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08.02.14 20:40
조회
1,031

호북성 무한의 뒷골목, 무자로.

천애고아인 소량은 밑으로 여섯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다. 주먹밥 한 덩이에 말 그대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무자로에서 아이들에겐 하루 하루가 지옥이요, 한 끼 한 끼가 전쟁이었다.

하늘도 그들을 딱하게 여긴 것일까. 어느 날, 천애고아인 아이들에게 자신이 너희들의 할머니라는 한 노파가 홀연히 그들의 집에 나타난다.

비정한 세상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난데없이 나타나  "내가 늬들 할미다." 라고 하는 노파의 말은 겨울에 털 난 개구리를 봤다는 소리와도 같았다. 하지만 어떠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구부러진 허리, 지독한 광동어 사투리, 기막힌 요리 솜씨, 그리고 마르지 않는 사랑.

정신이 좀 오락가락하시는 것 같긴 하지만, 이제 저분은 우리 할머니다.

그런데 가만 보자니 우리 할머니, 범상치가 않다. 평범한 노파인 줄 알았는데, 칼 좀 쓴다는 강도를 싸리빗자루로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패고, 도끼로 찍어도 안 넘어갈 나무를 밀자 뿌리째로 넘겨 버린다. 저건 어디 가서 만년설삼 처먹고 자신 보고 해 보라고 해도 못 할 일이다.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내 손주를 한 번만 더 걷어차면 넌 고자리에서 죽는 겨. 창자를 뽑아다가 목을 졸라버릴 눔. 넌 내 손주한티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두 뒤지게 맞아야 혀. 고 발로 내 손주 귀한 몸 한 번만 더 쳐보더라고. 그라믄 맞는 수준이 아니라 참말로 조사뻐릴테니께."

"조사뻐려?"

"북경어로 말하자면 뒈진다는 뜻이여. 자, 말이 너무 길었구먼. 인자 늰 맞아야 혀."

피비린내 나는 비정강호의 이야기가 아닌, 훈훈한 가족애가 묻어나는 할머니와 아이들의 이야기.

지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할머니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백두옹전 (죽은자의꽃 저)


Comment ' 9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2.14 20:45
    No. 1

    음...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이러다가 나중에 피비린내 나는 비정강호의 이야기로 바뀌면 어쩌지... 쿨럭!! 죽은자의꽃 님, 저를 보셔서라도 가족애 컨셉은 부디 끝까지 가주세요. 쿨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대머리오공
    작성일
    08.02.14 20:46
    No. 2

    진한글씨 링크인줄알고 낚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2.14 20:52
    No. 3

    대머리오공// 쿨럭!! 죄송합니다. 문피아에서 링크 거는 법을 몰라서...^^;; 누구 알고 계신 분이 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게시판 주소를 못 찾겠다는... [먼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끙밟음.ㅠ
    작성일
    08.02.14 21:38
    No. 4

    백두옹전이 이런 내용이었싸능.;;;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로또1등
    작성일
    08.02.14 22:15
    No. 5

    싼타 할매~~는 알고 계신데..혈마신공 8단까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양전옥토
    작성일
    08.02.15 02:37
    No. 6

    엇! ...재밌겠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엽동유
    작성일
    08.02.15 08:04
    No. 7

    오랫만에 보는 제대로 된 추천글이군요.
    추천글 보고 방금 다 읽고 왔는데 상당히 좋네요.
    다만 이후에 얘기는 어찌 될런지 조금 염려스러운 걱정이 됩니다.

    첫시작의 느낌은 천우반생기나 이원연공하고 비슷하네요. 잔잔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약간의 웃음까지도...

    좋은글에 대한 추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양전옥토
    작성일
    08.02.15 13:00
    No. 8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던데...정말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된 글이지만 재미와 감동이 듬뿍 있습니다.
    게다가 흥미진진한 전개까지~ 기대만발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죽은자의꽃
    작성일
    08.02.15 23:51
    No. 9

    멋진 추천 감사합니다.
    늦게서야 추천글을 확인한 덕택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고마워요! 감사해요! 그리고...
    열심히 하겠습니다.(_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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