시면 한번 보세요. 민족,조국,사상...사람..인생...의 사유를 할수 있게 해준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08.10.24 09:00
    No. 5

    고전을 읽으면 정말 아아. 하고 감탄이 나오죠. 장르문학에서도 그런 작품이 더 많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헐헐헐헐
    작성일
    08.10.24 11:53
    No. 6

    구운몽 하악하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머딕
    작성일
    08.10.24 12:38
    No. 7

    주옥같은 글이네요 'ㅅ' 추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가이젠
    작성일
    08.10.24 13:52
    No. 8

    김진명씨 소설도 강추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발라리아
    작성일
    08.10.24 16:09
    No. 9
  • 작성자
    Lv.26 쭈뱀
    작성일
    08.10.24 16:33
    No. 10

    다 맞는 말씀입니다 ㅎㅎ 근데 ;; 글에서 글쓴 분의 나이가 묻어나온다는 사실은 아시는지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파유예
    작성일
    08.10.24 18:27
    No. 11

    쿨럭 고전문학에 김진명씨랑 베르나르베르베르 뭔가 안 맞는 듯 하군요 ;; 아무튼 고전문학도 나름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검은주사위
    작성일
    08.10.24 21:12
    No. 12

    장르소설 읽는 분들중 적지않은 분들이 기본적으로 활자물을 좋아하시더군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89237 요청 연재완결란에서 볼만한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7 Lv.99 이실론 08.10.26 819 0
89236 요청 잊어버린지 오래인 전율을 다시느껴보고 싶습니다. +20 紫璘자인 08.10.26 1,104 0
89235 요청 전쟁이 잘 묘사된 소설.. +17 Lv.38 홍삼차 08.10.26 1,046 0
89234 홍보 한 소년과 소녀의 성장 스토리- 아노 이야기 +3 Lv.1 똑딱아 08.10.26 804 0
89233 요청 왜 주인공한명에 히로인은 두세명이 되는걸까요... +48 龜姬 08.10.26 1,371 0
89232 추천 신은 죽었다. - <The Second> +12 Lv.31 서광(徐光) 08.10.26 1,218 0
89231 추천 (강추)느린시야님의 곤륜비선 +5 ('ω'서예 08.10.26 1,053 0
89230 한담 "마법검 마노무네" 완결 지었습니다. +6 Lv.6 하얀별님 08.10.26 821 0
89229 한담 혹시 글 쓰면서 리메... +6 Lv.12 라엘리 08.10.26 606 0
89228 홍보 스팀펑크와 정통판타지? +2 Lv.1 월하려은 08.10.26 600 0
89227 한담 연참은 역시나……. +6 Personacon 견미 08.10.26 514 0
89226 요청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데요. 고수님들! 도와주세염 +5 Lv.90 키리샤 08.10.25 554 0
89225 요청 대체 언제 용인기 출판된거죠??? +3 Lv.99 사해군주 08.10.25 1,038 0
89224 추천 요즘 재밌게 읽고있는것들~ 추천합니다 +2 Lv.23 천군 08.10.25 1,353 0
89223 추천 낭만법사 재밌네요~^^ +3 Lv.56 양시양비 08.10.25 902 0
89222 요청 옛날 읽은 글을 찾으려 하는데 기억이... +9 Lv.95 카이로운 08.10.25 538 0
89221 추천 보스몹 잡으러 갈 팀원 구합니다! +15 범주 08.10.25 1,570 0
89220 홍보 <이계전쟁기>가 이계편을 연재하기 시작하였... +1 Lv.1 GoldElon.. 08.10.25 791 0
89219 한담 문피아에 접속하자마자 뜨는 광고... 어떻게생각하... +21 Lv.1 풍랑화 08.10.25 1,362 0
89218 홍보 [나노 입자의 발견] 홍보합니다. +2 Lv.22 리자드킹 08.10.25 628 0
89217 한담 왜 소설에는 전략을 그런식으로 하나요??? +31 Lv.99 blingbli.. 08.10.25 1,721 0
89216 요청 작가님들의 선호작중 숨은보석 추천 요청합니다. +8 Lv.1 武俠志狂 08.10.25 1,056 0
89215 한담 어제 컴퓨터에게 뒤통수를 맞음...... +9 Lv.67 사트만 08.10.25 682 0
89214 요청 감성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은??? +4 Lv.52 태극무검 08.10.25 420 0
89213 홍보 [36.5] 한 남자의 이야기. +3 Lv.59 김판금 08.10.25 498 0
89212 홍보 Shine Seeker 연재시작했습니다. +2 Lv.1 멋진아찌다 08.10.25 277 0
89211 요청 스토리 진행 방법에 대해서? +6 Lv.1 똑딱아 08.10.25 288 0
89210 홍보 도원향 2부 6화 시작 +3 티아마스 08.10.25 353 0
89209 홍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초월자는 무엇을 하겠습니까? +3 Lv.18 네잎토끼풀 08.10.25 686 0
89208 추천 세상에 진실이란 없기에.. +2 Lv.22 asdfg111 08.10.25 576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