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질문글이 올라와서 댓글을 달다가 느낀겁니다만-_-;
두 부분의 차이점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주장 1
판타지는 중세 시대 배경인 경우가 많으므로 그 분위기에 맞는 언어를 써야한다.
맞습니다. 분위기에 맞는 언어를 써야합니다. 그러나 분위기에 맞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분위기에 맞는 언어'만' 써야한다는 주장은 틀린 것이 되겠습니다.
즉, 판타지에 한자성어를 써도 됩니다. 이는 아주 간단한 삼단논법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 판타지에서는 한국어를 쓴다(서술이든 대화든).
한자성어는 한국어이다.
그러므로 중세 시대 판타지에서는 한국어인 한자성어를 써도 된다.
-_-;
써놓고보니 무지 허접하군요. 한자성어가 어째서 한국어냐! 라고 하신다면 뭐 굳이 할 말은 없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중세 시대 배경이라지만 일반적인 판타지에서는 완벽한 중세 시대가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과거였던 중세 시대의 모방 세계'가 배경이 됩니다. 그러니 시대상만 흡사할 뿐 언어는 완전 궤를 달리하는 거겠죠. 판타지는 그 모방 세계에서 일어난 일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출판한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니까 모방 세계의 말로 '엎친데 덮친격'을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하건 '설상가상'이라고 번역하건 그건 작가의 마음입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비슷한 예로 보이는 무협 속의 영어.
주장 2
판타지에서 한문이 되니 무협에서도 영어가 가능하지 않는가?
물론 '가능'은 합니다. 제가 엄청 감명깊게 봤던 '초일'에서도 서술하는 부분에서 '점프'가 나와서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만(물론 실수였겠지요? 백준님 OTL)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자어는 한국어이지만 영어는 한국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 퓨전이 아닌 순수 무협을 표방하면서 서술에서는 영어와 외래어가 남발하더라.... 하는 소설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봤습니다만 무협의 경우 현실 세계와의 유사도가 아주 큰 모방 세계이므로 명 대(代)나 그 이전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혼용해서 쓰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EX) 선풍도골의 한 도인이 10년을 넘게 수련한 두 자제에세 말했다.
"너희들이 무공을 배운지 어언 10년이 넘어가는구나. 그 동안의 성취를 확인해 볼겸, 스펙터클한 비무를 펼쳐보아라."
-_-;;
혹은
그들의 비무한 참으로 판타스틱한 것이었다.
라거나..;;
무협에서 극중 인물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서술자가 영어를 사용하는 것 또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주장3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전지적'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뜻 아니냐! 모든 것을 다 아는데 영어하나 하는게 뭐 그리 대수냐!
으음..
그러니까 전지적이라는 것은 그렇게 포괄적인 범위가 아닐 뿐더러 서술자와 극중 인물 혹은 서술자와 시대 배경 간의 시대적 괴리가 그런 식으로 크다면 그것은 무협이 아니라 퓨전 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이라는 장르는 단지 극중의 내용만이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 서술자의 시점 또한(전지적 작가이든 아니든) 그 시대에 부합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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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열심히 주절거리긴 했는데 써놓고 보니 엄청 허접하게 느껴지네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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