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는 쓰레기 더미에서 건진 작품입니다.
어설프게 끄적인 시놉시스를 냉소적인 눈길로 바라보다가 쓰레기통에 처박았습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
그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하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 원하는 욕망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질, 살인, 이유 없는 폭력과 이기적인 복수. 남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나만의 욕망들을 풀어보았습니다.
샤를은 도둑입니다.
그래서 훔칩니다.
이유? 그런 것은 없습니다.
도둑질을 한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에게 냉소적인 대꾸를 퍼붓습니다.
도둑이 도둑질을 하는 것이 무슨 죄냐?
도둑이 훔치고자 살인 좀 저질렀기로서니 무슨 상관이냐?
네놈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마리의 생명을 사냥하지 않느냐!
나는 단지 훔쳤을 뿐이다.
도둑으로서 살았을 뿐이다.
샤를은 도둑입니다.
그는 뼛속 깊은 곳까지 도둑이기에, 오로지 훔치기에만 열중하는 도둑입니다.
그에게 열광하는 저는, 상상으로나마 욕망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규칙과 양심의 굴레에 갇혀버린, 불행한 사람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착실한, 그래서 불행한 사람들에게 가을의 노래를 바칩니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