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절대왕권을 휘두르는 여왕과 비천한 신분인 사냥꾼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입니다.
아버지는 죽으며 아이를 여왕에게 맡기고, 아이는 거기에 따릅니다.
그러나 여왕은 아이에게 따뜻한 모정을 주지 않습니다.
아이는 제 어머니의 차가움 속에서 자라며 결코 유쾌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지만, 결코 긍지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여기까지가 초반의 줄거리입니다.
제가 이 작품에서 느낀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각 주요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투철한 삶의 모습입니다.
여왕은 그야말로 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아이는 가혹한 상황에서도 결코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습니다.
여왕과 아이를 비롯한 다른 등장인물들 사이에는
서로의 입장과 상황의 첨예한 대립에서 비롯한
강한 갈등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적당적당히가 없습니다. 자기합리화가 없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명예와 긍지를 잃지 않습니다.
각자의 신념, 또는 긍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는 어떤 숭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그들의 삶에서는 명인의 걸작을 볼 때처럼 예술적인 감동마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 여러 모로 감탄하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긍지의 모습도 그렇지만
문장의 수려함, 인물이 처한 상황의 절묘함 등도 훌륭한 수준입니다.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 여자 주인공에게는 잘 몰입이 되지 않아 그동안 여자 주인공을 피해 왔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요소를 뛰어넘는 힘을 느낍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런 힘을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이 작품이 무사히 완결된다면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고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모미님의 쐐기풀왕관,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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