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만 써오다가 판타지를 써보려합니다. 물론 아직까진 설정조차 정해지진않았지만 한번 느낌이 어떻다 라는 정도만 알려주시고 고쳐야할 점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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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Knight
◎Prolog
거친 숨이 목구멍을 연신 노크한다. 얼굴에서 느껴져오는 화끈함이 얼굴이 벌개졌다는 것을 알려주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순간 상체가 앞으로 고꾸라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지상과 따스한 키스를 해버렸다.
철푸덕-하는 정해져있는 소리가 귓가에 멍하니 울려퍼지며, 얼굴에 따스함을 만들었지만 곧바로 일어섰다.
벌써 동산을 두개씩이나 넘었기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에 탁탁-하고 몇번 땅을 박차자 가까스로 일어설 수 있었다. 물론 땅은 비명을 내지르며 나에게 삿대질하기에 바빴지만 말이다.
다시 힘차게 땅을 박차고 저 멀리 보이는 구름 사이로 몸을 날렸다.
그에 작은 바람들이 머리칼을 적혀오지만, 그따위 것을 느낄 시간은 없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목을 아스란히 젖혀왔지만 신경을 꺼버렸다. 드디어 거대한 태양이 눈알을 부릅뜬 채로 내려다보며 정찰을 하고있는 마을이 시야에 밟혀온다.
힘차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에 벌레들이 흠칫-하고 놀라며 재빨리 허공으로 흩뿌려지지만 바람은 아니었다.
엄청난 량의 바람이 목구멍을 간질이며 뱃속에 충만해졌다. 그리고는 발가락을 살짝 올리며 나른해진 바람을 힘차게 내뿜었다.
"마법사가 왔어요! 마법사가!"
◈ ◈ ◈
"저,정말 감사드립니다. 마법사(Magic user :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자)님."
또 들썩인다. 옆집 할아버지는 뭐가 그리 슬픈지 항상 들썩였다. 또 우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들썩이며 말의 꼬리마냥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었다.
옆집 할아버지가 고개를 푸욱-하고 숙이며 마법사의 손을 움켜쥐자, 마법사의 미소가 천사마냥 허공을 뒤덮었다.
그에 멍하니 넋을 놓아버렸다. 희귀함을 넘어서 평민을 도와주지않는다는 그런 마법사가 우리 동네같은 시골에 나타난 것이다. 천사같은 미소와 함께.
"좀만 늦었어도 죽을 뻔했습니다. 원래 풀개미(weed ant : 유라시아 대륙에 분포되어있으며 깊은 숲 속에 사는 개미로 맹독을 보유하고 있음)에게 물린 후 칠일이 지나면 병명도 모르고 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푸,풀개미말입니까?"
노인이 또 뭐가 그리 슬픈지 어깨를 들썩인다. 그리고는 몇번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어차피 할 말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 모습을 자상스럽게 지켜보던 마법사가 나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원래 마을에는 거의 없는 편인데 아마 숲 속에서 가셨던 모양이시군요."
"늙은이가 뭘 할 줄 아는 것이 있어야지 말입니다. 그냥 나뭇가지를 주워서 땔감으로 팔 뿐이지요."
기다란 포션병같은 것을 꺼내놓았던 마법사가 천천히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포션병을 집어넣던 마법사의 손이 슬쩍 로브를 벗어났다. 앙상하고 나뭇가지같은 그런 손이다.
"저, 마법사님?"
내가 궁금하다는 듯이 묻자, 짐을 꾸리던 마법사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아까 볼 때는 몰랐는데 앙상하다. 무슨 전설상에 나오는 스켈레톤(skeleton : 죽어있던 사람의 뼈들이 움직이며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는 전설)처럼 살가죽만이 덜렁-하게 붙어있을 뿐이었다.
"왜 앙상하신건가요?"
그 순간 뒷통수가 화끈하게 띠잉-하고 울렸다.
"네이놈! 마법사님께 무슨 실례냐!"
노인네다. 거참 기껏 마법사님이 오신다고 알려주고 목숨도 살았다는 기쁨에 젖어서 멍하니 있을 것이지 용케 내 말을 들었다. 그런 상황에도 마법사는 시원스럽게 웃어제끼더니 몸을 이불마냥 덮고있던 로브(Robe : 길고 품이 넓은 겉옷)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로브가 스르르-하고 바닥에 떨어지자 나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스,스켈레톤이다!"
다시 띠잉-하고 뒷통수가 화끈하게 울렸다. 그에 눈에 힘을 주며 노인네를 쳐다보았지만 노인네의 행동과는 다르게 눈빛에는 눈물이 젖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웃음을 짓던 마법사가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허공을 뒤덮었다.
"원래 마법은 노력한 만큼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그에 취침, 식사 등 모든 것을 제껴두고 마법에 몰두하지요. 그러다보니 이런 지경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럼 무슨 마법을 하실 수 있는데요?"
이번만큼은 노인네가 반응을 하지않는다. 자기도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지켜볼 뿐이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민망한듯 다시 헛기침을 하더니 슬쩍 고개를 돌렸다.
마법사가 떨어져있던 로브를 다시 들고는 입었다. 앙상한 몸이 넓은 로브에 의해서 풍성하게 가려졌다.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단다. 그냥 장작에 불을 붙이는 정도라면 할 수 있지."
"우와! 해보세요, 해보세요!"
환호성을 지르며 연달아 박수를 치자, 마법사가 슬쩍 일어나더니 자신의 로브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나뭇가지, 아니 그것은 지팡이, 아니 스태프(Staff : 마법사들이 쓴다고 알려진 지팡이)였다.
스태프의 끝에는 작디작고 하얗디하얀 보석이 자그마하게 박혀있었는데 당장이라도 부숴질 것만 같았다. 순간 그 보석에서 빛이 뿜어져나오더니 허공을 뒤덮었다.
따가운 느낌때문에 급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따가움이 서서히 가라앉기시작하자 눈을 천천히 떴다.
타닥타닥-하는 소리와 함께 장작이 타고 있었다. 크진 않지만 작은 불꽃이 장작을 괴롭히며 쿡쿡-하고 웃고 있었다.
"저도 배울 수 있는건가요?"
"그렇단다. 십년동안 마법에 파고들면 마나(Mana : 초자연적인 힘으로써 자연 혹은 사람에게 붙어있음)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단다."
"에엑? 그렇게나 오래요?"
입을 쩌억-하고 벌리자 윙윙-거리던 파리녀석이 '이때다' 하고 눈빛을 번쩍거렸다. 그에 급하게 입을 닫아버렸다.
나의 질문에 마법사가 씁쓸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지금의 마법사란다."
아까까지만 해도 위대하고, 천사처럼 보이던 마법사의 얼굴이 옆집 할아버지마냥 소외되어보였다. 옆집할아버지이지만 친할아버지같은 우리 할아버지를 고쳐주었으니 무언가 보답을 해야했다.
"저, 드릴 거는 없지만 이거라도 가져가세요."
탁자 위에 올려놓았던 호리병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그것을 보고는 마법사가 피식-하고 가볍게 웃어왔다. 그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호리병을 더욱 앞으로 내밀었다.
"그게 무엇이니?"
"푸푸쥬스(Pupu juice : 푸푸라는 동그랗고 작은 과일에서 나온 과즙)에요."
그러자 멍하니 그것을 지켜보던 마법사가 슬쩍 호리병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그 앙상한 손으로 내 머리칼을 엉클였다.
"고맙구나."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마법사는 천천히 태양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노인네가 내 어깨에 살짝-하고 손을 올려놓더니 나직히 물어왔다.
"너도 커서 저런 사람이 되어야하는데 말이다. 커서 뭐가 되고싶니?"
아직 마법사의 내음이 집 안에 남아있었으며 마법사의 온기가 의자에 남아있었고, 아직 마법사의 흔적이 장작을 불태우고 있었다.
"기사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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