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꼬리치고, 왈왈거리며 짖고, 먹는 것 밖에 재주가 없는 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개는 충견입니다.
그 개는 오직 주인에게만 꼬리를 칩니다. 짖어도 주인에겐 절대 짖지 않습니다. 먹는 것도 주인이 주는 게 아님 절대 먹지 않지요.
늑대, 사자, 호랑이, 혹은 드레곤이 나타나도 그 개는 짖습니다. 개가 겁을 상실해서가 아닙니다. 무서워서, 너무 무서워서 부르르 몸을 떨고 오줌을 찔끔찔끔 지려도 개는 짖는 걸 멈추지 않습니다. 그 개는 충견이니까요.
아무리 맛있고 두툼한 스테이크를 내밀어도 개는 주인이 주는 게 아니면 절대 먹지 않습니다. 대신 그 개는 주인이 주는 거라면 도토리 반쪽이라도 정말 감사한 듯 받아먹습니다. 그 개가 스테이크의 맛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개는 스테이크를 보자마자 군침을 흘리고 몸을 비빕니다. 얼마 지나면 고통에 몸부림을 칩니다. 그래도 개는 절대 먹지 않습니다. 그 개는 충견이니까요.
이 이야기는 전쟁으로 아비를 잃고, 마녀사냥으로 어미를 잃은 한 소년의 이야기랍니다.
ps : 왓~! 어젯밤 제 작품을 선호해 주신분이 300명이 넘었답니다! 여러분의 축하를 구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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