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5 피터z
작성
05.12.02 22:58
조회
660

조금씩 밤이 깊어가고,

문득 이런 이야기가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나름대로 글을 쓰면서 정해둔 목표라고 할까요, 다짐이라고 할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니 굳이 안 보셔도 됩니다.

어느 싸이트였던가요?

'장르문학'을 '불쏘시개'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네들 눈에는 순수문학과는 달리 심오한 철학도 없고, 어려운 단어도 많이 없는 판타지, 무협 소설이 그저 장작더미로 보였던 것이겠지요.

너무 우습습니다.

글이라고 해서 꼭 심오한 철학을 담아야 하고, 어려운 단어를 즐비하게 늘어놓으며, 치밀한 짜임새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저는 장르문학이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명 문장을 써내고,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이우혁 님이 말씀하셨다던가요? 저는 '작가'이기보다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혹자는 말하더군요.

그저 '재미'만 추구했을 뿐인 글이, 뭐가 훌륭한 글이냐. 그래서 그런 글들은 불쏘시개에 다름 아니다. 라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단지 '재미'를 추구하는 글이 왜 훌륭하지 못하지요? 마땅히 한글을 파괴한 것도 아니고, 문법을 무시한 것도 아닙니다. 한글로 이야기를 적어둔 것뿐입니다.

솔직한 말로, 그런 자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는 당신들은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웃음을 준 적이 있느냐?

최소한 당신네들이 '불쏘시개'라는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 글을 읽는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서 자그마한 웃음이라도 그릴 수 있게 한다.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누가 감히 무시할 수 있다는 말이냐? 남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있는 일이고, 훌륭한 일이다.

위의 말이... 그나마 글쟁이로서의 제가 지니고 있는 '마음'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여전히 자판을 두드립니다.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이지만, 워낙에 즉흥적으로 자판을 두드린 탓에 글의 두서가 없습니다. 하기는, 고민해서 썼더라도 그다지 나아지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장르 소설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아. 연재 게시판에 올린 글인데, 그냥 다른 분들께도 한번쯤 말씀드리고 싶어 연재한담에도 올려봅니다.

하기는... 고무판에 장르소설을 '불쏘시개'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올려 봅니다. 그냥요...

모두 좋은 밤 되세요!!


Comment ' 17

  • 작성자
    Lv.73 조성구
    작성일
    05.12.02 23:00
    No. 1

    그래도 일반 소설은 걸러서 나오는데
    장르문학은 거르지 않고 나오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핏빛악몽
    작성일
    05.12.02 23:01
    No. 2
  • 작성자
    Lv.5 피터z
    작성일
    05.12.02 23:02
    No. 3

    저도 말초적인 신경만을 자극하는 글은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런 글들은 극히 드물다고 믿습니다... 그럴 거예요. 분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봄돌
    작성일
    05.12.02 23:02
    No. 4

    알게 모르게 사대주의에 물들어서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리포터를 지나치게 띄워주는 언론도 한 몫하죠.
    아무리 읽어봐도 소설이 아니라 동화인데도...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해리포터는 동화라는 거...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소설로 표현되죠.
    덕분에 외국에서는 주 독자층이 어린이인데 우리나라는 성인이죠. ㅎㅎ
    외국에선 동화가 우리나라에선 소설...
    외국에선 그저그런 제품이 우리나라에선 명품...
    이런 식으로 사대주의에 은연 중 물들어서 우리 소설(무협, 판타지 포함)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무협, 판타지 소설을 불쏘시개로 여기는 사람에게 그런 네가 추천하는 소설이 뭐냐라고 한다면 국내소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극성무진
    작성일
    05.12.02 23:32
    No. 5

    동감되는 내용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5.12.02 23:43
    No. 6

    뭐 순수문학도 어릴 때의 고통어린 사랑이라던가
    세상에 관한 차가운 냉소라던지... 이런 주제가 고정되서 이제 읽을 것도 못 읽을 것 같더군요.
    한 마디로 요즘 깽판물이 날 뛰는 것 과 같다고나 할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피플
    작성일
    05.12.02 23:46
    No. 7

    재미가 소설의 다는 아니지만
    재미가 없는 '책' 을 누가 읽을려고 할까요
    학문을 위해 읽는 책 과연 많이 팔리기나 할까... (많이 팔린다면 낭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다크세이버
    작성일
    05.12.03 00:05
    No. 8

    불쏘시게로 쓰기엔 비싼거..
    어려운책은 일단 돈주고 사기 아깝다보니 안보는군요.
    그저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엮은 책들을 좋아할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空芯菜
    작성일
    05.12.03 00:14
    No. 9

    장르문학이 불쏘시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실패한 장르문학 작품'들이 불쏘시게겠죠. '세상이나 삶에 대한 관조나 철학을 담는 데 실패한 순수문학작품'들이 불쏘시게인것처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ALTOID
    작성일
    05.12.03 00:38
    No. 10

    왠지 안도현님의 시가 생각이 나는군요..


    장르문학 함부로 무시하지 말아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었느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초심(初心)
    작성일
    05.12.03 00:38
    No. 11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학 순수문학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중입니다;]
    음...순수문학도 두갈래로 나뉩니다.
    장르문학을 인정하는 사람들과 그냥 무시하는 사람들.
    우선은 일종의 고정관념이라 할까요?
    일단 쓰는 방법부터 다르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받아들이기 더 힘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순수문학은 내면에 충실한 탐독하기 위한 글을 만들지만
    장르문학은 상황에 충실한 탐독보다는 본다는 개념에 가깝게 글을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독을 원하는 순수문학 작가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지요.
    솔직히 장르문학은 보여주는 문학이기 때문에 철학을 담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담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담게 된다면 장르문학이 순수문학보다 수배나 많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의 힘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수문학은 장르문학을 배척함으로서 점점 이야기의 힘이 고정화 되어가지만 장르문학은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의 힘이 나타나니까요.
    [다만 고정화된 일명 공장무협식 무뇌충 깽판 먼치킨은 제외입니다^ㅁ^;] 아무튼 저는 순수문학보다 장르문학에 한표 던지고 싶습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으니까요 ^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mocabia
    작성일
    05.12.03 00:38
    No. 12

    장르문학이 꼭 재미만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재미도 있지만 장르문학에도 나름대로의 인생사 희노애락이 담겨있지요.
    보다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코 끝이 찡하기도 하고,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합니다.
    꼭 있을법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삶의 한 단면을 발견하고 무언가 느껴지는 게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몽a
    작성일
    05.12.03 00:47
    No. 13

    그저 멋집니다!!
    그런걸 마음속에 간직하고계시다니 부러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서설
    작성일
    05.12.03 01:06
    No. 14

    뭐 따지고 보면 소설이라는 장르자체가 그렇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위만
    작성일
    05.12.03 03:37
    No. 15

    ㅠ ㅠ 정말~~~~ 멋지시네요~~
    읽는 즐거움 하나로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뇨뇨뇨뇨
    작성일
    05.12.03 10:04
    No. 16

    모든 것의 90%가 쓰레기라지만
    장르소설에서 좀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요.
    잘된 소설 읽고 감동하다가도 그런 소설 읽으면
    괜히 기분 나빠집니다.
    최근에도 뮈제트 아카데미 읽고 내심 심봤다를 외쳤는데
    모 판타지 소설을 연이어 읽고 분노했습니다.
    한문단이 한문장으로 이루어진 소설. 말이나 됩니까?
    억지로 쓴 소설이지. 이런 소설들 출판사에서
    미리 걸러주지 않으면 장르소설에 대한 인식은
    회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hi*****
    작성일
    05.12.03 10:39
    No. 17

    불쏘시개라... 순수문학으로 출판되는 소설중에도 꽤 많죠..
    근데 문제는 순수문학이랑 장르문학이랑 같은수로 널어놓고 한권 무작위로 뽑았을 때
    불쏘시개만도 못한 책이 걸릴 확률이 장르문학쪽이 좀 많이 높죠.
    작가분들 힘들게 글쓰시는 것도 알고, 점점 좋은 글을 쓰시리라는 것도 믿지만 그래도
    가끔은 대여비도 아까운.. 내지는 인쇄비 원가가 참 눈물나게 아까운 소설들을 만나면
    내가 무슨 불량작가 먹여살리는 자선사업가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훌륭한 이야기를 창작하시는 작가님들이 좀 더 윤택한 생활을 하실 수 있고
    대신에 영 아닌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작가라고 불리지도 못하게 출판자체를 틀어막을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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