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다.
두근거렸던 심장도, 울부짖었던 손가락도 거짓말처럼 멈추어진 세계.
‘비라도 내리는 걸까?’
전신이 얼어붙은 기분이다. 아니, 실제로 얼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날 난 분명 죽었으니까.
이 고요의 세상, 이 칠흑빛깔의 세상이 내가 죽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니까.
뜨겁게 타올랐던 심장은 새하얀 국화꽃 아래 숨을 거두고, 흐느끼던 눈물자국마저 묘비에서 지워져버린 영원할 것 같던 밤. 단 하나 의문점만이 남아 나의 정신을 일깨운다.
‘아직 나의 영혼은 나의 심장을 기억하고 있다.’
그 이유가 나를 일어서게 만들었다. 썩은 관을 부수고, 진흙을 헤쳐서 다시 세상에 나왔을 때 쏟아지는 이 빗줄기 속에서 저주받은 인영은 나를 환영하고 있었다.
콰르릉!
하늘이 지르는 비명소리에 세상이 번쩍일 때마다 그녀의 섬뜩한 미소가 보였다. 우울한 먹구름과 흐린 이 세상을 벗 삼아서 보란 듯이 비웃고 있는 숙녀, 가슴이 깊게 파인 순백의 쉬폰드레스가 흙탕물에 젖어갔다.
“추방당한 건가?”
내가 물었다. 나의 질문에 그녀는 지독스런 미소를 아스러뜨리며 입술을 떼어주었다.
“말했잖아. 당신에겐 천국 따위는 사치라고,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이곳, 지옥(The Inferno)이야.”
네, 2006년 봄에 이곳에 처음으로 연재되었던 인페르노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 출간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문피아가 없었다면 인페르노가 세상의 빛을 보는 날도 없었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정식으로 문피아의 독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그만큼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더욱 정진해서 더 좋은 글로 인사드릴 수 있는 글쓴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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