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드디어 서문이 떴습니다.

작성자
Lv.52 leadman
작성
07.12.17 15:33
조회
1,693

정말 서문만 따로 떼어놔도 온전한 완성된 글입니다.  지금 애기별꽃 보시는 분들은 서문 꼭 보세요.

그리고 아직 애기별꽃 안 보신 분들은 서문(제가 불펍했습니다 ^^)을 보시고 어떤 글인지 확인해보세요.

<서문 불펍한 거 추천 용도로만 쓰일 겁니다.>

미안하다.

피를 뿌리면 그것이 꽃이 되어 피어날 줄 내 알았다.

보듬어 주지 못했던 과거.

그렇게 두 팔로 안아 줄 수 없었던 세월 앞에 미안하다.

모르고 살았다.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고 내 살았다.

늦어버렸다.

내미는 손끝 너머에 소담한 사랑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떠나버린 인연 앞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해줄 수 없어 내 미쳐버렸다. 피 묻어 떨리는 손으로 하얀 그리움 한 송이 꺾고 이제야 내 운다.

눈물도 흘릴 수 없다.

나의 몸에 흐르는 눈물은 불고 비릿하다.

그런 회한을 내 보일 수도 없어 내 이렇게 어금니를 물었다.

울음

그것은 참겠다.

구토하는 비명은 참아 내겠다. 터져버릴 것만 같은 비명이 노래가 되어 너를 구할 때까지 ... 참겠다.

사소한 나날.

그 속에 잊고 살았던 너와의 추억들.

몇날이나 내가 너를 품었던가?

그래, 내 미안하다.

오욕의 칼을 들고 너를 찾아다닌 세월. 미안하다.

애기별꽃.

아무도 돌보지 않는 너의 이름 앞에 내 다시 선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영혼.

살아있어 부끄러운 사람이 되어 너의 앞에 내 선다.

돌아와 서면, 기억 너머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 내 알았다.  하지만, 잊히지 않고 서 있는 것은 난폭해진 가슴이 저만큼 녹아내린 고통뿐이다.

결코 버릴 수 없는 인연, 그래서는 안 될 사람.

너의 이름이 그림자가 되어버린 지가 오래다.

세월은 하얀 손을 흔들며 떠나버렸고, 너의 앞에 남아있는 흔적은 생채기 진 나날뿐.

그렇게,

그 동안 너는, 수 없이 피었다가 다시 져버렸다.

낯선 얼굴로 지나가는 세월 앞에 부질없는 나를 찾았겠구나.

외롭게 불렀겠구나.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내 알면서도 끝끝내 미안하다.

사랑아.

내 있음에도 너는 외로웠구나.

진즉에 사랑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여, 내 고백하지 못한 나날이 사무치게 미안하다. 오열하며 미안해하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낯짝이 부끄러워 하늘을 본다.

미워라.

하늘이 미워라.

수 많은 나날 앞에 또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지 못했다.

하늘이 미워 고개를 숙이면 내 앞에, 넌 하얀 꽃이 되어 떨어진다. 또 그렇게 꽃잎 져버린다.

소중했던 사람아.

너의 사소한 나날을 지켜주지 못해서 내 미안하다.

몸이 저리는 봄볕에, 여름날 빗줄기의 노래와 춤추는 가을바람 앞에, 눈송이 되어 사라지는 끝자락에서도 너의 작은 나날을 지켜봐 주지 못해 내 미안하다. 갈 곳이 없어 다시 돌아와 서 있는 내 얼굴 앞에 넌, 그자리 그대로이다.

고맙다.

세월은 저만치가도 기억은 너의 머리에 꽃처럼 꽂히었다.

내 사람아.

칼 끝에 아름다이 꽃을 피우면 용서 받을 줄 알았다.

몸부림 끝에는 너의 목소리가 들릴 줄 내 알았다.

하지만 나의 꿈은 세월의 뒤편에 묻혔다.

그러니 딱 한번만,

딱 한번만 기회를 다오.

너의 사소한 의미들을 껴안고 다신 놓지 않으리라.

웃으마.

입술을 벌벌 떨며 내 웃으마.

그 웃음 앞에 용서는 바라지 않는다.

더 이상 멀어지지만 말아다오.

사소한 내 인연아.

내 피는 검붉고 기억은 하얗구나.

하얀 애기별꽃, 내 사람아.

돌아갈 수 없고, 돌아오지 않는 세월이라 내 미안하다.

이젠, 뒤돌아서지 않으리라.

미안해할 사람을 기억하지 않으리라.

꿈을 묻는 곳이 어딘지 내 이미 알고 있다.

그곳으로 이제 내 가마.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는 세월만큼 너 외로울 테니, 나를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않아도 너의 곁에 내 벌써 가 있으마.

애기별꽃.

내 사소한 사람아.


Comment ' 7

  • 작성자
    Lv.33 멈무
    작성일
    07.12.17 15:35
    No. 1

    와 뭔가 굉장히 서정적이면서 고요하네요 절로 흥미가 생기는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leadman
    작성일
    07.12.17 15:49
    No. 2

    헉수, 중요한 게 빠졌네.
    작연란의 "애기별꽃" 류재한님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수민
    작성일
    07.12.17 16:07
    No. 3

    대단하십니다. 불펌이라고 해서 봤더니 일일이 타이핑 쳤군요.
    원문과 달리 오타가 보이네요.
    애기별꽃 이런저런 의미로 참 가슴 아픈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2 무한의공간
    작성일
    07.12.17 16:08
    No. 4

    저도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_+)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수문양
    작성일
    07.12.17 16:52
    No. 5

    와, 일일이 타이핑...! 대단하십니다.
    글솜씨가 없어 추천글을 올리지 못하지만,
    애기별꽃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는 작품입니다.
    드디어 올라온 서문을 보니
    너무 아름다워 더욱 슬픈 느낌이 묻어나더군요.
    제가 접해본 작품은 아직 많지 않지만
    작가님께서 '우리적인 무협'을 지향하시는 만큼
    애기별꽃은 색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노벨앤뮤직
    작성일
    07.12.17 21:59
    No. 6

    엄청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갈퀴
    작성일
    07.12.19 04:14
    No. 7

    아~~(신음소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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